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당하고 협박받고 꼴 좋다?
대남 적화통일 준비 완료선언, "까라면 까라?"
7.12일 부산에서 열린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은 “우리 선군정치가 남측의 안전을 도모해주고 남측의 광범위한 대중이 선군의 덕을 보고 있다”고 말 같지 않은 소리를 했다. 우리를 얼마나 얕보고 깔봤으면 이런 무례한 망발을 늘어놓는단 말인가. 북은 또 한미 합동군사연습 중지,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요구하면서도 뻔뻔스럽게 쌀 차관 50만t과 경공업 원자재를 달라고 했다. 말하자면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보호해주고 있으니 그 대가를 내놓으라는 이야기다. 너희들이 준 돈과 쌀, 비료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성공했으니 앞으로 우리말 똑바로 듣고 지시하는 대로 따르라는 소리가 아닌가. 한마디로 까라면 까라는 소리다. 세상에 이런 조롱과 수모를 당하는 국가가 어디에 또 있었단 말인가. 참으로 소름이 끼치는 얘기다. "무력적화 통일 준비 끝, 무조건 굴복하라는 선언"이다.
북한이 국제여론을 무시하고 핵개발과 미사일을 발사하고서도 이처럼 당당하게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바로 남쪽 내부를 교란하려는 것이다. 자기들이 이렇게 나가면 남쪽의 동조세력들은 '북의 핵과 미사일도 결국은 우리 민족의 것이다'라고 박수를 치고 나올 것을 미리 내다봤거나 그렇게 움직이도록 이미 손을 써 놓았다는 이야기다.
북한은 자기들이 미사일을 계속발사하고 아무리 남한 정부의 의사를 무시해도 손해볼 것은 없다고 여기고 있다. 물론 이럴 경우 남쪽 정부는 어물쩡 넘어 갈 것이고 남쪽 국민의 대다수가 이런 정부와 일부 북한동조 세력에게 등을 돌리게 될 것이며, 결국 남쪽 정부는 약화되고 국민은 분열될 것이라는 계산까지 했을 것이다. 북은 남한정부 전복이 1차적 목표가 아닌가. 지난 50년 동안 북한이 일관되게 내세워온 대남적화 공작의 핵심이 바로 이런 '통일전선' 술책이었다. 이런 북한의 대남전략에 우리는 이제 두손 발 다 들고 말았다.
한마디로 이번 미사일 발사로 북한은 한미일 3각 공조 관계를 파괴시켰고 일본의 선제공격주장으로 남북민족공조는 더욱 공고히 되었으며 내부적으로 체제단속과 미사일 세일즈 광고 효과까지 얻었다. 나아가 남한의 혼란과 국론분열을 야기하는 효과까지 덤으로 얻었으니 얼마나 회심의 쾌재를 부르고 있을까.
북은 이제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예상한 대로, 손 쓴 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북의 '통일전선' 올가미가 드디어 대한민국의 목을 조이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사안이 이러함에도 우리정부는 언제까지 북에 끌려가고 위협 당하고 있을 것인가. 더 늦기 전에 안보정책 전반을 재검토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다시 고치고 보완하면 된다. 그렇지 못하고 끝간데까지 가서 잘못을 인정한들 이미 때는 늦다.
6·25 부산교두보 뚫고 항복강요, "대가 치루게 하겠다?"
북한 대표단은 2박 3일 회담일정에 1박 2일 동안 형식적 회담을 하고 나서 자기들 뜻대로 안되니까, "이번 회담 결렬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한에 있다. 남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룰 것이다"라는 공갈, 협박을 하고 북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이 무슨 소린가. 가슴을 치며 통탄해 마지않는다. 그것도 6·25당시 선배전우와 유엔군 장병들이 목숨 바쳐 지켜온 낙동강 방어선을 뚫고 부산 교두보 한가운데서 이같은 소리를 하다니...
북은 얼마나 고소해 할까. 부산까지 점령하고 자기들이 만들어 놓은 핵과 미사일을 정확하게 발사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최남단 부산 목표에 대한 화집점(미사일 목표지점) 번호를 확인하고 돌아갔으니 말이다. 이제 북한은 결정적 시기에 남한 전국에 대한 효력사(정해진 제원에 대한 집중포 사격) 임무만을 남겨 놓게 된 것이다.
최근 남한 사회 전반을 분석한 저들의 자료를 보면 불가능 한 일도 아니다.
북한의 대외홍보용 주간지 통일신보 최신호(7.8)에 "남한은 지금 장군님(김정일)을 접견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고, "장군님의 영상이 제한 없이 모셔지고 칭송하는 글들이 대대적으로 실리고 있다"며 북한 웹사이트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통일신보가 스스로 밝힌 남한의 친북성향 통계를 보면 가관이다. '지난 6년간 남조선의 주요 출판물에 모셔진 장군님의 영상사진은 무려 3천 300여건이나 되며 위대성 기사들과 인상담, 회견자료 등은 4천 여건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남한 국민의 의식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고 있다고 강변했다.
'북남관계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한미공조' 주장을 압도하고 있다며 '북과 미국이 전쟁을 하면 북에 군사원조를 해야 한다'는 사람이 34%나 되고 군 복무중인 사병 29%가 '북은 적이 아니라 함께 손잡고 통일해야 할 한 형제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1990년대까지만 해도 남한에서는 '미국에 대해 거부감을 느낀다'고 하는 사람은 22%에 불과했으나 6.15선언 이후에는 각계각층이 미국을 '통일의 가장 큰 장애물'로 여기고 있고 64%가 '미국과의 관계에서 자주적으로 나갈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심지어는 '주적은 북이 아니라 미국을 주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여론도 날로 높아가고 있는 반면 한미동맹 강화를 주장하는 세력은 불과 35%로 6.15이전보다 무려 25%나 줄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주간지는 아울러 최근에는 당국자들 속에서도 '미국은 한반도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조들이 나오고 있어 미국 측에서 '한미관계의 전략적 기초가 허물어지고 있다'거나 '한미동맹에 심각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아우성치고 있는 형편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모두가 우리가 아닌, 북한이 한국정세를 바라보는 판단이다. 이래도 한국 안보가 위가 아니라고 강변할 자 그 누구란 말인가. 한마디로 남한에는 지금 김정일의 영향력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천지가 되었다는 그들의 통일전술의 성과를 알리고 남한내부 사정을 손금보듯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친북반미세력들이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가며 북을 찬양하고 반미투쟁을 일삼고 있는 것을 북한은 6.15공동선언이후 최대의 성과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이제 북은 핵과 미사일 개발로 대남 적화를 위한 내부역량은 완료되었고 남한의 혁명역량도 90%는 완결단계에 있다고 판단한 듯 하다. 문제는 결정적 시기만을 저울질하고 있다.
그 결정적 시기는 바로 국가보안법이 철폐되고 정부의 힘이 최대한 약화되는 때가 될 것이다. 우리는 선혈들이 지켜온 자유와 민주, 그리고 시장경제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 북에게 결정적 시기를 우리 스스로 제공하는 우를 더 이상 범해서는 안 된다. 두 눈 부릅뜨고 정신 똑바로 차리자. (Konas)
권재찬 (재향군인회 안보국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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