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한국인들과 함께 가고자 합니다. 같이 갑시다!" 

 6·25전쟁 60년을 맞아 당시 UN군으로 참전한 참전용사와 그 가족을 초청해 대한민국을 위한 희생과 헌신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UN군 참전용사 재방한 행사’에서 월퍼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은 “같이 갑시다”를 힘차게 외쳤다.

▲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은 이 날 "같이갑시다!"를 외치며 한국과 미국의 혈맹관계를 재확인했다.ⓒkonas.net

 23일 저녁 롯데호텔에서 열린 참전용사 환영만찬에서 샤프 사령관은 천안함 사건을 언급하며 “(한미연합사는) 전쟁에 목숨을 건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보답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용감한 용사들이 지켜낸 이 나라를 더 강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샤프 사령관은 “한미연합사령부 모두 어떤 형태의 미래 도발도 저지하고 격퇴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고 말해 한국과 미국의 혈맹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미국과 영연방 4개국, 네덜란드, 그리스, 에티오피아, 룩셈부르크 등 9개국 참전용사와 그 가족 300여 명은 6월 21일과 22일에 걸쳐 입국해 5박 6일 동안 국가별 전적지와 참전기념비 방문, 국립묘지 참배, 6.25전쟁 60주년 행사 참석, 민속촌 견학 등의 공식 일정을 마친 뒤 국가별로 27일과 28일에 출국한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이 날 환영만찬에서 “한국 정부와 한국 국민들은 여러분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잃지 않을 것”이라며 참전국 용사 대표에게 참전에 대한 감사의 뜻이 담긴 'Thank you' 액자를 증정했다.

▲ 정운찬국무총리가 9개국 참전용사 대표에게 'Thank you' 액자를 증정했다.ⓒkonas.net

 또 26일에는 영연방 참전용사들이 영국군 참전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하며, 오후에는 네덜란드 참전용사들이 전쟁 당시 자신들이 소속되었던 반 호이츠 연대의 현역 군인들과 헌화식을 갖는다. 

 룩셈부르크 참전용사들도 이 날 동두천에서 참전기념비 동판제막식 및 평화기념관 룩셈부르크 부스 개관 기념식에 참석한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미국 무공훈장 수훈자인 로돌포 에르난데스씨와 미야무라 히로시씨가 한국을 다시 찾았다. 

 로돌포씨는 51년 5월 강원도 인제지역 전투에서 월등한 전력의 적군에 맞서 전우들은 모두 철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총이 작동하지 않을 때까지 끝까지 저항해 소대가 고지를 다시 탈환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미야무라씨는 51년 4월 경기도 광주지역 전투에서 부하들에게 철수를 명령한 채 자신은 심각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남아 뛰어난 활약을 보인 것이 인정되어 무공훈장을 받았다.

 전쟁에서 전사한 미 해군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의 유가족들도 이번에 한국을 방문했다. 쇼 대위는 인천상륙작전 성공 후 서울 수복을 위해 진격하던 중 서울 은평구 녹번리에서 전사했다. 은평구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녹번동에 평화공원을 조성, 쇼 대위의 동상을 세우고 22일 유족들을 초청해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

 또한 당시 KBS 아나운서로 6월 25일 새벽 공산군의 남침 소식을 처음으로 방송한 위진록씨(82세)도 이날 만찬에 참석했다. 위씨는 1972년 미국으로 이민,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이 외에도 영국 여왕의 사촌인 글로스터 공작, 한국전에 참전했던 존 머피 뉴욕주 전 하원의원 및 로버트 가르시아 뉴욕주 전 하원의원도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을 방문했다.

▲ 미국의 한국전참전협회장을 맡고 있는 윌리엄 존 스웨인(80)씨가 참전용사 대표로 답사를 하고 있다.ⓒkonas.net

 미국의 한국전참전협회장을 맡고 있는 윌리엄 존 스웨인(80)씨는 참전용사 대표 답사에서 “60년 전의 상황과 정반대로 한국은 신생민주국가의 귀감이 되고 있으며, 강한 전력을 갖춘 군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뉴스를 보고 기뻤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자유수호 과정에 동참해서 기쁘며, 한국 정부의 고마움 표현에 더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재방한의 기쁜 마음을 나타냈다.

▲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konas.net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도 이날 만찬에 참석해 “(한국전쟁에) 다른 많은 국가도 부름을 받았지만 당시의 어느 누구도 그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소중한 열매를 맺을 수 있으리라고는 감히 희망하지 않았다”며, “한국이 민주국가를 성공적으로 수립한 것은 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영예”라고 오늘의 발전된 한국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또 “이제 한국은 ‘알지 못하는 나라, 한 번도 만나 보지 못한 나라’가 아니라, 1992년에 유엔 회원국으로 정식 등록하고, 그 유엔을 이끄는 사람이 반기문 총장”이라며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한국은 올해 상서로운 해”라며, “6.25 60주년인 환갑을 맞아 동고동락한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우리(한국과 미국)관계를 돈독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정부와 재향군인회는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헌신에 감사하고,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1975년부터 UN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을 초청해 오고 있으며, 작년까지 이 행사를 통해 약 26,000명이 한국을 다녀갔다. 

 올해는 6·25전쟁 60년을 맞아 초청 규모를 대폭 확대해 4월부터 11월까지 총 11회에 걸쳐 참전 21개국 약 2,400명을 초청할 예정이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