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체제는 무력공격으로 붕괴될 것인가?
I
세종연구소의 수석연구위원 송대성박사는 11월 16일 국가비상대책협의회(김상철 상임의장)가 주최한 ‘김정일 정권종식 대비’ 심포지움에서 북한 김정일 정권의 붕괴시나리오를 검토하면서 북한에 대한 무력공격 가능성을 거론하여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송대성 박사는 김정일정권의 붕괴를 촉진시킬 수 있는 변수는 ① 김정일 사망에 의한 붕괴 가능성, ② 북한 군부 쿠데타에 의한 붕괴 가능성, ③ 북한주민들의 반정부 전복투쟁에 의한 붕괴 가능성, 마지막으로 ④ 외부세력의 공격에 의한 붕괴 가능성 등 4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①②③의 요인들로 인한 붕괴는 불가능하고 ④의 요인이 가장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 이유는 북한은 외부의 무력 공격을 받을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송박사에 의하면, 북한이 6자회담에 가담하지만, 끝내 핵폐기 프로그램을 거절하여 회담이 결렬되는 내년 6월 전후가 무력공격의 適期라는 것이다. 다만 그 공격 가능성에서 50%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 발표는 센세이션을 일으켜서 여러 인터넷신문에 복사되어 널리 유포되었다.
II
본 글의 목적은 과연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내년 6월 북한 김정일 체제와 핵문제를 미국의 무력공격을 통해 일거에 해결할 의지를 가졌으며, 또 성공할 확률이 있는가? 이런 점들을 재검토하려는 데 있다. 송 박사의 발표문대로, 과연 북한의 김정일 체제는 (일본이 참가에 관계없이) 미국이 주도한 무력공격으로 해결될 것이며, 무력 공격이 내년 6월을 전후로 가능성이 있는가?
무력공격의 가능성에 대한 의문점을 다음과 같이 다섯가지 요소로 논의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오로지 무력만의 수단으로 김정일 정권을 붕괴시키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가? 외교적 옵션의 선택은 없는가? 중국 변수를 과소평가해서 안된다는 점이다. 또 성공 가능성의 확률은 어느 정도인가? 무력 공격시 성공했을 경우, 김정일 정권이 타도되고 북한 내부에 큰 혼란이 초래될 것이며, 마침내 남한내의 보수우익정권이 수립될 것이다. 만약 실패할 경우, 그 반발로 남북한 간의 크고 작은 무력충돌이 발생하여,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으며, 북한의 김정일과 남한의 친북좌파들은 그 책임을 미국에게 전가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남한내에 모처럼 우경화된 여론이 反轉되어 反美감정이 남한 전역을 쓰나미처럼 휩쓸어버릴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남한의 우익정권의 수립은커녕 친북좌파정권이 재등장할 수 있다. 실패했을 경우, 미국내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가뜩이나 상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했는데, 대선에서 공화당후보가 참패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부시 행정부가 과연 이런 모험을 각오할 것인가?
