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통권은 '자주·주권'과 별개‥ 소모적 논쟁 중지를"
"전시작통권 논란, 합리적 대안은 없는가?" 토론회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행사를 둘러싸고 촉발된 '자주'와 '주권' 문제가 한 토론회에서 다시한번 논쟁을 일으켰다.
"한국이 작전통제권을 단독행사하지 못했던 것은 우리 군사주권의 일부를 유엔사, 한미연합사 등에게 이양한 데 따른 것이므로, 전작권 환수 추진은 우리의 군사주권을 보다 많이 행사하기 위한 노력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의 의견이 제기되자, 전작권은 '자주·주권'과는 별개 문제이며 국력의 결집을 위해서도 더 이상 소모적인 '자주' 논쟁은 불식되어야 한다는 반론이 학자들 간에 오갔다.
또 "지금처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란이 이념 논쟁으로 확산된 것은 정부가 미국과 우리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 협상력 부재 때문"이라는 정부책임론이 제기되면서 공방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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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공방은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가 주최한 제37차 통일전략포럼에서 나왔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이 연구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작통권 환수 논란, 합리적 대안은 없는가' 세미나에는 조성렬 국제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의 주제발표에 이어 차두현(국방연구원 연구위원), 김영호(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최강(외교안보연구원 교수),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박승부(아태전략연구회 선임연구원)씨 등이 토론에 나섰다.
이 날 포럼은 '전시작전통제권'이 로드맵 합의를 기점으로 한국으로 환수(단독행사)된다는 측면이 내재된 가운데 발제 및 토론이 전개되는 양상이었다.
발제자로 나선 조성렬 기획실장은 전시 작통권 환수는 이제 95% 이상 진행된 상태로 환수는 불가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을 그만 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실장은 12일 재향군인회, 선진화국민회의 등 11개 보수단체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의 중단 촉구 500만명 범국민서명운동'을 선언하고 '2007년 대선 때 재협상을 공약하는 후보를 당선되도록 해 차기 정권이 재협상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발표한데 대해 "전작권 환수문제를 기화로 보수 진영을 단일대오로 결집시켜 대선 정국에까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고 비난했다. 그는 "냉전시대의 경험을 근거로 부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전작권 환수 논의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기 보다 미국의 새로운 동북아 전략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사실에 근거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해 군원로들과 각계 지식인·전직 외교관·전직 경찰총수들의 작통권 환수 논의 중단촉구 성명을 냉전적 사고로 몰아붙쳤다.
조 실장은 이어 "진정으로 안보를 걱정한다면 국론분열을 조장하기 보다 전작권 로드맵을 예정대로 확정하고 차질 없이 환수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남북관계를 평화적으로 관리한다면 '데프콘3'을 발동할 상황이 생기지 않을 것이므로 전작권 환수에 안보불안을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고 말해 각계 원로들의 우려와 70%에 이르는 국민의 반대여론과는 다른 주장을 펼쳤다.
조 실장은 또 한미연합사가 해체될 경우 한미동맹이 약화될 것이라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전작권을 환수해서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군사협조본부'(MCC)를 창설하는 것은 새로운 안보상황에 맞도록 작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며, 한미연합사 해체와 군사협조본부의 창설은 냉전형 동맹관계를 탈냉전형 동맹관계로 한단계 발전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한미상호방위조약이나 대한 방위공약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미국은 10만5천명에 이르는 주한미국인이 국내에 체류하기에 미국은 이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적으로 개입하고 증원군을 파견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국방개혁 2020'에 소요되는 향후 14년간 621조원의 국방비 문제에 대해서도 "인구 4천700만명을 기준으로 연간 1인당 94만원에 해당하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며 이는 숫자놀음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단순 논리에 불과할 뿐이라고 주장하고 이는 "군사력 건설에 필요한 국방비가 얼마냐에 초점을 맞췄다기 보다 1인당 부담액이 얼마라는지 하면서 국민을 정치적 논란속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해 일부 토론자와 객석으로부터 실소를 자아내게 하기도 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차두현 국방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현 상황에서 미국이 제시한 2009년의 이양은 여건면에서 충족이 힘든 것이 사실" 이라고 말했다.
차 위원은 "작통권 환수와 한미연합사 해체는 미국의 대한 안보공약이 '담보'거래에서 '신용'거래로 바뀌는 것을 의미하며, 신용에 바탕을 둔 거래는 제도적인 담보에 기초한 거래보다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이행기간 중 지원방안을 제시하더라도 이 역시 유동적이며, 대미의존을 강화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한반도 안보상황과 한국군의 자체 방위력 증강을 염두에 둔 '여건' 중심의 접근"을 강조해 발제자와는 다른 시각을 노출했다.
그는 또 "'작전통제권 단독행사 = 동맹약화' 개념은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한국주도 - 미국지원이 미래 한미동맹 조정의 핵심인 만큼 작통권 단독 행사 이후 한미간 역할 분담과 미국의 지원내역에 대한 보다 구체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 위원은 발언의 말미에 자신도 "국방부에 속해 있지만 단독행사를 함에 있어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얼마만큼 준비가 잘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내가 하는 말이 잘못되었다고 한다면 언제라도 각오가 돼있다" 말해 여운을 남겼다.
전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부 차장을 지낸 예비역 장성인 박승부 아시아태평양 전략연구회 선임연구원은 자신이 연합작전을 수행하고 연합사에서 미군과의 훈련을 통해 느낀 연합작전과 한미연합사 체제의 중요성을 강하게 피력하면서 발제자의 발언을 반박했다.
박 위원은 "지난 94년 평시 작전권의 한국 이양은 빈 껍질만의 이양이었다"고 말했다. 즉 미국으로부터 평시작전권을 우리 요구에 의해서 가져왔지만 실상은 훈련연습 개발이나 위기조치 능력, 정부공유 등과 같은 것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며 "'안보'는 현재의 위협도 중요하지만 먼 훗날 미래의 위협도 고려해야 한다. 무작정의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는 시기상조" 라며 원로들의 고언을 들었다.
박 위원은 현재 "정부가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단독행사를 추진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면서 "한국군과 미군이 군사적 측면에서 접촉하는 것과 미군과 일본이 접촉하는 것은 숫자상으로도 확연한 차이가 있다. 앞으로도 한미연합체제 대신 미일연합체제가 더욱 발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미연합사는 한미군의 (전쟁억지를 위한)핵이다. 한국군에 가장 훌륭한 기법을 제공해 주는 센터"라 말하고 "여기에서 전 세계 어느 전역에서도 일어나는 상황을 파악하고 대비하며 한국군에게도 그런 능력을 부여해 주고 있다"말해 연합사 해체와 같은 상황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Konas)
이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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