방위사업청 출범, 기대와 우려
우리 군의 무기획득과 군수품 조달, 방산업무를 전담하는 방위사업청이 4일 현판식과 함께 개청 기념식을 갖고 정식 업무에 들어감에 따라 기존 획득·조달시스템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관련기사)
방위사업청의 출범은 국방부 획득실과 국방조달본부, 국방품질관리소, 육·해·공군 등 8개 기관에 흩어져 있던 획득·조달 관련 조직을 통폐합해 막대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무기 구매업무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진다.
일반직 공무원 800여명과 군인 900여명 등 2천200여명으로 구성된 거대 정부 부처로 탄생한 방위사업청은 명목상 국방부장관의 감독을 받지만 획득·조달·방산업무에서는 사실상 독점적인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보여 무엇보다 내·외부의 강력한 감시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군인 중심의 조직이 민·군 합동 조직으로 바뀌었다고 비리가 근절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무기구매·군수품조달 투명성 높아질까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방획득 관련 조직과 의사결정 시스템 전반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고, 지난 2003년 12월23일 노무현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군납비리와 관련해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지 대안을 검토하고 제도적인 개선책과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한 것이 방위사업청 구상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듬 해 1월27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때는 관련부처 합동위원회를 구성해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국무총리실 산하로 국방획득제도개선단을 편성해 획득·조달시스템을 진단한 것이 방위사업청 출범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정부는 방위사업청의 출범으로 과거 '비리의 온상'이었던 무기구매와 조달업무가 투명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개 기관으로 분산돼 내·외부 견제가 미흡했던 만큼 이를 하나로 통합하면 최소한 자생적인 비리나 무기상의 로비를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비록 로비가 근절되지는 않더라도 성공한 로비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획득.조달업무가 일원화됨으로써 누가 외부인사를 만나고,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가 정책실명제와 청렴서약제, 정보공개, 청렴 옴부즈맨제도를 비롯해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두기로 방위사업법에 명시한 것도 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에서라고 할 수 있다.
또 획득업무를 기획하고 집행하는데 장기간이 소요되는데도 전문성을 가진 현역군인들의 보직이 자주 교체돼 업무의 연속성을 떨어뜨리는 것을 막으려고 보직자격제도를 신설, 전문성을 높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과거 주먹구구식 업무를 대신해 기획부터 집행까지 사업진행과정을 통제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구비할 계획"이라며 "획득·조달시스템 전반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대조직 감시장치 충분한가
방위사업청은 주요 방위사업의 의사결정 권한이 있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민간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내·외부 감시 시스템을 강화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직원들에게 로비를 하거나 의심받을 만한 행위를 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에이전트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방 관련 비정부기구(NGO)나 시민단체 등에서 대형 무기사업의 감사를 청구하거나 주요 의사결정회의에 참관하기를 희망하면 이를 수용하고, 민간전문가 3∼5명으로 구성된 옴부즈만(행정감찰관)을 운영하는 계획도 마련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전문지식이 부족한 시민단체를 상대로 특정 무기업체들이 집중적인 로비를 시도하거나 경쟁업체를 흠집 내려고 교묘한 반대논리를 편다면 사업 자체가 난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감사관실에 감찰 및 조사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암행감찰팀을 상시로 운영할 것"이라며 "방위사업청-경찰청 등 외부 감시기관 간 정기협의회를 가동하는 방안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합조직으로 연대감이 취약한 방위사업청의 조직이 자정기능을 상실하고 내·외부 감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음성적인 부패가 싹틀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자주국방의 초석, 국익의 극대화에 기여하는 방위사업청이 되길‥
이처럼 방위사업청 출범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기대는 이루고 우려(憂慮)는 기우(杞憂)에 불과하길 바라는 것이 또한 국민의 마음일 것이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한반도 안보 환경은 남북한 교류·협력이 활발해지고는 있지만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여전하고 주변 강대국들은 첨단 군사무기 위주의 군사대국화를 추구하고 있다. 자주국방을 위한 국방력 강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방위사업청의 출범은 바로 자주국방의 초석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방위사업의 투명성과 효율성, 그리고 전문성을 높혀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국익을 극대화하는 데 배전의 노력을 경주해 주기 바란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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