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북한인권법안에 반대하는 이유의 하나인즉, 그것이 북한정권의 폐쇄성을 더욱 가중시켜 북한주민을 더욱 죄게 할 것이란 논리다. 그렇다면 그들은 유신정권과 신군부하의 한국 인권 문제에 대해선 왜 그렇게 전 세계의 개입을 호소하고 요청했었나? 그런 논리대로라면 외부세계의 한국 인권문제 개입 역시 권위주의 정권들을 더욱 자극해서 민주화 운동만 더욱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것 아니었는가? 어디 입이 있으면 답 좀 해 보라.

 북한인권법안은 남북관계 개선에 악재가 된다는 논리도 내세우고 있다. 그런 식이라면 왜 북한인권법안만 문제 삼는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라면 무엇보다도 북한의 대남공작과 이른바 ‘진보대연합론’부터 철폐하라고 해야 한다. ‘진보대연합’이란 남한의 보수진영을 박살내고 남한을 범(汎)좌파 통일전선으로 흡수하라는 지령이다. 이런 것에 대해선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으면서 북한인권 개선 지원만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불공정하지 않은가? 어디 입이 있으면 답 좀 해보라.

 남북관계가 악화되어 온 것이 김일성 김정일 탄압체제 탓이 아니라 그에 대한 우리와 북한주민과 탈북 동포들의 ‘정당화 될 수 있는(justifiable)' 대응책 탓이라고 보는 시각 자체가 심히 괴이쩍다. 지금까지 우리가 잘못해서, 우리가 전체 한반도인(人)들의 자유 민주 인권을 염원하고 소망하고 추구한 잘못 때문에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았다 이 말인가? 어디 입이 있으면 답 좀 해보라.

 김정일이 남한 지형 축쇄판을 만들어 놓고 거기서 부산, 전라남도 표지판을 향해 탱크를 몰며 대포를 쏘아대는 것에 대해 민주당이 발끈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없다. 그런 민주당이 유독 북한인권 개선 지원에 대해서만은 그토록 열을 내며 반대한다니 그 사람들 정말 우리 식구 맞아? 헷갈린다, 헷갈려.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