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11명이 1일 오후 6시30분께 동해로 귀순했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성인 9명과 어린이 2명 등 북한 주민 11명이 동해 상으로 넘어와 귀순 의사를 밝혔다"며 "이들은 우리 측 항구에 도착, 귀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귀순자는 남자 5명, 여자 6명으로, 오후 6시30분께 3t 규모의 `전마선(傳馬船.소형 고기잡이 배)'을 타고 동해 상으로 넘어왔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1차 합동신문 결과, 이들은 함경북도의 한 지역에서 출항해 100여 마일 이상의 동해 먼 바다로 나간 뒤 남측으로 넘어왔으며 1년가량 탈북을 준비한 것 같다"면서 "9명은 일가족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 육상레이더 기지에서 이날 오후 3시48분께 이들의 접근 사실을 포착, 해경에 통보했으며 해경은 4시15분께 북한 선박에 접근해 귀순의사를 파악하고 강원도 주문진항으로 안전하게 유도한 뒤 양양 해군기지로 이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동해 먼바다에서 해안으로 접근하는 소형 어선은 우리 측 어선과 착각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육상 레이더기지에서 이를 잘 포착, 해경과 해군의 공조로 안전하게 유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지 주민들은 해안 초소의 초병이 해안으로부터 50여m가량 접근하는 북측 선박을 최초 탐지했으며 일부 주민들이 처음 당국에 신고했다고 하는 등 군의 설명과 엇갈린 주장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정원, 합참, 해경 등이 합동으로 북한 주민들의 귀순 경위 등을 검증하고 있으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관계기관 합동으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2000년 이후 다수의 북한 주민이 해상으로 탈북한 것은 2002년 8월19일 21명(세가족)이 어선을 타고 귀순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주민 11명을 태운 전마선이 1일 오후 우리 측 동해안으로 귀순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 감시망에 포착됐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합참은 이날 동해안에 있는 군의 육상 레이더기지에서 오후 3시48분께 동해안으로 접근하는 북측 전마선(소형 고기잡이 배)을 포착, 해경으로 즉각 통보했다고 밝혔다.

   소형 엔진이 달린 북측 전마선은 3t 규모의 소형인 것으로 알려져 레이더망을 피해갈 수도 있었지만 레이더 감시병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 선박은 육상에서 100마일(185km) 이상의 동해 먼 바다로 항해한 뒤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우리 측 동해안으로 접근한 상태였다.

   이에 대해 현지 주민들은 해안으로부터 50여m가량 접근하는 북측 선박을 처음 발견, 신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목격자가 당국에 북한 선박을 신고했으며, 당국이 뒤늦게 대응했다고 하는 등 군당국의 설명과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는 것.

   지금까지 정황으로는 북한 선박이 동해안으로 접근할 때 적어도 해군 함정의 레이더에는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해군 함정에 장착된 레이더는 수평선과 거의 동일한 높이에서 레이더파를 쏘기 때문에 감시 범위가 20여km에 불과하고, 특히 1~2m의 파도가 일면 3t 규모의 소형 선박은 파도에 가려져 식별하기 어렵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그러나 육상의 높은 고지에 설치된 레이더는 탐지각도가 넓기 때문에 함정의 레이더보다 탐지능력이 뛰어나다.

   군 관계자는 "NLL을 넘어오는 북한 선박은 해군의 감시망을 벗어나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먼 바다로 우회해서 접근하는 선박을 함정에서 포착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주민들이 타고 온 전마선은 철선과 목선 두 가지가 있으나 대체로 목선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길이 7~8m면 4~5명이, 길이 20m 안팎이면 10여명이 각각 승선할 수 있다.

   한 탈북자는 "길이 10m가 넘는 목선은 북측 경비정에 탐지되기 쉽다"면서 "그러나 발각되지 않고 귀순한 것으로 미뤄 북측 경비정이 감시레이더를 작동하고 있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북한 주민들은 전마선을 이용해 그물로 소량의 물고기를 잡거나 해산물을 채취하고 있으며 이렇게 수확한 해산물은 외화벌이를 위해 일본 등으로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탈북자는 "북한에서 일반 주민들은 전마선을 소유할 수 없고 기관에만 소유권이 있다"며 "가까운 사람들이 배를 사서 몰래 타고 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