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방북, 왜 문제인가
북한의 대남전략
북한 헌법 제11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로동당의 영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북한이라고 하는 국가 위에 조선로동당이 군림한다는 의미이다. 조선로동당 규약 전문에 의하면, ‘조선로동당의 당면목적’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의 승리를 이룩하여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 혁명과업을 완수하는 것’이며 최종목적은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하고 공산주의 사회로 건설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반도의 적화통일이 조선로동당의 최종목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을 통해 한국사회의 연북화ㆍ친북화를 달성하고 한반도를 적화통일하려는 것이다. 「민족공조」와 「우리민족끼리」 등을 내세우는 것도 이를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며, 1964년 2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4기 8차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3대 혁명역량강화론」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이다. 즉, 남한내의 혁명동조세력을 강화하고 보수세력을 무력화시킴으로써 「혁명기지」를 건설한 후 종국적으로는 무력으로 적화통일을 달성하려는 것이다.
이제 북한은 민족공조를 앞세우면서 체제 안정을 꾀하고 있으며, 핵무기와 휴전선 인근의 장사정포로서 우리 국민들의 생존을 담보로 경제지원을 획득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당면한 체제 위기상황을 극복함으로써 적화통일의 기회를 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인도적 지원이라는 미명 하에 2005년 한해에만 약 2천억원(2억2,852만불)에 달하는 대북지원을 제공하였다. 2001년 대북지원 약 1억3,500만불에 비해 거의 2배 정도 증가된 것이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감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은 우리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김대중 정부부터 화해협력정책 하에서 추진된 대북지원 및 교류협력사업들이 북한의 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었는지, 북한체제를 변화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는지 심각한 반성이 필요하다.
북한 핵문제
작년 9월 채택된 6자회담 공동선언문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져들어가자 미국은 김정일 정권과의 협상을 통한 핵문제 해결은 어려워졌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즉, 핵문제 해결에만 국한된 정책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이며 종합적인 대북 접근을 시도하게 되었다. 금년에 발표된 「4년주기국방태세검토보고서」와 「국가안보전략보고서」는 북한을 폭정국가로 지목하고 있고, 테러 근절을 위해서는 폭정국가들의 내부 분열과 동요를 조장함으로써 체제변환을 추진할 것임을 명시하고 있다. 미국은 국가차원에서의 자행되고 있는 북한의 위폐 및 마약판매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관리된 압박」(managed pressure)정책을 추구할 것임을 밝혔으며, 북한이 핵협상의 결과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금융제재, 해상봉쇄, 북한내 반체제 세력 지원, 북한정권 교체 등 강력한 압박 정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5년 9월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은행(Banco Delta Asia in Macao)의 북한 계좌를 동결한데 이어, 2006년 3월에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 관련 활동에 연루된 의혹이 제기된 스위스의 산업물자 도매회사인 ‘코하스 AG'의 미국내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즉, 북한의 불법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이와 관련된 네트워크를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고 있다. 2006년 3월 30일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는 ‘2006년은 북한 난민의 미국 수용에 전기가 되는 해’가 될 것이라 언급하였으며, 최근 미국이 탈북자 6명의 망명을 허용한 것은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난 3월 8일 발행된 미국 국무부 연례인권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김정일이 절대권력을 행사하는 독재국가이며, 재판을 거치지 않고 처형하거나, 임의구금, 정치범 수용, 가혹한 고문 등이 자행되는 인권이 극도로 열악한 국가라고 지목하였다.
이러한 북한에 대해 미국은 핵문제 해결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 체제변환을 통한 모든 문제의 해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제4차 6자회담 공동선언문 채택 이후 북한 핵문제 해결이 진전되지 않자 부시 행정부는 북한이 핵포기 의사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포괄적이며 종합적인 대북접근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의 공존은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류의 보편적 최고가치인 인권문제보다 북한체제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많은 양보”와 조건 없는 “제도적, 물질적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문제 해결과 체제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민족공조를 외치면서 고립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6ㆍ15 공동선언의 위헌성
6ㆍ15 공동선언 2항은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라고 하고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는 것은 높은 단계의 연방제인 「고려민주연방공화국」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1민족, 1국가, 2체제, 2지역정부, 1연방정부로 구성되는 비정상적인 국가를 의미한다. 연방정부는 존재하나, 지역정부가 외교와 국방권을 보유하면서 독자적인 통치행위를 수행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통일방안이라고 할 수 있는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 의하면, 남북연합은 1민족, 2국가, 2체제, 2정부로 구성된다. 즉, 통일을 지향해 나가는 과정에서 남북한은 각각 독립된 국가형태를 유지하되 남북연합기구를 통한 상호 협의기구가 존재하는 형태를 남북연합이라고 지칭한 것이다. 화해협력이 심화된 형태라고 해석할 수 있으며, 북한이 주장하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는 다른 개념이다.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서 남북한은 ‘하나의 국가’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단일화된 주권을 행사하는 중앙정부가 수립되며, 남북한은 주권이 중앙정부에 이양된 지방정부로서의 지위로 전락하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국가로 전환해 나가는 것은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추진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6ㆍ15 공동선언은 국민적 합의에 기초하지 않고 정치지도자 개인의 입장에서 합의된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위헌의 소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우리는 북한을 해치거나 흡수할 생각이 없다’고 한바 있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숙원인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포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체제가 붕괴된다면 이를 흡수하여 기아와 인권유린으로 고통 받는 북한 주민을 흡수하고 민족 통일을 이룩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숙원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으로 통하여 한반도 통일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붕괴된 상황에서는 흡수통일하는 것이 민족적 과업이며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체제 붕괴상황에 처한 북한을 화해협력이라는 미명 하에 지원함으로써 우리의 안보는 더욱 위태롭게 되었으며, 한반도 통일은 더욱 멀어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의 문제점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오는 6월 방북하기로 예정되어 있다. 이를 위해 5월 16일부터 금강산에서 DJ 방북을 위한 실무접촉이 열리기로 되어있다. 전임 대통령이 개인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왜 북한을 방문하는지, 그리고 전임 대통령이 개인자격으로 방북하는 것이 적절하며, 개인자격의 방북에 대해 정부가 앞장서서 주선하고 있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를 규명해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는 DJ 방북을 실질적으로 주도해 오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자격으로의 방북임으로 주장하면서 속사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갖가지 의혹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명확히 해명하고 방북해야 한다.
DJ 방북은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에 말려드는 것이다. 정부가 DJ의 방북이 개인자격임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김 전대통령이 북한과 어떤 공식적 합의를 채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통일방안 또는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합의는 없을지라도 협의는 가능할 것이다. 이것이 북한이 기도하고 있는 통일전선전술이다. 북한은 그러한 논의를 통해 한국내 친북 동조세력의 확장을 기도하고 있으며, 반미ㆍ자주의 목소리를 키우려는 것이다.
또한, 한국내 친북좌경세력은 DJ 방북을 정치적 선전의 장으로 활용하여 정권 재창출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직시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진정으로 대한민국과 민족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갖가지 의혹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적절한 형식이 아니며,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konas)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 이 글은 17일 오전 프레스센타에서 자유시민연대와 시국선언모임이 주관한 『김대중 전 대통령 訪北관련 국민대토론회』에서 필자가 발표한 토론문 전문입니다. | |
|
|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