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과 한국의 대북 경제제재
북한의 핵실험 이후 유엔안보리는 대북 제재 결의안 1718호를 15개 이사국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의 주 내용은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를 완전히 검증되고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in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manner) 폐기되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북한의 NPT와 6자회담으로의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이와 병행하여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관련된 인적, 물적 자원에 대해 강한 규제를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대북제재와 관련하여 90일마다 임시위원회의 결과를 안보리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변국들의 끊임없는 설득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실험을 감행하였다. 북한이 개발한 핵무기는 협상용이라기보다는 자위권 차원에서 한국, 일본, 나아가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간 한반도 비핵화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해 온 한국으로서는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위해 유엔 안보리를 통한 국제공조를 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대북 포용정책을 지속할 것인지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제 3안으로 두 선택의 중간에서 중립적 입장을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사안의 성격상 장기적으로 중립적 입장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은 계속해서 미국의 적대정책 때문에 자위권 차원에서 핵개발을 감행했다고 하면서 그 책임을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떠넘기고 있지만 과연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는지는 의심스럽다. 미국의 위폐를 불법 생산하는 북한에 대해 미국이 군사도발과 강한 압박을 했다는 주장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유엔의 대북 제재안에 대한 한국의 선택은 너무나 자명한 것이다. 유엔의 결의안은 군사적 행동은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더라도 한반도에서의 긴장이 높아지거나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낮다. 실제 북한의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금융시장과 외국의 신용평가 기관의 반응은 평온하며 외국 자본의 철수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AMCHAM과 EUCHAM도 한국에서의 안보 불안은 미국이 떠날 때는 발생할 수 있지만 한국이 한미동맹을 통해 미국의 핵우산 아래 놓이게 될 때 큰 동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한국정부가 그토록 애착을 갖고 있는 금강산 관광산업과 개성공단 사업을 통해 많은 관광객이 북한을 방문하고 기업의 투자가 이루어지며 나아가 군사적 긴장도 완화된 면을 인정하더라도, 현 참여정부는 미사일 발사도 막지 못했고 그렇게 장담하던 북핵 불용도 지키지 못하였다. 이제는 오히려 경협자금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도움을 주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참여정부 기간에 약 1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이 북한으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현재까지의 사건의 전개상황과 경험으로 보아 포용정책을 통한 한국의 대북 핵포기 설득력은 매우 약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금강산 관광산업, 개성공단 사업의 일시적 중단과 함께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국제공조 아래 시행하는 것이 북한의 핵을 포기시키는 첩경일 것이다.
한국이 유엔의 결의안에 따라 대북 경제제재에 동참할 경우 북한은 대략 다음과 같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 무기 수출 금지로 인한 외화의 손실(수출액의 약 5-10% 정도인 5천만내지 1억달러 정도로 예상)
* 2004년의 경우 약 13억달러로 추산되는 대중국 무역의 위축에 따른 물자의 공급부족
* 일본의 대북제재에 따른 대외 무역의 침체와 (2005년의 경우 200억엔 정도로 추산) 조총련의 약화로 인한 경제적 타격
* 노동당 38호와 39호에서 마약판매, 위폐위조, 무기판매 대금, 조총련 충성자금 등으로 충당하는 김정일의 통치자금 부족으로 인한 특권계층의 충성심 약화
* 국가배급의 축소와 공공재 공급악화로 인한 사회 불만 증가
* 약 20여개의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법 및 규정의 강화에 따른 심리적 부담
* 대외 원조 및 지원의 부족으로 인한 경제성장 동력의 상실
* 한국의 대북 경협 및 원조 중단에 따른 심각한 경제적 손실
비록 북한이 자존심을 내세워 단기적으로 유엔의 제재에 저항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쓸 수 있는 카드는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전쟁을 수행하지 않는 한 결국에는 국력만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유엔의 대북 제재가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북한은 외화와 식량의 부족으로 인해 결국에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으로서는 6자회담을 포함한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더라도 체면의 손상 외에는 별반 잃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대외 의존도가 높지 않아 단기적으로는 외부의 충격을 견딜 수 있을지 모르나 1990년대 후반부터 내생적 생산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경제제재의 장기화는 북한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주어 궁극적으로 김정일 체제의 권력기반을 흔들 것으로 예상된다.(konas) (출처:세종연구소 세종논평)
양운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ucyang@sej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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