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원로 "대통령 말려달라"‥김근태 "당론은 정해졌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 만나 '작통권 환수 반대' 입장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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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오자복, 이상훈 前 국방장관, 박세직 재향군인회장 등 성우회 원로들은 23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를 방문해 김근태 당의장에게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문제는 지금 논의할 시기가 아니라는 것을 대통령에게 건의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지만 김근태 당의장은 "원로 여러분들의 충심은 이해하지만 '전시 작통권 이양'은 이미 당론으로 정해진 것이다. 전시 작통권을 '이양' 받는 과정에서 안보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며 완곡히 거절했다. 어제(22일) 한나라당을 방문해 강재섭 대표와 대화를 나눴을 때와는 달리 서로의 입장차이가 극명함을 확인한 만남이었다.
김성은 前 국방장관은 이날 만남에서 "북한의 핵무기가 10발이 넘는다는 소문이 있고 얼마 전에는 미사일 발사도 있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게 되면 우리가 재래식 무기를 아무리 증강해도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 전시 작통권을 단독행사하겠다는 것이냐"며 "지금의 시국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을사조약으로 나라가 넘어가던 시기와 같은, 초비상시국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 前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 소문과 미사일 발사, 정전협정을 무시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대통령은 작통권 단독 행사 이야기만 하고 있다. 그래서 前 국방장관 15명에게 지금과 같은 시기,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를 주장하는 게 국익에 부합하는가 물어봤는데 모두 그건 아니라고 했다"며 "우리가 대통령을 만나려고 해도 만나주지 않으신다. 김 의장께서 대통령께 건의해 지금의 전시작통권 논의를 막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상훈 前 장관도 "전시 작통권은 사실 한국과 미국이 공유하는 것으로 미국이 뭔가 하려고 해도 우리 대통령이 안된다면 안되는 것"이라며 "전시 작통권과 국가적 자존심, 국가 주권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우리 설명을 적극 반영해 달라"고 건의했다.
오자복 前 장관은 "지금의 한미 연합사 체제는 가장 저렴한 비용이 드는 '전쟁보험'이다. 그런데 정부의 계획대로 한다면 돈은 돈대로 들면서 대북 억제능력은 지금보다 더 떨어지게 된다"며 "지금 전시 작통권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백해무익하다"고 말했다.
박세직 향군 회장은 전시 작통권 문제에 대해 첫째 안보 전문가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 둘째 전시 작통권이 국가 주권, 국민 자존심과 관련 없는 문제인데도 포퓰리즘 정치에 이 문제를 이용한다는 점, 셋째 한미 연합사 체제가 사라지면 미국이 북한을 불시에 공격해도 우리가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 넷째 북한의 핵위협으로 군의 사기가 추락하는 것은 물론 해외 자본의 탈출, 급격한 이민 증가로 이어져 국민들이 공황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점, 다섯째 우리 군이 미군을 대신하는 대북 억제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31%가 더 많은 국방비가 필요한데 국민들이 부담하기 어렵다는 점, 여섯째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라는 것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대남적화전략을 도와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점의 여섯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며 단독행사 추진 철회를 요구했다.
박 회장은 또 딕 체니 美 부통령과 만났던 일에 대해 설명하며 "현재 美국방성의 젊은 실무자들은 '한국은 포기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국의 반응에 경악했다'고 말하고 있는데 현 정부의 주장처럼 과연 한미 동맹이 더 튼튼해 지겠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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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근태 열린당 의장은 '유감스럽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며 "원래는 여러분들을 만날 필요도 없지만 여러분들께서 고심하는 문제라고 생각해 만났다. 그런데 대통령과 당을 동일시하는 등 대화의 예의를 지키지 않아 심히 유감스럽다"며 군원로들을 나무라듯 말해 분위기가 어색해 지기도 했다. 김 의장은 또 "과거 노태우 정부 당시에는 작통권 환수에 동의했다가 지금은 안된다는 건 여러분들의 정치적인 입장 때문이 아니냐"며 성우회원들의 입장을 비판했다.
김 의장은 전시 작통권 문제에 대해 버시바우 주한 美대사와의 대화를 소개했다. 그는 "버시바우 美대사가 전시 작통권 환수(Take back)라는 표현대신 이양(transfer)이라고 표현해달라 했다"며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가 아니라 '전시 작통권 이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또 "버시바우 대사는 전시 작통권 이양으로 한미 동맹은 강화되는 반면 주한미군 철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작통권을 부드럽게 이양할 시기에 대해 논의하기를 희망했었다. 오는 10월 한미연례안보회의에서도 '우방과 동맹'으로 이 문제를 협의했으면 하고 말했다. 외교관의 발언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것"이라며 성우회원들의 의견을 반박하고 요구를 묵살했다.
성우회원들과 김근태 의장의 의견을 듣던 조성태 열린당 의원은 "오는 10월 한미연례안보회의에서 전시 작통권 '이양'에 대한 로드맵을 짜기로 했다. 여러 원로분들의 고민은 알겠지만 이 문제는 이미 하는가 마는가의 단계는 넘어섰다"며 "현 상황에서는 대북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최선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첫째 작통권 해결 전 북핵이 먼저 해결, 둘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셋째 남북 군사신뢰관계 구축 등 세 가지의 전제 조건을 제안해 이 문제들이 해결된 다음 전시 작통권 '이양'문제를 논의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성곤 의원도 제안을 내놓았다. 김성곤 의원은 "오는 8월 30일과 9월 4일 각각 성우회원과 향군 회원 여러분들을 초청해 충분히 시간을 갖고 토의하자"며 10월 한미연례안보회의 이전에 전시 작통권 문제에 관한 로드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 로드맵을 보시면 상당히 마음이 놓이실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말씀하신 성우회원들의 의견을 선결조건으로 문서화시키면 지금 걱정하시는 부분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김근태 의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여러분들의 의견은 잘 알겠지만 당론은 확실히 정해졌다. 전시 작통권 이양은 이뤄질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안보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며 성우회원들과의 대화를 끝냈다.
이날 간담회는 약 40여 분 동안 계속되었으며 성우회 측에서 김상태 회장과 김성은, 오자복, 이상훈, 이기백, 이종구 전 국방장관을 비롯해 박세직 향군회장, 김영관 전 해군참모총장 등이 참석했고, 열린우리당에서는 김 당의장과 김성곤, 유재건, 조성태 의원 등 국방위원들이 배석했다. (konas)
전경웅 코나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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