두 번째, 무력공격의 시기 선택의 문제점이다. 내년 6월은 이미 재선된 부시가 임기를 마감하는 7개월전을 의미한다. 전쟁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부시가 어떻게 대북 무력공격 계획을 행정부 관료들와 펜타곤 전략가들, 그리고 의회 지도층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 미국전쟁사를 살펴보면,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레임덕을 일으켰을 때, 전쟁을 일으켰던 적은 전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 주목하자. 매디슨의 英美전쟁(1812-1814), 포크의 멕시코전쟁(1846-48), 링컨의 남북전쟁(186165), 윌슨의 제1차대전 참전(1917-18), 루즈벨트의 제2차대전 참전(1940-45), 트루먼의 한국전쟁(1950-1953), 존슨의 베트남전쟁(1964-68) 등은 거의가 임기가 막 시작된 지 1년밖에 안될 때, 선전포고와 참전을 결행했다. 유일한 예외가 1812년에 발발한 매디슨의 영미전쟁의 경우이다. 메디슨 대통령이 1차 임기를 거의 마칠 때, 재선을 앞둔 6개월 전에 영국에 선전포고를 했는데, 이 경우에도 매디슨은 재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쟁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이미 재선된 부시와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
세 번째, 이라크 전쟁의 變數를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이라크전쟁이후의 뒤처리 문제로 부시 행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민주당에게 패배하자 즉각 부시는 국방장관 럼스펠드를 책임을 물어 즉각 그를 파면하였다. 럼스펠드는 북핵문제보다는 이라크전쟁에 골몰한 인물이었다. 현재 미국은 2차대전시처럼 징집병제가 아니라 1년 근무연한의 지원병제도로서 재래식 병력 부족의 취약점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과연 미국은 북한에 대한 무력 공격 후에 한반도에서 전쟁이 확전되었을 때 후속조치로서 파병할 충분한 예비 병력을 확보하고 있는가? 물론 이라크에 미군병력이 10만명이 주둔해 있는데, 5만명이 쿠웨이트에서 대기중인데, 이 병력을 어디로 보낼지 워싱턴의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만약 북한 공격의 계획이 수립되었으면, 한반도 근처로 벌써 이동했을 것이다.
네 번째, 2차대전이후 미국은 핵보유를 선언한 국가에게 무력사용을 한 前例가 없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미군 사상자가 발생할 우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나 NATO를 통한 유고슬라비아 공습도 모두 非核 國家에 가한 무력공격이었다.
다섯 번째, 무력공격시에 드는 戰費 문제이다. 다시 한반도에서 대규모 전쟁이 발발했을 경우,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 계산한 전비는 다음과 같다; 미국은 사상자 10만명과 1000억달러의 직접 군사비와 1조달러의 간접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이런 엄청난 사상자와 전쟁 비용을 각오하면서까지 과연 미국은 북한과 전면전쟁을 치를 각오가 되어있지는 못하다. 라이스 국무장관을 비롯하여 부시의 고위 외교정책팀들이 번질나게 베이징을 방문하는 것은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책을 선호하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인가?
III
필자의 결론은 무력공격의 성공가능성이 50%밖에 안되는 데, 부시가 그런 정치적 모험을 할지 강한 의문이 든다는 점이다. 전쟁과 마찬가지로 정치도 확률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2007년 11월 남한에서 좌파에서 우파로의 정권교체의 기회가 무르익었는데, 무엇 때문에 부시가 급히 서둘러서 성공률 90%를 장담하지 못하는 대북 무력공격을 하려고 하겠는가? 또 북한에 대한 미국의 무력공격은 중국의 승인내지 양해각서를 필요로 한다. 과연 중국이 아무리 북한에 불만이 많다고 하더라도, 과거 김일성-모택동이 쌓은 반세기의 혈맹동지로서 전통적 유대관계가 있기 때문에 미국의 무력공격을 용납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미국은 위험 부담이 적은 쪽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그 방향은 두 가지로 전개될 것이다.
첫 번째 중국과 외교적 협상 노력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미국이 김정일에게 식상하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미국의 기술적, 외교적 지원이 절실한 중국을 움직여서 무력공격이 아닌,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여 김정일의 자금줄을 옭아매어 그 정권을 교체하려는 방안이 더욱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이럴 경우 미국이 중국에게 줄 대가가 무엇인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김정일 정권이 교체된다면, 북한내에 親中정권의 등장은 불가피해 보인다.
부시 행정부가 중국을 압박하여 김정일을 교체하려는 노력시점이 내년 가을에 크게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왜 하필 내년 가을인가? 그것은 그 시점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가장 공손하게 수용할 시점이라는 점이고, 또 1년 뒤 대선을 앞두고 이라크전쟁의 후유증으로 공화당에 불리해지는 미국의 국내정국을 反轉시킬 최후의 남은 시간이라는 점에 있다. 여기에 남한의 대선을 앞둔 미국의 영향력 강화 등의 요소를 고려할 것이다.
