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스 워드'와 민족공조론
미국 프로 미식축구 리그(NFL)의 영웅 하인스 워드가 지난 2일 한국을 방문, 한국에서의 뜻 깊은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떠났다.
한국계 혼혈인이란 이유로 미국 사회뿐 아니라 동포들의 차별까지 이겨내야 했던 워드의 성장과정은 그야말로 눈물과 좌절의 세월이었다. 이러한 하인스 워드의 고국방문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는 그간 혈통과 피부색을 기준해서 ‘우리’와 ‘남’으로 양분해 온 배타적 순혈주의를 극복하자는 자성의 여론과 함께 열린 민족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등록된 외국인은 50만 명이 넘었고 여기에 불법 체류자와 외국인 자녀를 합치면 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인 인구가 연평균 18%씩 늘고 있으니, 머지않아 100만 명이라는 적지 않는 수의 외국인들과 혼혈인들이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폐쇄적으로 내 민족이라는 연(緣)에만 집착해 ‘민족의 신화’를 부르짖는 것은 시대를 거꾸로 살려는 자세에 불과하게 되었다. 인종과 문화는 섞일 수밖에 없고 섞일수록 강해진다는 잡종강세의 원리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깨닫도록 해야 하고 이를 위해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국제화 시대에 걸 맞는 문화적 다양성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현행 초.중.고교 교과서에서는 단일민족에 대한 애착과 함께 편향된 순혈주의적 가치관을 주입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 자원부는 지난 5일, “오는 2009년부터 초.중.고교 교과서에 ‘단일민족’에 대하여 강조하는 대신에 ‘다인종. 다문화’를 수용하는 내용을 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실질보다 명분과 감성이 앞서는 우리의 문화 풍토에서 ‘민족’이란 단어의 파괴력은 실로 엄청났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 민족주의 운운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지역주의를 말하는 만큼이나 편협한 생각이므로 5천년 ‘단일 민족’이라는 허구의 신화에 얽매인, 맹목적인 폐쇄성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할 때가 되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아직까지 이러한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한 곳이 있다. 바로 북한이다. 북한은 ‘우리 민족끼리’를 주장하면서, 여전히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소위 민족공조론을 대남 심리전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그동안 미국에 맞서 강력하게 키워온 자신들의 국방력에 의해 한국민들도 보호받고 있다면서, “남북한이 민족공조하여 외세인 미국의 핵 위협에 맞서자”는 요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북한은 인터넷을 이용, 대남 사이버 심리전을 강화하면서 이런 말 같지도 않는 주장을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뜨거운 가슴의 젊은이들에게 교묘하게 침투시키고 있다.
이것이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서 반미감정과 안보불감증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민족’이라는 용어를 앞세워 침투하는 북한의 심리전에 속지 말고 민족 대신에 먼저 우리 ‘국가’를 더욱 튼튼히 지켜야 함을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등 뒤에 가공할 무기를 숨기고 있으면서도 같은 민족이라는 가면을 앞세우고 접근하는 적에 대해 우리는 그 실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음은 물론 제대로 대응할 수도 없게 될 것이다.
이번 하인스 워드의 방한에 때맞춰 일기 시작한 단일민족주의에 대한 반성을 계기로 우리는 북한이 주장하는 소위 민족공조론을 배척하고 다시한번 확고한 대적관을 확립하는데 총력 매진해야 할 것이다. (konas)
김 지욱(성우회 정책연구실장) jeewoo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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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8 오후 5:3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