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개발은 미국과의 협상용"
박승춘 前정보본부장, 향군 안보강연서 주장
지난 10월9일 북한이 전격적으로 핵실험을 강행한 후 국내외 언론과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의 핵개발 이유에 대해 분분한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김정일 정권의 체제 보장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과 외부로부터 경제 지원을 얻기 위한 것, 또는 대미 협상용 등의 주장이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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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현역시절 군내 대표적 북한 전문가로 꼽히던 박승춘(朴勝椿, 58) 예비역 육군중장은 2일 "북한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이유는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체제 보장을 위한 핵개발은 핵 보유국으로부터 핵위협을 받을 때 하는 것인데 북한을 핵으로 위협하는 나라는 없다는 것이고, 경제적 지원을 받고자 하는 것이라면 개혁·개방을 해야 되는데 북한 정권은 지금 '선군정치'에 치중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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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춘 예비역 장군은 이날 서울 잠실 향군회관에서 재향군인회 안보대학 강사들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하면서,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국민들에게 올바로 전파해야 할 임무가 향군 안보강사 여러분들에게 부여돼 있다"고 말했다.
박 장군은 군생활 33년 중 대부분을 대북정보 분야에서 근무한 북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4년 7월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불법 침범했을 때 우리 해군 함정과 북한 경비정 간의 교신 내용을 언론에 알린 뒤 책임을 지고 전역했다. 당시 국방부 정보본부장으로서 우리 정부가 잘못을 저지른 북측에 항의하기 보다는 우리 군 관계자들을 문책하려는 분위기가 일자 이에 반발해 교신 내용을 폭로하고 용퇴한 것.
이날 강연에서도 박 장군은 자신이 군 생활을 통해 체득한 북한 관련 경험과 지식을 강사들에게 전달해 국민 안보의식을 고취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강연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군은 이날 강연에서 "지난 7월5일 북한이 실험 발사한 미사일은 사거리가 미국까지 달하는 대포동이 있는데 여기에 핵폭탄까지 장착한다면 미국을 충분히 위협하고도 남을 수 있으며 따라서 주한미군 철수를 위한 대미 협상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한의 국군과 북한 인민군의 성격을 비교하며 북한의 미사일,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가 남한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북한의 핵개발이 '자위용'이니, '미국 때문'이니 하는 일부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남한의 군대는 그 주인이 국민이고 국토와 국민을 보호하는 임무를 띄고 있으나, 북한의 군대는 주인이 '수령'이고 남한을 적화하기 위한 혁명 무장력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따라서 남쪽 군대는 방어태세를 유지하며 훈련에 임하고 있지만, 북한은 선제기습 태세를 유지하는 공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무기 개발은 곧 남한을 적화하기 위한 수단을 강화하는 것이며 북한 정권 창설이래 지금까지 변치않은 목표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남북한 군대의 성격이 이렇게 판이한데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이 우리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는 국내 좌파들의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장군은 또 "지금 우리에게 북핵 보다 더 무서운 건 진보를 표방한 채 남한내에 똬리를 틀고 있는 친북반미 좌파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친북좌파들은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때문 ▲부시 행정부의 대북 금융제재 때문이라는 위험한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남북이 민족공조로 미국에 대응해야 한다 ▲햇볕(포용)정책은 실패가 아니다, 계속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좌파들은 자신들이 내세우는 대화와 제재 반대는 '평화'이고, 미국과 보수세력들이 주장하는 대북제재는 '전쟁'이라며 국내 여론을 전쟁이냐 평화냐의 구도로 몰아가면서 PSI참여 반대, 금강산 관광과 개성사업 지속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친북좌파 단체들이 북한과 공조하면서 반미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히면서 "지금 남한은 '75%가 적화된 상태'라는 한림대 이상우 총장의 지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장군은 한반도의 불안과 세계질서를 교란하는 모든 행위는 북한으로부터 나온다며 북한 원죄론을 폈다. 북한이 마약을 생산·판매하지 않고, 위조 달러를 퍼트리지 않으며, 미사일·핵무기 등을 만들지 않으면서 세계질서에 편승하는 정상국가가 되려고 노력한다면 왜 미국이 그들을 위협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같은 국내 좌파들의 주장과 북한의 생떼에 대한 올바른 지적과 반박이 국민 교육의 중점이 되어야 한다고 안보강사들에게 주문했다.
박 장군은 햇볕정책(포용정책)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DJ정부 때인 98년부터 시작된 햇볕정책은 그 목표가 '국민의 정부 5대 중점과제'에 잘 나타나 있다며, 그것은 ▲남북관계를 대결과 불신에서 화해와 협력으로 ▲미국, 일본과의 관계정상화를 통한 수교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고 남북한 군비통제 실시 ▲북한을 책임있는 국제 성원으로 참여 ▲정전체제를 공고한 평화체제로 만들어 법적 통일에 앞서 사실상의 통일 달성 등이라고 소개했다. 박 장군은 그러나 햇볕정책이 내세운 이러한 목표가 어느 것 하나 달성된 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지금까지 약 8년동안 북한에 퍼주기만 했지 하나의 목표도 달성하지 못한 채 오히려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의 기회만 제공했다면서 포용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대북 포용정책 실시 이후 북한은 98년 1월 대포동 1호 발사, 99년 6월 연평해전, 2002년 6월 서해교전, 2004년 7월 북한 경비정 NLL침범, 2006년 7월 미사일 발사, 2006년 10월 핵실험 등을 실시했다며 이같은 사례가 곧 포용정책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박 장군은 또 동서독 통일의 교훈을 상기시켰다. 서독과 동독은 1972년 동서독 기본조약을 체결한 후 서독의 자유화 바람이 동독으로 계속 흘러들어가게 만들었고, 서독이 동독에 매년 32억 달러 정도를 지원하면서도 조건 없는 지원은 하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金正日 핵실험 강행은 對군부 자기과시용"
한편 박승춘 장군의 '북핵은 대미 협상용' 발언과는 달리 미국의 북한 문제 전문가는 북한의 핵개발을 '김정일의 대군부 과시용'이라고 분석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협상을 담당했던 북한전문가인 케네스 퀴노네스 전 국무부 한국과장은 2일 존스홉킨스 대학 부설 한미연구소(소장 돈 오버도퍼)가 마련한 강연에서 김정일이 국제사회의 만류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선친인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등을 의식, 군부에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정일이 김일성 처럼 항일무장투쟁이나 한국전쟁을 통해 일본이나 미국에 맞서 싸우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도 '제국주의자들'에게 맞설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해야 했다는 것.
이로 인해 국제사회가 김 위원장에게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지말라'고 압력을 넣으면 넣을수록 김정일은 그 만큼 더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퀴노네스는 분석했다.(konas)
정미란 기자 sori@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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