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국익을 아느냐
- 사법연수원생 파병반대 집단행동에 네티즌들 강력반발
사법연수생 561명이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연대서명해 노무현대통령에게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간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법연수생들은 지난 12일 "미국과 영국, 점령군의 이라크 침공은 헌법 제5조 제1항에 규정된 명백한 침략전쟁"이라면서, "따라서 파병결정은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있는 헌법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수생들은 또, "이라크 파병은 파병 부대로 하여금 헌법 제5조 제2항의 '국가안전보장 및 국토방위 의무'에 포함되지 않는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 74조 제1항 및 국군조직법 제 6조에 규정된 대통령의 국군통수권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덧붙였다.
사법연수원생들의 이같은 이라크 파병 반대 집단행동에 대해
'ryusukbum' 라는 아이디를 가진 유석범 씨는
"하라는 사법연수는 안하고 벌써부터 정치연수하려 든다"면서 따끔한 쐐기를 박았다.
'skihwang'라는 아이디를 가진 황 선길씨는 "김일성이 남한 침공한 것은 합법적인 침략행위였던가?" 라면서
"법과 사회 그리고 정치문제에 중립성을 가져야할 연수생들이 임관도 되기 전에 시류에 영합하며 못된 이기심을 배운다"면서 한국의 앞날이 걱정된다"고 비판했는가 하면,
'uc3838'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송 유찬 씨는 "세계경제 질서의 냉혹함과 국가안보의 어려움을 진정으로 이해못하는 자들"이라면서 "입에 발린 좋은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반대 뒤의 대안까지 시원하게 제시해보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mywaylogos'라는 아이디를 가진 박인구씨는 "누군들 파병을 원하겠느냐, 그러나 동맹으로서나 남북간의 관계에서나 복마전처럼 얽힌 미국과의 현실을 단호한 법에 의지해보는 것은 편협한 관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사법연수원생들의 이같은 집단행동에 대해
사법연수원의 고원석 교수는 "일부 연수생들이 사회적으로 한참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집단적으로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은 공무원 신분으로나 피교육생 신분으로나 적절치않다"면서 "경위를 더 파악해 공무원 신분으로서 부적절한 행위라고 판단될 경우 규정위반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사법연수원 이라크파병 반대 의견서이다
의견서에 부쳐
"파병문제 역시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와 시스템 구축의 예외일 수 없습니다."
국가의 생존의 문제라는 논리는 위험한 것입니다.
파병을 거부할 경우 우리 국가 공동체의 생존이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은, 이 문제에 있어서는 법치주의가 유보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리는, 우리 사회의 모든 원리와 가치를 퇴행하게 하고, 이성적, 합리적 판단을 어렵게 합니다. 이 위험한 논리는 현실의 면밀하고 신중한 검토를 근거로 하여 국가가 명백히 존립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객관적으로 판단되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성립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 일각의 위와 같은 주장 어디에도 이러한 치밀한 상황 분석은 없습니다. 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적 합의도 없습니다.
정말 파병이 경제적, 외교적 이익의 문제입니까
중동 시장에서의 영향과 국내 외국 자본에 미칠 영향, 미국이 당장 외교적으로 우리나라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와 아랍, 유럽 국가들이 국제 정치 무대에서 우리나라에게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 이러한 검토들을 통하여 파병문제의 답을 내릴 수 있습니까. 현재의 전투병 파병문제는 각국 국민들의 생명을 건 무력 분쟁에서 우리가 당사자가 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헌법은 국제적 무력 분쟁에 대하여 국제평화주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경제, 외교적 이익은 대한민국 헌법상 국제평화주의 원리를 넘어서는 헌법적 이익일 수 없습니다. 오히려 국제평화주의 원리는 바로 이러한 상황의 해결 기준입니다.
헌법 원리는 이익 충돌 경우의 해결 기준을 제시하는 국가공동체의 운영원리이며 국민들의 최소한의 합의입니다. 헌법 원리를 무시하는 이익 논쟁은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의 성숙도를 30년 전으로 되돌리는 것일 뿐입니다.
헌법 원리는 법과 시스템의 출발이며 그 핵심입니다.
법치주의는 법과 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 속에서만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국민들의 신뢰는 국가가 스스로의 결정을 이에 근거하여 내리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줄 때에만 형성됩니다. 더군다나 헌법 원리는 이러한 법과 제도의 근거이며, 그 일체성을 유지하는 기준입니다. 헌법 원리를 거스르는 국가 행위 속에서 국민들의 신뢰는 없습니다. 파병문제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이러한 판단 아래, 우리 사회의 예비 법조인으로서의 무거운 사명감을 느끼며,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께 저희들의 의견을 제출합니다.
경청해 주십시오.
의 견 서
존경하는 대통령님
저희들은 법률전문가로서의 이론과 실무를 연구ㆍ습득하고 높은 윤리의식과 국민에 대한 봉사정신을 함양함으로써 법치주의의 확립과 민주주의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법원조직법 제72조의2) 수습을 받고 있는 사법연수생들입니다. 저희들은 이번 이라크 파병 논쟁이 국가 최고 지도 원리인 헌법과 법치주의의 관점에서의 면밀한 검토 없이 이익의 정도에 대한 논쟁으로만 치닫고 있는 것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미흡하지만 아래와 같은 저희들의 법적 의견을 제출합니다. 첨예한 국가 중대사를 헌법적 원칙과 법치주의에 입각하여 결정해가는 계기를 만드시기를 기원합니다.
