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헌법 함부로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정권교체 상황에서 집권측은 내각제 개헌의 강한 유혹"
제58회 제헌절인 지난 17일, 1948년 건국을 가능케 한 역사적인 '대한민국 헌법 제정일'을 맞아 임채정 국회의장이 '개헌'을 들고 나왔다. 약속이나 한 듯,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시대정신에 맞게 변화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개헌론의 적극적 수용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김 의장은 이에 앞선 지난 14일에도 라디오 방송에 나와 4년 중임제로의 개헌론을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제헌절이 낀 7월을 전후해 개헌론이 정가의 화두로 등장한 가운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헌법을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며 개헌은 '시기 상조'라고 일갈했다. 13일 '헌법포럼'(대표 이석연 변호사) 주최한 초청강연에서다. 이에 <코나스>는 개헌 반대 입장을 밝힌 이 전 총재의 강연원고 전문을 입수해 독자 여러분께 소개한다. 아울러 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면 그들의 주장도 <코나스>에 게재할 것을 약속한다. 현행 헌법의 어떤 조항들을 개정할 것이지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무조건 개헌을 반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연원고는 이 전 총재가 1시간 동안 강연한 방대한 분량이다. 따라서 앞부분 일부를 소개하고 [전문보기]에서 코나스 정보자료실로 링크시켜 전체를 다 읽을 수 있도록 편집했음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 <편집자>
헌법, 함부로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1. 머리말
요즘 헌법개정론이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다. 현 정권의 전?현직 국무총리가 모두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하더니, 새로 취임한 여당출신의 국회의장도 취임일성으로 개헌론을 들고 나와 21세기에 맞는 헌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또 학계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개헌논의가 활발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
요컨대,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의 논거는 현재의 헌법이 부분적으로 불편하거나 미흡한 점이 있으므로 이를 보완해야한다는 견해와, 이번에 전반적으로 이상적인 헌법,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헌법을 만들기 위해 개정해야 한다는 견해로 대별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헌법은 이른바 경성헌법(硬性憲法)으로 개정절차가 까다롭다. 헌법개정안은 국회재적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또 국민투표에 회부하여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만 개정이 된다. 이는 그만큼 헌법개정에 신중을 기하라는 취지이다. 조금 불편하거나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해서 헌법을 손대야 한다는 것은 이런 취지에 비추어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또 이상적인 헌법, 21세기형 헌법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개헌론도 역시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상적인 헌법, 21세기형 헌법의 개념자체가 현실성이 없을 뿐 아니라, 전반적 개정을 통한 새로운 헌법은 장차 통일의 단계에서 제정할 통일헌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학계나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개헌론의 학문적, 전문적 논거에 대해서는 충분히 경청하면서도 요즘 들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개헌론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나 계산이 깔려있는 것 같아 자칫 개헌이 정치의 도구로 이용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먼저 개헌론자들이 주장하는 주요한 개헌의 논리와 이에 대한 반론을 개략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2. 왜 헌법을 고치려고 하는가?
헌법개정론자들이 주장하는 주요쟁점을 사항별로 보면 아래와 같다. 미리 말해두지만 나는 학자도 전문가도 아니므로 학문적 또는 전문적 논리를 펼 뜻은 없다. 다만 과거 대법관으로서 또 국무총리로서 직접 국정운용의 현장에 참여해보았고, 또 야당의 총재 및 대통령후보로서 정치현장에서 대통령과 국회의 기능 및 상호관계를 직접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요즘의 헌법개정논의에 관해 느끼는 나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고 싶을 뿐이다.
(1) 중임제 개정주장에 대하여
단임제와 중임제의 장단점은 1987년 개헌당시에 이미 논의된 바 있는데 당시는 중임제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단임제가 제의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지금 중임제 개헌론자들은 단임제는 그 임기 중 성과가 가시화될 수 있는 단기적 정책에 치중하게 되고, 재임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임기초기부터 권력누수현상, 이른바 레임덕이 올 수 있으며, 또 재심판의 기회가 없어 민주적 책임성이 결여된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우선 단임제가 단기정책에 치중한다는 점은 실제로 생각만큼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과거의 단임제의 역대대통령 하에서도 임기를 넘는 많은 중요한 국가장기정책이 입안되고 추진되어왔다(예컨대 노태우대통령 때의 고속철도사업, 인천공항사업, 김영삼대통령 때의 농업구조조정사업, 초고속정보통신망구축사업 등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오히려 4년중임제 하에서의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서도 임기 중 성과가 나올 수 있는 단기정책에 집착할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 또 레임덕현상이 단임제의 경우에 임기 초기에 올 수 있다는 주장 또한 상당히 과장된 것이다. 대체로 대선에서 당선된 대통령은 임기초반에 높은 여론지지율을 기반으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상례이다 (취임 초에 김영삼전대통령은 87%, 김대중전대통령은 81%의 높은 지지율 상승을 보였다).
