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작전통제권 한국군 단독행사 문제」를 현시점에서 서둘지 말아야 할 이유
아래 글은 재향군인회 박세직 회장이 지난 23일 전직 국방장관 등 군원들과 함께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지도부를 방문해 전시작통권 단독행사 유보를 건의한 내용입니다. <편집자>
『전시 작전통제권 한국군 단독행사 문제』를 현시점에서 서둘지 말아야 할 이유
1. 국가의 안전이나 안보는 정치나 정당을 초월해야 하며, 국가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음을 먼저 전제하고자 합니다. 국가의 안보나 국민의 안전은 개인으로 말하면 생명의 안전이며 국민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비행안전진단 전문가에 의해 비행불가의 판단을 받은 비행기에 '국가의 체면이 있고 자존심이 있으니 계획된 대로 그 비행기를 타고 가라'고 권하는 부모나 기업가나 국가의 지도자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여기 모이신 역대 국방장관님들은 적어도 국방이나 국가 안보면에서는 전문가이십니다. 대통령과 국회와 국민의 이해를 돕는 안보자문위원들이기 때문에 이분들의 말씀을 경청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2. 한국의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행사 문제'는 국민의 자존심과 결부시킬 문제가 아닙니다. 6·25당시 불법 남침을 당한 한국의 방위를 위해 국제법 상 최상위 기구인 국제연합의 결의에 의해 유엔이라는 명분의 집단안보체제에 의해 한국을 방위했고, 지금도 유엔군 사령관에 의해 휴전이 관리되고 있으며 만약 휴전이 파기되거나 전쟁이 재발된다면 당연히 유엔군 사령관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전쟁이 수행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한미연합사는 이러한 유엔의 기구와 권위를 위임받은 유엔군 사령관이 연합사령관을 겸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이것을 국민의 자존심과 결코 결부시켜 생각할 문제가 아니며, 유엔의 결의와 권위를 준수하며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세계 각 국의 지지를 받기 위한 조치로서 오히려 현명하고 떳떳하게 생각할 문제입니다.
2차 대전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구라파 진공 시 미국과 영국이 비록 유엔기구와 같은 권위 있는 연합작전체제가 아니었지만, 국익과 전쟁승리를 위해 자존심 높은 영국 국민이 몽고메리 원수 같은 자국 군인을 제쳐놓고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장이 상륙군 사령관이 되게 한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민족의 진정한 자존심은 전쟁에서 이긴 다음 떳떳하게 국가를 보존할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이지, 잘못 판단해서 전쟁을 억제하지 못하고 적의 침공을 유인하여 온 국토가 잿더미가 되거나 전쟁에 지고 이 땅이 공산화 된 다음 민족적 자존심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3. 현 유엔군사령부와 연합사령부 체제는 미국이 독단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한미 양국의 합의체에 의해서 모든 작전 행동이 결정되는, 양국의 의사를 최대로 존중하고 권한의 평등성을 보장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지휘체제입니다.
본 사령부의 인원 편성으로 봐 수적으로나 기능상으로 대등한 입장이고 어느 한 쪽의 동의없이 작전을 개시하거나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수도 없는 가장 효율적인 체제이며, 한미 양국의 국가원수의 통수권이 충분히 행사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만약 유엔사가 해제되고 이러한 합의체가 와해되고 만다면 미국이 단독으로 북한을 공격하거나 어떠한 무력행위나 제재를 결의하고 단행해도 이를 억제하거나 중단시킬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없는 것입니다.
4. '작통권 단독행사 문제'는 한미연합사의 해체는 물론 유엔사령부의 해체까지도 수반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1) 막대한 미국의 군사력과 물자를 한국전에 자동 투입함을 어렵게 만듬으로 속전속결의 적의 전략에 취약하고 작전 계획 5027 등의 계획이 폐기 될 수밖에 없으며,
2) 핵우산 하에 있는 지원체제나 기능이 약화되거나 소멸될 가능성이 크고 북한의 핵 공격 내지 핵에 의한 위협과 협박에 국군의 사기 저하는 물론 국민의 심리적인 공황을 야기시켜 국가적인 위기를 자초할 가능성이 큽니다.
(1) 자칫 국민으로 하여금 '전쟁공포' 내지 '패배주의'로 몰고 갈 위험성이 크며 그렇게 될 경우,
(2) 친북좌경세력은 더욱 증가되어 이념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며,
(3) 국내외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경제적인 불안과 파탄을 가져올 우려가 있고,
(4) 해외 이민을 위한 자본이나 외환유출이 더욱 급증할 것입니다.
지금도 미국 LA와 같은 특정지역은 한국인의 해외 자본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5) 전쟁은 무기나 군사력 보다 군인과 국민의 사기와 전투의지, 나아가 단결협동하는 심리상태가 좌우한다는 것을 깊이 명심해야 합니다.
5. 북한의 핵실험 징후와 미사일 발사의 위협으로 보아 향후 수 년 내에 어떠한 군사적 긴장이 도래할지 판단하기가 어려운 이 시점에 연합사의 해체에 따른 주한미군철수 가속화로 이를 보완하기 위한 한국군의 군사력 증강을 위한 국민적인 부담은 천문학적이기 때문에 국민 경제와 민생을 크게 심화시킬 것입니다.
