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파병의 필요성
과거에도 그랬듯이, 세계의 도처에는 분쟁지역이 있다. 이념적 논쟁이 반세기 이상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를 포함해 영토 분쟁으로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과 인도의 경우에다, 영토뿐만 아니라 인종의 문제까지 얽혀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이 있다. 분쟁의 경우가 어떤 원인에 기인한다고 하더라도 국가 간 또는 종족 간 분쟁은 당사자 간의 직접 또는 제3자의 중개나 개입을 통한 간접적인 방법을 동원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노력한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분쟁은 해결되기도 하고 아니면 일시적인 봉합의 기틀을 찾기도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의 쓰라린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창설된 국제사회의 연합체인 유엔이 국가 간 혹은 지역 간의 분쟁에 개입한 역사가 여럿 있다. 한반도를 동족상잔의 아픔으로 몰아넣었던 6·25전쟁에 유엔군을 파견한 경우나 동티모르 지역의 치안유지를 위한 평화군의 파견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다른 지역의 분쟁 해결에 참여한 역사가 있다. 베트남전에 전투 병력을 파병했고 이라크와 동티모르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한 경험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베트남전이나 이라크의 경우에는 다국적군의 일부였으나 동티모르의 경우는 유엔 평화유지군의 일부로 파병한 경우다. 이러한 해외 파병으로 우리의 위상을 세계에 높이고 국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던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올해 내내 격화되고 있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은 유엔의 중재로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유엔은 이 지역에서 불필요한 분쟁적 요소를 제거하고 평화를 얻기 위해 유엔평화군의 파견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러한 계획에 정부는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평화군의 파견에 대한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단을 파견했다고 한다.
레바논 지역에 대한 파병은 대한민국과 세계 사회의 이익을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특히, 대한민국이 세계 사회로부터 도움을 받는 국가에서 세계 사회를 위해 도움을 주는 국가로 변신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유엔의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가 유엔평화군의 파견에 적극 참여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유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국제 사회의 중요한 일원임을 알려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중동과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한 석유 중심의 자원 외교에 보다 가깝게 접근하고 새로운 세계 질서의 중심에 서는 국가로서의 위치를 얻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라크 파병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레바논 파병에도 적지 않은 반대가 있다. 그러한 반대의 주요 이유로 파병군의 안전 문제나 파병에 대한 국민적 동의의 필요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민국 병력의 해외 파병을 위한 국민적 동의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도 파병의 필요성을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범국민적 홍보나 정확한 정보 제공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정부는 또 파병군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파병의 임무와 파병 지역의 선택에 각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라크 파병을 걱정했지만 약 2년이 지난 이 시점에 우리 군은 맡은 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이라크 주민과의 관계도 긴밀해져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 최초의 우려를 불식하고 충실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이라크 파병처럼 레바논 파병도 요청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할 것이며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상을 전 세계에 더 높이는 데 일익을 할 것으로 본다.
목진휴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mok@kookm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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