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核실험···'安保경시 정권' 각성해야
북핵 경고를 ‘냉전’ 논리로 비판해 온 당국자들은 책임 외면할 수 없다
우려돼 오던 북한 핵실험이 가시권 안에 들어오고 있다. 북한의 지하 핵실험 징후가 美정보당국에 포착됐고, 美언론이 국무부와 군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북한 핵실험을 강력히 경고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북한은 이미 실질적인 핵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마침내 핵실험에 성공한다면 핵무장은 기정사실화되고, 北은 그동안 ‘열망’해 오던 ‘핵보유국’으로서의 국제적 공인을 획득하게 될 것이다. 북한의 핵무장은 한반도 안보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어, 남북 군사균형을 일거에 붕괴시키게 된다. 그리고 북한에 확고한 군사적 우위를 가져다 줄 것이다. 한국은 대북 방위체제의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게 된다.
핵무장은 수십 년간 지속된 북한 정권의 오랜 전략적 목표로서, 대남 적화전략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북한의 핵보유는 남한에 대한 강력하고 가공할 군사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미 북한은 미사일 분야에서 상당한 능력을 갖고 있음이 입증된 상태다. 미사일에 핵탄두의 장착이 가능해진다면, 한·미·일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부상하게 된다. 지난 7·15 UN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직후 북한이 “더 강력한 물리적 행동조치”를 언급했을 때, 이미 ‘핵실험’ 가능성은 예고되었었다.
북한이 핵실험 단계에 들어섰다는 사실은 그동안 ‘햇볕’ ‘화해·협력’ ‘평화·번영’ 이름으로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추진해 온 대북정책이 완전 실패했음을 실증해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 핵개발이 ‘협상용’ ‘자위용’이라며 그 의도를 간과하고, 오히려 북핵 경고 목소리를 ‘냉전’ 논리로 비판해 온 관련 당국자들은 응분의 책임을 외면할 수 없다. 또한 대규모 지원으로 北을 안정시켜 한반도 평화를 유인해보겠다는 대북 노선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 2002년 말 제2차 한반도 핵위기 시 1~2개 정도에 불과했던 북한 핵무기 보유수가 최대 12개 까지 추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노 정부는 ‘한반도 평화’를 구실로 북핵 문제의 “외교적·평화적 해결”에만 집착, 한미 갈등의 원천을 제공했으며 결국 북한에 ‘시간 벌기’를 허용, 핵무장을 방치한 결과가 됐다. 6자회담은 ‘지리멸렬’을 면치 못했고, 북한 정권은 ‘평화’에 매달리는 노 정권에 ‘핵실험’으로 응답하고 있는 셈이다. 이 정권이 북핵 성과로 선전하던 ‘9·19 합의’란 것도 휴지 조각으로 변할 처지다. 그럼에도 북한에 핵실험을 말도록 경고하고 국민에게 그 위험을 알리는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다.
7·5 미사일 발사 때도 그랬다. 미국이 그 징후를 예고했을 때, 이 정권 사람들은 ‘미사일 발사설은 공연한 걱정이며 미·일이 근거 없는 설을 유포한 것’ 등의 발언을 마다하지 않았다. 막상 발사 후에도 청와대는 “안보 위기가 아닌, 정치적 사건이었으며, 어느 누구를 겨냥한 것도 아니었다”는 어처구니없는 논평을 내놓았다.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지금까지의 ‘안보 경시’ 태도에 대해 정권 차원의 일대 각성이 요구된다.
지금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라는 이름으로 지난 반세기 한반도에서 전쟁 억지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해 온 한미 연합 방위체제가 해체되려 하고 있다. 때마침 한미 정상회담이 9월 열린다. 과연 양국 정상은 그동안의 불협화음을 해소하고 동맹 강화와 대북 공조체제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인가.
한반도는 지금 예상을 불허하는 안보 격변기에 들어서고 있다. 그럼에도 분배 투명성이 전혀 확보되지 않는 북한에 10만t의 식량을 포함 2천억 원이 넘는 대규모 지원을 제공할 태세다. 다수 국민의 안보 불감증은 바로 이러한 무분별한 대북정책에서 연유하는 게 아니겠는가.(konas) (출처: 문화일보 포럼, 2006.8.21)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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