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민통선 축소, 서두를 일인가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을 대폭 축소하기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 같다. 당정은 민통선 범위를 군사분계선 남방 15km에서 10km 정도로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뒤 내년 3월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여의도의 34배 면적인 6천800여만평이 통제보호구역에서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돼 건축물의 신.증축이 가능해 진다. 여기에 제한보호구역 축소까지 결정되면 2천만평에 대한 재산권 행사가 자유롭게 된다고 한다. 남북교류 활성화와 한반도 안보정세 변화 등을 감안할 때 군사보호구역 축소 논의의 당위성은 인정된다. 하지만 안보 및 환경, 부동산투기 대책 등도 총체적으로 검토해 신중히 추진해도 결코 늦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한다.
민통선이 축소되면 해당지역은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토지 이용도가 높아질 것이고 그에 따라 부동산가격도 들먹일 게 뻔하다. 비좁은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한다거나 남북간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민통선 축소는 검토해 볼 만한 사안임은 분명하다. 해당 지역 주민들로서는 기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남북간 군사충돌의 완충지역 역할을 하고 있는 민통선 축소를 지나치게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고 무엇보다도 남북간 팽팽한 군사적 대치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당정이 이런 안보상황을 충분히 감안했을 것으로 믿고 싶지만 남북간 군사대치 현실을 보다 냉정히 따져 보고 민통선 축소 문제를 차분히 들여다 보기 바란다. 이러다가 군 훈련 및 사격장마저도 확보하지 못하는 지경이 된다면 그에 따른 전투력 약화는 어쩔 것인지 묻고 싶다.
민통선 축소 시행 이전에 부동산투기에 나선 외지인들에 대해 촘촘한 투기관리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 민통선 지역 토지소유자에 대한 재산권 보호차원이라고는 하지만 해당 지역 토지소유자 가운데 원주민은 과연 얼마나 되는지 파악해 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민통선 축소 방침이 5월말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행정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부동산투기를 불러올 민통선 축소 방침이 현 정부의 투기 억제책과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서두르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정부와 여당의 할 일이 못된다. 생태계 보전이 잘 돼 있는 민통선 지역의 환경 및 난개발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이렇게 가다가는 생태계 보고이자 세계유산 지정이 검토되고 있는 비무장지대(DMZ)도 개발의 난기류에 휩싸이게 될까 걱정된다.(연합)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