1) 현 국방비는 GDP의 2.7%에 불과한데 적어도 현대화 된 자주국방을 완비하자면 GDP대 국방비 규모를 0.8% 올린 3.5% 수준으로 높여야 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판단입니다.
2) 현 GDP 대 2.7%를 0.8%를 올린다는 것은 무려 32%의 국방비 증액을 말함으로 금년의 국방비가 정부예산의 16.2%로 작년보다 0.1% 낮아졌는데, 과연 현 정부나 국민이 국방비 예산 규모를 32% 증가시킬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아도 어려운 국민경제에 과중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6.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문제'가 조기에 실현될 경우 북한의 대남적화 전략을 돕고 북한의 '남한 접수 전략'의 유혹을 가증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대남적화 전략 또는 '남한 접수전략'이 무엇입니까?
1) 국가보안법 철폐 - 주한미군철수 - 유엔사해체/평화협정 - 연방제 통일이 아니겠습니까?
2)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문제'의 이면에는 이 같은 엄청난 음모와 국가 생존 내지 전쟁이냐 평화냐의 중대한 문제가 복병으로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야만 합니다.
7. 국민의 선량이 되시는 국회의원님이나 국가의 지도자는 특수한 전문분야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나아가 이해가 부족한 국민을 설득 이해시킬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1) 이 자리에 계시거나 계시지 않는 역대 국방장관님들과 역대 합참의장 모두가 '전시 작통권 조기 단독행사 문제'는 보다 신중히 다루고 북한의 위협이 소멸되거나 자주국방이 실현 될 때까지 환수 날짜를 못을 박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입니다.
2) 심지어 국방장관을 역임한 여당 국회의원이 이 문제를 반대하고 또 국방장관을 역임하고 현재 정부 여당의 고문으로 있는 분이 극구 반대하는 문제를 소홀히 해서야 되겠습니까?
3) 그러나 전시작통권 조기행사 문제는 그 용어부터가 전문적인 데다가 그 내용과 이에 따른 영향을 파악하는데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그래서 잘 알지 못하는 국민에게 '독립국가의 독자적인 작전권을 가져야 한다. 국민의 자존심의 문제다.' 라고만 한다면 어느 국민이 반대하겠습니까? 그래서 KBS 여론조사에 찬성이 51%넘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식 여론몰이로 정치적인 이득을 보려는 것이 소위 '인기영합주의, 포퓰리즘'이 아니겠습니까? 국가 생존이 걸린 문제를 이런 식의 정치 논리로 국정을 운영해 나가는 것은 참으로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8. 저희 재향군인회는 회법상 '향토방위의 협조 및 지원'과 '국제재향군인회 및 유관기관과의 친선유지와 유대강화' 그리고 '호국정신을 선양' 하게 되어 있어 국가안보에 관한 한 우리의 의사를 정부에 보고도 하고 민간차원의 안보상의 외교를 할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1) 따라서 국가 안보상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문제들을 분석평가하기 위해 지난 6월초 여기 계시는 국방장관님들과 민간인 전문가로 구성된 80여명의 정책자문위원들을 모셔다가 작통권 조기 단독행사 문제와 NLL의 문제, 국보법 문제에 대한 심층적인 토의 결과를 대통령께 6·25기념식 날 직접 보고 드리고 국방장관에게도 통보했고,
2) 지난 7월 27일 워싱톤 6·25 휴전협정 기념일 행사시 딕 체니 미 부통령과도 만나 우리 재향군인회나 한국국민의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3) 그러나 '전시 작통권 조기 단독행사 문제'는 매우 전문적이기 때문에 일반국민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국회가 이 문제를 투표로 의결하기 전에 국민으로 하여금 이 문제를 바르게 이해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4) 따라서 국회 안보에 관한 연구회 같은 데서 여야를 초월해서 '국가생존을 위한 국민안보계도 특별위원회'를 설치해서라도 이 문제를 보다 심도 있게 연구 논의해서 국민을 바르게 이끄시고 바른 정책 판단을 하실 것을 촉구드립니다.
9. 마지막으로 본인이 금번 미국 워싱톤을 방문하여 딕 체니 미 부통령을 만나고, 미 국방성의 관계관들을 만나면서 느낀 소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정부는 전시작통권 조기단독행사 문제와 한미동맹과는 무관하며 하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합니다만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미 국방성의 젊은 실무자들이 자기들의 말에 의하면 '한국은 이미 포기했다'란 말이 공공연히 오가고 있는데 다가, 금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한국 정부의 입장 표명과 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심지어 분노(INDIGNANT)까지 했다는 말을 서슴치 않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 2차대전 후 한반도 지도상에 38선을 그어 상부에 건의한 자들이 누구였습니까? 미국 국방성의 중령 대령 등 실무진이지 않습니까? 한미우호나 상호방위조약의 실무자인 이들 군인들의 심리상태가 과연 이렇다면 정부의 '한미관계 이상없다'란 말이 성립되겠습니까?
존경하는 여러 의원님들의 현명하신 판단과 애국심에 호소합니다. 경청해 주셔 감사합니다. (konas)
박세직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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