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오판한 통일안보 라인 문책하라
북한 핵실험으로 노무현 정부의 통일·안보 정책은 파탄에 직면했다. 핵실험 성공은 북한 핵무장의 극적인 ‘마무리’를 뜻한다. 이 중대한 결과에 예상도 대응책도 마련하지 못한 정책 과오는 문책이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현 통일·안보 정책담당자들의 과오는 어디서 오는가? 먼저 북핵 오판은 단순한 실기가 아닌, 보다 근본적인 성격의 문제다. 첫째는 남한을 적대시하는 북한 정권을 친구로 보았기 때문이며, 둘째는 우리와 ‘자유·인권’의 이념을 공유하는 우방 미국을 ‘제국주의적’으로 보고 멀리하려 했고, 그 대신 보다 패권 지향적인 중국에 가까워지려 했다. 한반도 주변 현실을 잘못 읽은 것이다. 한마디로 적과 동지를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핵실험을 통해 비로소 북한 정권이 진정 추구하는 목표와 숨은 의도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이 정부 통일·안보 라인의 현실인식에 근본 오류가 있음이 여지없이 입증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그 오류를 인정치 않고 있다. 일례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북한 핵실험 후 국회 답변에서 “햇볕정책의 근본적 수정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람의 신념체계가 쉽게 바뀌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하겠다. 고전에도 인간은 오직 ‘거듭남’에 의해서만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 했으니, 어차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이제 정세 오판으로 실패한 관료는 물러나고, 새 인물이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호전적인 대남 전략으로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협하는 북한 공산정권에 과감히 맞설 고위 공직자가 절실히 필요하다. 물론 이 정권 자체가 좌파 성향인 까닭에 그 기대에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예컨대 열린우리당의 김한길 이목희 의원은 지난 10일 청와대 여야 조찬모임에서 “북한 핵이 남한을 겨냥한 게 아니다”고 언급했으니, 이들의 대북관이 얼마나 오도(誤導)된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은 이 정권의 잔여 임기를 앞두고 극히 이상주의적이고 경험 없는 각료들이 부디 교체돼 사태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에 부응하는 것이야말로, 햇볕정책의 한계를 고백한 노 대통령이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그것이 북핵을 오판하여 나라를 거의 ‘파국’ 상황까지 이르게 한 정권의 수장으로서, 최근 ‘정권 퇴진’마저 요구하는 국민의 분노를 다소나마 가라앉힐 수 있는 길일 것이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국내 야당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해외 유수 언론들도 한국의 햇볕정책이 파탄에 직면했으며 노 정부가 이를 시인했음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햇볕정책이 가장 타격을 받게 될 것”임을 예고했다. 여권에서도 한명숙 총리가 햇볕정책이 핵무장을 막는 데 ‘실패했음’을 자인했다. 노 대통령도 햇볕정책 변화의 불가피성을 언급했다. 이 상황에서 노 대통령은 더 이상 언어의 유희로 국민을 혼란케 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우리 국민이 잘 잊는 습성이 있다 해도, 최소한 견지해야 할 원칙은 있다. 대통령이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면, 이를 시정키 위한 정책 변화를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 그 출발은 바로 정책 과오에 대한 인책이요 새 인물의 기용이다.
노 정권이 햇볕정책의 문제점을 깨달았다면, ‘햇볕’의 양대 축이며 사실상 대북 현금 제공 루트인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전장에서는 말을 갈아타지 않는다”는 말로 문제의 핵심을 피하려 해선 안된다. 그보다는 무능한 말의 책임을 물어 교체함으로써, 악화된 전황을 회복해야 한다. 패장을 오직 ‘코드’만으로 비호하는 마이 웨이는 국민의 엄중한 저항을 부를 것이다.(konas)
홍관희/안보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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