레임덕현상은 통상적으로 임기종료 1년여를 남기고부터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임기초반에 몇 가지 국정의 난맥상이나 혼란징후가 생겼다고 하여 이를 곧바로 레임덕현상으로 간주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중임제 하에서는 2기초반부터 레임덕현상이 시작된다는 보고도 있다. 유독 노무현대통령이 임기초반부터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레임덕현상이 아니라 국정운영의 미숙과 무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 단임제가 정권에 대한 재심판의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민주적 책임성을 해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약한 논거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논리라면 중임제의 경우에도 재선을 포기하거나 재선된 대통령은 재평가의 기회가 없으므로 민주적 책임성을 결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 아닌가?
뿐만 아니라 단임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은 같은 당 공천의 차기 대통령후보에 대한 선거를 통해서 또는 임기 중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를 통해서 어느 정도 이루어진다(IMF사태와 1997년 대선 및 지난 5.31 지방선거가 좋은 예이다).
오히려 중임제의 경우에 단임제에서 볼 수 없는 단점들이 있다. 우선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항은 재선일 터이므로 초임기간 중 득표를 의식한 인기영합적인 국정운용과 정책에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 또 재선에 임하는 대통령은 현직대통령으로서 야당후보에 비해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으므로 선거의 공정성과 형평성의 문제가 항상 나올 수 있다.
이밖에도 개헌론자들은 현행 5년단임제 하에서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선거시기가 달라 빈번이 선거를 치루는 폐단이 있고, 선거시기의 차이로 인하여 여소야대 국회 즉 분점정부(分占政府)출현의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4년중임제로 하여 선거 시기를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선거시기가 달라 선거를 여러 번 치러야하는 불편은 분명히 있고 선거 시기를 일치시키는 것이 보다 편리함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을 지금 시급히 헌법을 고쳐야 할 정도의 폐단이라고까지 볼 수 있을까?
먼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는 그 의미가 전혀 다르다. 그런데 동시 선거를 하게 되면 어느 한쪽은 소홀해질 개연성이 있다.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할 정당의 소속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선거에 매달려 자칫 대통령선거는 후보개인의 이미지선거, 포퓰리즘선거로 전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국회의원 선거가 지역이슈보다 지나치게 대통령선거의 전국이슈의 영향을 받는 반대의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분점정부의 문제는 뒤에서 따로 논한다. 이렇게 본다면 나는 단임제와 중임제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제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지금 단임제를 중임제로 바꾸어야 할 만큼 필연적이고 시급한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러한 부분적인 개헌이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헌법의 기본이념과 정체성까지 건드리는 개헌으로 번질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지금 부분적인 개헌을 거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 총리제 폐지와 부통령제 신설의 주장에 대하여
총리제폐지론자는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총리를 행정수반으로, 자신은 오직 국가수반으로 인식하고 의회나 야당의 비판을 자신의 초정파적 국가통치에 대한 정략적 방해세력으로 간주하여 무시하거나 대결하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총리의 존재는 대화와 타협보다 대립과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이어서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역대대통령들이 자신의 위치를 행정수반보다는 국가수반으로 인식하여 국정운영에서 대화와 타협보다는 제왕적인 군림으로 대립과 갈등을 조장해온 점은 정확히 지적한 대로이다.
그러나 이것은 역대 대통령들이 권력분립 하에서의 대통령의 지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서 비롯된 것이지 총리제라는 제도 때문이라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총리제가 없었더라도 대통령들은 자신을 단순한 행정수반이 아닌 국가수반으로서 입법부나 사법부보다 우월한 지위에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행동했을 것이다.
총리제는 과연 필요한 것인가? 헌법상 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자리이면서 내각을 통할하는 책임을 진다. 그러나 실제로 역대대통령들은 자신들이 내정, 외정할 것 없이 직접 국정을 장악하고 총리나 장관들은 대통령의 뜻을 충실히 보좌하는 것이 대통령제의 본령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총리는 이른바 대독총리, 방탄총리 역할을 하는 데 그쳤다.
이것은 총리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대통령이 방대한 국정의 전반을 직접 챙기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일뿐 아니라,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에게 일정부분 역할을 분담케 하는 것이 총리의 내각통할권을 규정한 헌법의 취지에도 맞는다. (konas) - 계속 -
[전문 보기]
이회창/ 前 한나라당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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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재의 논리가 명쾌하여 개헌을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공감합니다. 이런 분이 대통령에 당선됐더라면 지금처럼 나라가 어렵지는 않을텐데.. 아쉽습니다. 대통령 한사람 잘못뽑은 대가를 온 국민이 지금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6-07-20 오전 8:37: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