두 번째는 김정일에게 당근을 제공하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김정일에게 핵을 포기할 모든 외교적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다. 평화체제의 인정, 한국전쟁의 종결 선언이다. 김정일이 핵을 포기한다면, 남한과 북한이 평화체제구축과 나아가 통일문제는 한국인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제안이다. 이것은 장기적으로는 주한미군 철수를 염두에 둔 복안이다. 이것은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나오게 하려는 책략일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단히 위험한 제안이다. 그 이유는 남한내부에서 친북좌파들의 평화체제구축과 남북연방제 추진에 물꼬를 트면서 코너에 몰린 노무현 정부가 숨통이 트면서 정국의 헤게모니가 보수우익에서 친북좌파로 일거에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약한다면, 김정일 체제의 붕괴 시도는 무력공격을 통해 시원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은 우리 보수우익세력이 寤寐不忘하면서 간절히 바라지만 하나의 希望事項으로 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라크전쟁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미 재선된 부시가 자신의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미 의회와 여론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북한에 대한 무력공격을 할 수 있는 확률은 크지 않다는 점이다.
부시는 한 때 차기 공화당 후보에게 대북정책에서 유리한 발판을 제공할 의도에서 또 남한에서 친북좌파의 입지를 결정적으로 약화시키기 위해서, 김정일정권과 그의 핵무장을 일거에 제거함으로써 후일 미국역사가에 의해서 소련과의 냉전체제를 종식시킨 레이건 대통령처럼,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시킨 영웅적 인물로 자리매김 되기를 간절히 바랐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부시는 취임초기 대북정책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이라크 침공으로 김정일 정권교체와 북핵 문제에서 失機하고 말았다. 미국사회는 9.11테러직후 보여준 여론과 사뭇 다르게 변하고 있다. 9.11테러직후 성조기를 휘날리며 부시의 이라크 전쟁을 열렬히 지지하면서 애국심이 고양되고 보수주의 물결이 휩쓸었던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이제 미국인들은 9.11테러를 상기하기 보다는 미군사상자의 증대와 더불어 이라크전쟁의 수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데 대한 염증과 불만이 날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런 여론을 뉴욕타임즈와 같은 좌파리버럴 신문들이 앞장서고 있다.
VI
오히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패배한 부시 공화당 행정부는 북한에게 당근을 제시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단기적으로 북한에 양보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11월 18일자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이 “만약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평화체제를 인정할 수 있다”는 발언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부시가 이라크전쟁과 북한 핵문제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장기적으로는, 북한 김정일 체제의 붕괴는 미중간의 비밀협상이나 대북비밀공작에 의해 추진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 필자의 추론이다. 미국은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일본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질 전망이다. 향후 1년동안 보수우익세력이 한편으로는 서울뿐 만아니라 전국 전역에서 심포지움을 열거나 도심지에서 街鬪를 전개하여 남북평화 협정체결-남북연방제 음모에 강력하게 저항해야하고, 또 한편으로는 민간차원에서 미일중 등 주변국과의 비공식 외교 채널을 강화해 줄 것을 간곡히 주문하고 싶다. 앞으로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 지 예측하기 어렵다. 무턱대고 미국이 김정일을 알아서 처리해주겠지 하는 안이한 마음은 위험하다. 인내심을 상실한 미국이 김정일에게 협상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 과거 클린턴 행정부가 KEDO를 창안했듯이, 엉뚱한 양보를 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한반도에 관한 미중 협상이 진척된다면, 그 내용은 무엇이 될 것인가? 이런 점들이 우리 한국인들에게 더 중대한 현안문제로 닥쳐오게 되는 데, 이 점에 대해 만반의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이주천/원광대 사학과 교수ㆍ뉴라이트 전국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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