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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안보와 정상외교

Written by. 김재두   입력 : 2006-06-14 오후 2: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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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 가쁜 자원 정상외교

 시대를 막론하고 정상외교는 해당 국가의 가장 중요한 국가 이익을 확보하고 동맹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강력한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다. 20세기 정상 외교에서는 이데올로기와 핵우산으로 상징되는 군사차원의 동맹외교가 두드러지게 나타났지만 21세기 정상외교의 가장 중요한 아젠더는 포괄적인 자원외교로 변화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 정상들의 행보는 숨 가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06년 4월 한 달 사이에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은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나이지리아, 케냐 등 4개국,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는 가나와 에티오피아를 방문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한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을 이례적으로 환대했으며, 체니 부통령은 5월 초 리투아니아와 크로아티아, 카자흐스탄 순방을 통해 러시아가 에너지 강대국으로서 추구하는 세력 확산에 제동을 걸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2004년 9월의 카자흐스탄 방문으로 시작된 노무현 대통령의 자원 정상외교는 유라시아의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중남미의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동남아시아의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그리고 아프리카의 이집트, 나이지리아, 알제리로 이어졌다. 지난 5월에 있었던 몽골, 아제르바이잔,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을 포함하면 17개국에 이른다. 과거의 정상외교 패턴에 비하면 대단히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는 양상이다. 시장을 통한 안정적 공급에서 적극적인 해외자원개발로 전략기조가 변화하고 있다.

 사전 합의된 의제를 양국 정상이 확인하는 외교적 성격도 많이 탈색되어 윈-윈 차원의 비즈니스 개념이 강화되었다. 카자흐스탄과의「에너지 협정」합의는 막판까지 밀고 당기는 조정이 이루어 졌다. 나이지리아 방문에서는 에너지 확보와 플랜트·건설공사 수주를 연계하는 전략을 구사했으며, UAE에서는 원유공동비축사업 및 중동·아프리카 플랜트·건설수주 지원센터 설치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몽골에서는 발전소·송배전선로 건설협력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광물자원 공동개발의 길이 열렸으며, 아제르바이잔에서는 무려 11개 분야의 양해각서가 체결되었다. 그러다 보니 전략적 마인드를 갖춘 기업인들의 동행 역할도 부각되었다. 물론 이는 최근의 국제적 추이이기도 하다. 2005년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 중국과 미국을 방문했을 때에는 400명, 후진타오 주석의 브라질 방문 때는 200여 명의 기업인들이 동행한 바 있다. 요컨대 국가정상의 자원 순방외교에 대규모 경제 사절단까지 동반하는 포괄적인 동맹 재편 현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안보와 패권 경쟁

 에너지 안보를 둘러싼 정상외교의 패턴 변화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이는 미래 국제질서를 예측하는 데 있어 대단히 중요한 요인이다. 만일 부족한 석유자원의 안정적 확보라는 경제적 시각에서 인식하게 되면 에너지 안보는 시장차원에서 머무르게 된다. 그러나 ‘패권 경쟁의 수단’이라는 국가안보차원에서 접근하면 동맹 재편이라는 새로운 시대 환경 속에서 국가 생존에 연계된 긴장감을 가지게 된다.

 바야흐로 우리는 지금 동맹 재편의 시대에 살고있으며 활발한 자원 정상외교는 안보환경의 변화를 반증하고 있을 뿐이다. 냉전기 정상외교의 주된 연결고리가 이데올로기의 공유였다면 작금의 정상외교에서는 자원협력과 군사협력의 이해 일치가 그 자리를 대체하는 양상으로 발전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테러전쟁에 대한 동참 여부를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만성적인 고유가 현상은 에너지안보와 테러전쟁이 동전의 양면과 같이 중첩되면서 파생되는 결과일 뿐이다. 활발한 자원 정상외교는 변화하는 안보환경 속에서 국가의 생존전략을 모색하는 반응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가장 열기가 치열한 곳은 유라시아이며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연대가 좋은 사례다.

 1993년 미국의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중국의 아킬레스건은 에너지’라는 사실이 인식되었노라고 천명한 바 있다. 이러한 인식은 1990년대 경제중심적 국가전략이 부상하던 클린턴 행정부 시절을 거치면서 정교해지다가 2001년 부시 행정부 출범 초기 발표된「국가 에너지 보고서」(NEP)에서 선명하게 나타난다. 에너지안보를 미국 대외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다른 분야와 연계해 처리해 나가겠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현재 진행되는 패권경쟁을 에너지안보의 시각에서 살펴보면 변화의 특성은 더욱 선명하게 나타난다. 가장 큰 배경은 아시아 시대의 도래를 저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전략구사이며 중국 위협론이 그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에너지 우산 아래 들어감으로써 자신의 아킬레스건을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였다. 이란 역시 중국의 에너지 우산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핵개발에서 파생되는 위협을 제거하고자 한다. 유라시아의 동ㆍ서를 관통하는 동맹관계의 형성은 미국의 초강국 지위를 위협하는 패권경쟁의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사우디의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국왕은 2005년 러시아와 무기 공급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올 1월 중국과 에너지 협력 의정서에 서명했다. 5월에는 후진타오 주석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함으로써 양국 관계는 더욱 공고해졌다. 러시아는 최근 알제리와 90억 달러 상당의 방산계약을 성사시킴으로써 상대적으로 뒤쳐진 아프리카에 대한 세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과는 동북아 에너지 협력이라는 틀을 통해 에너지 초강대국의 위상강화를 모색 중이다.

