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 높아질 政局- 국가안보는 온전할 것인가
예정대로라면 오는 4월말 DJ는 열차 편으로 목포(木浦)를 떠나 서울→개성→평양을 거쳐 신의주로 향할 것이다. '낮은 단계의 연방제' 구체화 협의와 남북 정상회담 다리 놓기가 그 목적이다. 김정일 북한 조선노동당 총서기로부터 아직껏 아무런 시그널이 없는데도 그의 방북은 이미 기정사실로 굳어져 있다.
그런가하면 붉은 악마를 태운 월드컵 응원단은 부산을 출발하여 서울→평양→두만강→블라디보스톡을 거쳐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편으로 독일로 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내락(內諾)만을 남겨두고있는 것으로 들린다. 우중(愚衆)은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통일'을 마치 손에 거머쥐는 듯한 착각에서 환호할 것이 분명하다.
그런 호들갑스러운 잔치 분위기 속에서 5월말 지자체장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이어 6·15 6주년 또는 8·15 61주년을 전후하여 남북정상 회동(會同)이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여권(與圈)에게는 극적 효과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정치적 퍼포먼스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해방 이후 배고픔을 견디고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곧게 세우고서 이 땅의 '건국화·산업화·민주화'의 주체로 살아온 대다수 애국세력은 이를 '통일 잔치'가 아닌, '국가 정체성 흔들기' 또는' 엄청난 정치적 사변(事變)'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수일 전 여권(與圈)의 한 국회의원(金元雄)은 "그간 남북간에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이제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그러자면 헌법적(憲法的) 장치를 마련하고 강대국의 한반도 분열지배에 기여해 온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원웅(金元雄)의원은 어떤 인물인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북한당국을 '범죄정권'이라고 한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의 본국소환을 촉구하는 국회결의를 추진할 생각이라고 으름장을 놓던 장본인이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미동맹을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거침없이 말하는 여권(與圈)의 전형적인 친북·좌경 '철새 정치인'이다.
그런 그가 이 같은 정치일정을 언급한 것은 '여론의 풍향(風向)'을 감지하고자 하는 여권의 촉수(觸手) 역할을 자청하고서 애드벌룬을 띄운 것이 분명해 보인다. 계획적이고도 의도된 발언인 것이다.
금년 하반기는 그의 말대로라면 헌법 3조·4조의 대한민국 영토조항 개정작업과 국보법 폐지 밀어붙이기로 매우 시끄러울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한해 4대 핵심 쟁점법안 중 이미 언론규제법·과거사법·사학법을 통과시킨 여권(與圈)은 마지막으로 연방제 추진에 장애가 되는 국가보안법 개폐작업에 전력투구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그의 발언 가운데 놀라운 것은 "한국정치의 영역이 휴전선 이남으로부터 한반도 전역으로 확대되고 '새로운 민족주체 세력'이 대두하면서 정치지형(地形)에 지각변동이 일 것"이라고 언급한 점이다.
"'한반도 전역' 운운한 그의 발언은 연방제(聯邦制)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여권(與圈)의 의중(意中)을 드러낸 것이며, '민족 주체세력' 언급 역시 80년대에 '위수김동'을 부르짖던 주사파와 친북·좌경(左傾)세력이 개혁주체 의식을 가져야함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의 말을 뒤집으면 애국세력은 반(反)민주·반(反)민족·반(反)통일세력으로 밀려난다.
연방제(聯邦制)란 무엇인가. 미국에서처럼 외교와 국방에 대한 권리는 연방정부(중앙정부)가 갖고 각 주(州)정부마다 법을 달리하며 자치적으로 운용하는 형태를 뜻한다. 이와 달리 유럽연합(EU)에서처럼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느슨한 형태로 결속되어있는 것이 연합제(聯合制)이다.
우리의 경우 남(南)과 북(北)이 연합(聯合) 또는 연방(聯邦)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유럽연합(EU) 또는 미국의 연방정부와 주(州)정부간의 관계처럼 서로간에 이념적 갈등이 없고 동격적(同格的) 성격을 지니고있어야 한다. 그러나 남북한간에는 최소한의 상호신뢰기반마저 구축되어있지가 않다.
2000년 남북 두 정상이 합의를 본 '낮은 단계의 연방제' 개념 역시 남북간 타협의 산물이라는 '정치적 의미'가 가미되어있을 뿐, 김일성이 주창해온 고려(高麗)연방제에 그 뿌리를 두고있다고 보아야 하며, '연합제' 역시 범국민적 합의를 거친 공론(公論)이 아니라, DJ의 개인적인 1단계 통일방안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반세기 이상 공기처럼 호흡해온 자유민주주의와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는 저들의 세습전제군주제(수령 제일주의)가 '낮은 단계의 연방제' 논의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국가정체성'은 상처받을 수 있고, 국민의 안보의식도 한없이 이완될 수 있다.
현실에 근거하지 않은 이상주의정책들은 모두가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의 산물이다. 선거를 앞두고 동원되는 북풍(北風)은 더더욱 그렇다. 그 결과는 결국 '국가 정체성 흔들기'와 '국민의 부담'으로 로 귀착될 것이다.
금년 한 해 우리의 국가안보는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될 것이다. 이 땅의 애국세력은 대한민국 정체성 허물기(연방제 통일 논의)세력과의 치열한 접전(接戰)에서 속임수에 놀아나거나 뒤로 물러서는 일 없이 두 눈을 부릅뜨고 응전 태세를 갖춰야 한다. (konas)
정 준(코나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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