1. 미국과 영국, 점령군의 이라크 침공은 헌법 제5조 제1항에 규정된 '침략전쟁'입니다.
국제연합 헌장은, 제42조와 제51조에서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르거나 자위권의 행사에 따른 무력행사만을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 3월 19일,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라크에 대한 무력제재를 내용으로 하는 결의안 채택을 요구하다가, 프랑스와 중국 등의 반대에 부딪혀 이를 실현할 수 없게 되자 결의가 없는 상태에서 돌연 일방적인 침공에 들어갔습니다. 또한 이라크 침공 직전까지 이라크의 무기폐기는 안전보장이사회 사찰단의 감시 아래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고, 미국과 영국을 상대로 무력행사를 할 것이라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도 전혀 드러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자위권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1974년 국제연합 총회에서 의결된 '침략에 관한 정의' 제3조 제1항의 명문에 반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라크 침공은 헌법 제6조 제1항의 국제법 존중주의와의 조화적 해석에 따를 때 헌법 제5조 제1항의 '국제평화주의'를 침해하는 침략전쟁입니다.
2. 파병 결정은 헌법 제5조, 제74조 제1항 위반입니다.
침략전쟁에 동참하는 것은 '침략전쟁을 부인한다'는 헌법 제5조 제1항의 명문에 반합니다. 우리나라가 이미 지난 4월 17일 공병대와 의무대를 파병한 것도 전쟁 수행에 참여하는 것이며, 이를 금지하고 있는 '침략에 관한 정의' 제3조 제7항의 명문에 반하기도 합니다. 특히 파병 부대로 하여금 헌법 제5조 제2항의 '국가 안전보장 및 국토방위 의무'에 포함되지 않는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74조 제1항 및 국군조직법 제6조에 규정된 대통령의 국군통수권의 범위를 벗어납니다.
3. 파병되는 군인 및 현지와 국내의 국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합니다.
현재 이라크에서는 연일 점령군에 대한 테러 공격과 이라크 국민들의 시위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점령군의 일방적인 종전선언 이후의 점령군의 사상자 수가 오히려 그 이전의 사상자 수를 넘고 있습니다. 국군을 파병할 경우에도 수일이내에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 예상되고, 이러한 위험은 명백하고 현존하는 것입니다. 일방 당사자의 요구로 군사적 지원을 하는 경우, 타방 당사자에 의한 현지와 국내의 국민들에 대한 무력 공격의 위험성이 증대시킬 것도 예상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헌법상 국군통수권의 범위를 벗어나서 국군을 파병하고 그들에게 점령군의 지휘와 명령에 복종하도록 하는 것은, 헌법 제10조에 보장된 행복추구권의 핵심적 내용인 평화적 생존권, 즉 무력충돌과 살상에 휘말리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 국민들을 위 전쟁의 일방 당사자국 국민으로 만드는 것이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 한,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위험성의 증대는 그 개연성이 어느 정도 이건 상관없이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합니다.
더군다나 대 테러전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이라크 국민들과 총을 겨누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국군에 의한 대 민간인 반인도 범죄가 발생하는 경우, 우리나라 국회가 2002년 11월 8일 비준한 로마규정에 의하여 파병군인은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되어 형사책임을 지게 될 수 있습니다.
4. 국제연합 결의안 이후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2003년 10월 16일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채택된 결의안은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에게 12월 15일까지 헌법 제정과 새 정부 구성 일정의 제시를 의무화하고 다국적군을 구성하여 그 과정에서 사회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이라크를 일방적으로 침공한 점령군의 통치권과 지휘권을 빼앗지 않는, 모순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명백한 헌장 위반인 침공행위 자체와 그 이후 지금까지의 점령군 일원으로서의 파병행위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이 없습니다. 그 결과 점령군은 5월 1일 일방적인 종전선언 이후 행사하고 있는 모든 권한을 위 결의안 이후에도 그대로 행사하고 있고, 특히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의 모든 결정에 대한 최종결정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위 결의안 채택이후로 실제로 파병을 한 국가도 전혀 없어, 이미 다국적으로 이루어진 점령군의 실질과 형식은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의 파병은 현재의 위헌적 상태를 해소하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그 자체 역시 위헌의 소지가 있습니다.
5. 우리 국민 한명이라도 이라크 국민을 상대로 총을 드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헌법 제66조 제2항은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국군에게 이라크 국민들을 상대로 총을 들도록 명하는 것은 위와 같은 헌법적, 국제법적 문제가 있으며, 이미 발생한 위헌적 상태를 심화시키고, 대통령의 헌법수호책무에도 반합니다.
이어지는 크고 작은 국정업무로 바쁘신 와중이지만, 헌법적 의견과 국민의 여론을 두루 경청하시어 현명한 판단을 하시길 기원합니다.
2003. 11. 12.
사법연수생 제33, 34기 ___명 드림
첨부자료 1. 헌법 전문, 제5조, 제6조, 제10조, 제66조 제2항, 제74조
2. 국군조직법 제6조
3. 침략의 정의에 관한 결의(국제연합 총회 결의)
4. 국제연합 헌장 제42조, 제51조
5. 국제형사재판소 로마규정 제8조
6. 국제연합 2003년 10월 16일 결의안 제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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