 한편, 일본은 이란 아자데간 유전 개발 문제로 미국과 갈등 관계에 있다. 20억 달러의 투자액 중 일본 정부가 투자한 국제석유개발이 75%를 부담하는 일본 최대 규모의 자원 개발 사업이다. 일본은 2005년 10월 이 계약에 서명했지만 미국은 2006년 들어 사업 포기를 종용하고 있어 6월 고이즈미 총리의 미국 방문 시 난제로 부상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볼리비아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남미의 반미연대 분위기는 이란, 중국과 연계됨으로써 에너지 패권 경쟁 구도를 더욱 복잡하게 확대시키고 있다.

 한국 자원 정상외교의 과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는 현 시점에 있어 정상외교의 중요성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국가 지도자의 의사결정(Top-Down)이 결정적인 중동·중남미·아프리카 등 자원보유국들의 상황을 고려할 때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원 정상외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인식, 관련 제도의 개선, 동맹 전략, 범국민적 분위기 조성 등 네 가지 핵심 이슈를 좀 더 가까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자원 정상외교를 고유가의 극복이나 석유의 안정 공급 차원에서 보는 인식부터 바꾸어야 한다. 현재 진행되는 자원외교는 패권경쟁의 시각에서 접근할 때 비로소 국가의 대외정책 중 우선 순위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2006년 9월 발족 예정인 국가 에너지 위원회가 명실상부한 에너지 안보 확보의 기관차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국제사회에 있어 자원의 확보와 군사협력이 정상외교의 양대 축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국방 분야 업무를 에너지안보와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체제 구축도 필요하며 특히 군사외교망의 확대 검토가 요구된다.

 셋째, 한국은 이란과 이라크에 대한 자원외교를 세심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두 나라는 향후 에너지 시장에서 그 비중이 새롭게 평가될 국가들이다. 그런데 중국이 수단, 미얀마, 이란 등 미국과 대립하는 국가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을 전개하는 동안,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십분 고려해 카타르, UAE, 나이지리아 등 친미 진영과의 자원외교에 투자하는 성의를 표했다. 문제는 이들 국가가 제공할 수 있는 에너지협력의 비중이 이란과 이라크가 제공해줄 수 있는 여력에 비해 작다는 데 있다. 이라크, 이란은 자원시장 내 비중을 고려해서 자원전권대사 임명 등을 통한 간접 전략을 추진 중이나 이란과의 정상외교 가능성도 적극적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이 대목에서 미국의 전략은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아자데간 유전에 투자한 일본이 미국의 대이란 압박 상황에서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현명치 않다.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에게 에너지 자급률 확대는 치명적인 국익이다. 한국과 일본이 이란에 에너지 자금을 투입하지 않아 이란이 고립된다면 미국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정작 그 빈자리는 중국과 러시아가 채울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로 그런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ㆍ러 전략연대의 그늘이 이란에 길게 드리워지는 것과 한국과 일본 기업이 정경 분리를 통해 대이란 에너지협력을 활발히 벌이는 것 중 어느 것이 장기적으로 미국에 유리한지 부시 행정부는 냉철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넷째, 해외자원 개발에 대한 범국민적 지원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 석유시장과 무기시장은 그 어느 분야보다 냉정한 현실주의적 인식이 주류를 이루는 정글이다. 당장 일본과 비교하더라도 우리나라의 해외 석유개발 투자 규모는 매우 작다. 일본은 지난 20여 년 동안 558억 달러를 투입해 국내 수요의 13~15%를 ‘자주개발’로 충당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투자 규모는 45억 달러에 불과하며, 자주개발율도 4%대에 머물러있다. 우리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에너지 자주개발율을 35%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자원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했다고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사실이 범국민적으로 수용되고, 내구성을 지닌 범국민적 지지를 발판으로 해외 자원개발이 예산상의 추력을 받을 때 후발 주자로서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세종연구소 '정세와 정책' 2006년6월호)

 김재두/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jaedu1@hanmail.net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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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kiwj3697    수정

    진정한 득이있는 외교를 해야한다. 이끌려가는 외교는 하지안는것 보다 못하다.실력자 전문가를 길러야한다고 생각한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6-06-15 오전 11:16:11
    찬성0반대0
  • 민초    수정

    아마츄어 외교로는 국익을 기대할 수 없다. 조용히 임기 끝내고 물러나는 게 대통령 자신이나 국가를 위해 좋다. 다음 대통령에게나 기대해 보자.</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6-06-14 오후 4:16:24
    찬성0반대0
  • 외교는 내치에서    수정

    내치와 외치가 구별될 수 없는 것. 내치를 잘해야 외교도 성공을 거두련만 이 나라 정상은 과연 내치를 잘해왔을까? 5.31지방선거 결과가 내치를 말해주는건데.. 우리는 정말 불행한 국민인가...</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6-06-14 오후 3: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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