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재정 統一'의 왜곡(歪曲)된 時局觀
이종석 통일장관이 물러난 뒤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 가까이 이 나라를 혼돈에 빠뜨린 ‘햇볕정책’이 혹 변화될 가능성이 있을까 기대했던 국민들은 이재정 통일장관 내정자의 11월 15일 강연을 듣고 실망과 좌절의 범위를 넘어 극도의 불안과 ‘분노’에 휩싸이고 있다.
李 내정자의 발언으로 이 정권의 변함없는 ‘자주·반미’가 다시 한 번 확인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욱 그 도(度)를 심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정 통일장관의 왜곡된 시국관 곧 대북관, 대미관이 앞으로 이 나라를 더욱 혼란 속으로 이끌게 될 것을 예상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애국·보수·자유 세력은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이들의 견해가 어떤 잘못이 있는지를 짚고 마음에 새겨, 그 과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교훈으로 삼아야만 한다.
우선 現 ‘북핵 위기’의 원인을 미국으로 돌리는 전형적인 反美 세력의 논리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미국은 과거 공산주의 베트남을 변화시켰던 것과 같은 진지한 협상을 통해 (현 상황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인데(연합뉴스 보도), 우선 그가 말한 “과거 공산주의 베트남”이 어느 정권을 가리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무력 적화통일 이전의 공산 월맹을 말하는 것인지 통일 이후의 사회주의 베트남을 말하는 것인지 불투명하다.
통일 이후의 베트남은 1975년 공산 통일 이후 1979년 중국과의 전쟁을 치루고 1986년 이른바 ‘도이모이’라고 불리는 경제자유화 정책을 시작하기까지 10여 년 동안 완벽한 사회주의 독재로 베트남 전국을 통일·통합하는 과정에 몰두했었다.
통일 베트남이 미국과 관계를 맺은 것은 적화 이후 20년이 지난 1995년에 이르러서이며 이는 미국과의 그 무슨 진지한 협상 결과가 아니라, 국제사회 참여 없이는 경제발전이 있을 수 없겠다는 베트남의 자발적인 결단에 의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 내정자가 말하는 “공산주의 베트남을 변화시켰던 것과 같은 진지한 협상”이란 적화 이전의 공산 월맹을 말하는 것인가? 1960년대 월남 전쟁을 수행하던 미국이 전황(戰況) 호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월맹과의 협상에 나서 결국 1973년 월남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고 그 2년 후 월맹군의 기습 남침으로 베트남 공산화가 이루어진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역사적 사실이다.
지금 북한은 핵개발을 마무리하고 미군 철수를 주장하며 남한 내 갈등을 이용하여 호시탐탐 대남 적화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李 내정자는 이제 해명해야 한다. 그가 말한 ‘미·베트남 협상’이 미·월맹 협상을 말하는 것인지, 그리고 당시 베트남 적화를 가져 온 미·월맹 협상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인지….
그는 또 “북한이 그토록 원하는 북미관계 정상화를 미국이 왜 주저하는지 의문이 생긴다”고도 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수차에 걸쳐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검증 과정을 거친 후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수교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개진해왔다.
문제는 북한의 꺾이지 않는 핵·미사일 개발 의지와 인권 유린 사태, 그리고 위폐 등 각종 범죄 행위다. 북한 독재정권의 이러한 反인륜적 행위가 현존하는 동북아 불안의 근원임에 대해 신임 통일부장관 내정자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북한 정권의 도전성과 위험성에 대해 그가 언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다.
盧 정권은 이제 대선 1년여를 앞두고 ‘집권 말기’에 들어서고 있다. 잘했든 잘못했든 지금까지의 국정 수행을 겸허히 마무리하고, 2007년 12월 대선을 민주적 절차에 의거 원만히 치러질 수 있도록 선거관리(選擧管理)에 진력해 주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지금까지 나타난 여론 동향과 오피니언 메이커들의 평가는 ‘햇볕정책’이 오류였으며 왜곡 논리였음을 입증해주고 있다. 이제는 정책에 대한 국민적 평가를 기다릴 때이지 밀어 붙일 단계가 아니다.(Konas)
홍관희(안보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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