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편승해 대북사업에 열 올리는 공기업들
"북핵? 위폐? 인권?···우린 몰라요!"
위폐범죄와 인권문제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북한 관련 현안들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연초부터 정부가 남북 화해 무드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자 이에 편승하여 공기업들까지 덩달아 ‘대북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선 MBC는 23일 "창사 45주년 특별기획으로 올해 '창작동요제'를 4월 28일 금강산 온정각 야외 특설무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MBC측은 창사 45주년 특별기획으로 ‘미래의 주역인 우리 어린이들이 금강산과 함께 호흡하며 동요를 부른다’를 테마로 내걸고 올해 'MBC 창작동요제'를 남북경협의 상징인 금강산에서 개최함으로써 남북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동요 발굴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MBC 창작동요제’는 오는 5월 5일 TV와 라디오에서 동시 방송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방송계의 한 인사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공중파 방송이 철없는 어린이들에게까지 무분별한 통일 환상을 심어줄 수 있는 행사를, 그것도 어린이 날에 방송하겠다는 의도가 과연 순수하겠느냐”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아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선물을 바치겠다는 곳도 있다. 현 정권의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의 한 사람으로 꼽혀온 전직 국회의원 이우재(70)씨가 이끄는 한국 마사회가 그곳이다.
이 회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승마를 즐긴다는 얘기를 듣고 지난해 6월 평양을 방문한 이봉수 마사회 전 부회장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말 두 마리를 선사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아직 북한이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며 “어떤 경로로든 북측이 받겠다고 화답하면 보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마사회의 노조 관계자들 조차 “참 생뚱맞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얼마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방북 의사를 밝히자 기다렸다는 듯 “아무 문제없다”, “대통령 전용열차까지 낼 줄 수 있다”고 화답한 이철(57) 사장의 철도공사도 ‘대북 사업’에 적극적이다.
경의선 연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방북하기도 했던 이 사장은 김 전 대통령의 방북 선언 직후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의 ‘열차 방북’은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이 철로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미를 지닌다”며 김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 ‘후속 효과’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이 연기된 후 이 사장은 정부에 4조 5천억 원에 이르는 엄청난 부채의 인수를 요청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핵심 인사이기도 했던 박양수(67) 사장이 이끄는 대한광업진흥공사 역시 북한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산하의 명지총회사와 50:50비율로 투자(총 투자금액 1,020만 달러)해 남북 합작회사 ‘정촌 흑연광산’을 설립하여 김 전 대통령의 방북에 때맞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김 전 대통령의 방북 연기에 따라 다른 일정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이 외에도 많은 수의 공기업과 관련 기업들, 정부출자기관 등이 ‘대북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으나 그 성과가 과연 이들 기업이나 기관들에 부여된 목적에 맞춰 제대로 이루어질 지는 두고 봐야 알 것 같다.
더우기 다수의 국민들은 '대북 사업' 보다 더 시급한 문제가 북핵 문제, 위폐 문제, 인권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데도 공기업들은 이런 문제에는 철저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konas)
박창규 코나스 객원기자 keepkorea@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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