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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자원 병역이행 병사 체험 수기⑬] 군대에서 배우는 것들

Written by. 송재관   입력 : 2017-09-10 오전 1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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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병무청이 주관한 「2017 자원 병역이행 병사 군생활 수기」 ‘영주권’ 부문 입선글이며, 자원입대한 병사들의 계급은 체험수기 응모 당시의 계급임(편집자 주)

 저는 중앙아시아에 있는 카자흐스탄이라는 나라에서 19년 동안 거주하다가 한국으로 들어와 군 입대를 하였습니다. 저는 카자흐스탄 영주권이 있었으나, 어차피 군대에 갈 예정이어서 영주권을 포기했습니다. 군 자원입대 전 정말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했습니다. 너 가서 한국어나 잘 알아들을 수 있을 거 같으냐? 선임들한테 맞지나 말아라! 이런 얘기가 많았습니다.

 걱정과 달리 훈련병 생활은 정말 좋았습니다. 재외국민 전형으로 왔기 때문에 저와 같은 상황에 있는 전우들과 훈련을 해서 재미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이정도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대 배치를 받았지만 훈련병이 아닌 이병 송재관 으로서는 정말 많은 도전이 필요했습니다. 훈련병 시절 없었던 언어장벽이 생겼고, 보직변경도 하고, 군대에서 여러 가지 의견 충돌도 있고, 제 보직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해야 됐고, 사단 안에 있는 대회 수상도 하는 여려가지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103연대 3대대 9중대 소총수로 처음에 자대배치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중대장님과 중대원들을 만나고 군 생활을 시작할 무렵 걱정했던 일이 터졌습니다. 바로 언어장벽이었습니다. 모든 중대원들은 제가 당연하듯이 한국어를 알아듣는 줄 알고 얘기를 했지만 저는 그걸 못 알아듣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처음으로 불침번 초번을 들어갔을 때 선임이 제게 군 전화를 받는 법을 가르쳐 주고 있었을 때입니다. 군 전화를 받을 땐 ‘통신보안’ 이라는 말을 하는데 저는 도대체 그게 무슨 뜻인지 처음 듣는 단어였고, 이상하게 안 외워졌습니다. 저는 정말 그 당시 많이 혼란스러웠고 나중에 그 단어가 군에서 쓰는 ‘여보세요?’랑 같은 의미에 단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일 이외에도 수많은 군대 용어와 병영생활 행동강령 외우기 등 알아듣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저는 계속 끊임없이 물어보고 해석을 해서 언어장벽을 깼습니다.  자대배치를 받았을 때 소총수라는 보직을 받았지만 저는 꼭 받고 싶었던 보직이 있었습니다. 바로 조리병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죄송스럽지만 9중대에 배치를 받고 중대장님한테 가서 조리병을 하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중대장님은 흔쾌히 도와주시겠다고 말씀하시고, 전입한 다음 주가 유격이라 거기서 취사를 해보고 그 후에도 조리병을 하고 싶으면 해주겠다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저는 일주일동안 취사를 경험하고 소총수로 한 달간 지낸 후에서야 조리병으로 보직을 변경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원하던 보직을 받아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조리병이 되었단 행복도 잠시, 너무나 어려운 일이 많았습니다. 다시 한 번 군 조리 관련 용어들을 외워야했고, 육체적으로 소총수시 절에 비에 너무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그 일들은 시간이 지나 괜찮아졌고, 견딜만 해졌습니다. 그렇게 조리병으로 복무를 하는 도중에 선임병과의 갈등이라는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메뉴로 비빔냉면이 나오는 날이었습니다. 선임병은 비빔냉면 소스를 엄청 맵게 만들고자 했고, 저는 부대원 대부분이 많이 매운 것을 선호하지 않는 걸 알기에 안 맵게 하자는 주장이었습니다. 결국 그 일로 서로 말도 잘 안하고 서로 할 일만 하고 지내다가, 이건 아닌 거 같아 서로 화해를 했습니다. 그 이후는 정말 서로 너무 잘 맞아서 선임이 제대하는 날까지 정말 재밌게 지냈습니다.

 조리병의 제일 중요한 임무는 아마 부대 음식의 맛을 책임지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인 이유로 조리 병을 하고 싶었지만, 문제는 한식을 거의 먹어보지도 혹은 만들어 본적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초반에는 다들 맛이 없다고 해서 속상한 적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조리 시장님한테도 물어보고, 선임병들한테 배우고,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레시피를 검색해서 저의 실력을 키우고자 노력을 했습니다. 점점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제가 만든 메뉴가 맛있다고 해주고 칭찬해주니 조리병으로서 정말 뿌듯했습니다.

 군 복무를 하는 동안 가장 큰 일은 사단 요리 출격왕에서 수상을 한 것이었습니다. 사단요리대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바로 참가 신청을 했고 후임병이랑 같이 연대 예선 경쟁에서 준우승을 했습니다. 저는 한편으로는 정말 슬펐지만, 후임병이 이겨서 기쁘기도 했습니다.

 연대 예선에서 우승을 하면 우승자가 보조 조리병이랑 같이 가게 되는데, 후임이 저를 선택해 같이 사단요리 출격왕에 출전을 하게 됐습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 열심히 후임병의 보조를 해서 요리를 완성했고 대회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그 결과를 들었을 때는 정말 군 생활에서 제일 행복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끝으로 저는 재외국민 전형으로 들어와 정말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정말 행복한 일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군대를 통해 한국어 언어 장벽을 깨고, 이제는 제가 외국에서 왔다고 말을 안하면 토종 한국인으로 압니다.

 또한 조리병이라는 보직을 통해서 한식과 칼질을 잘 하는 법을 배우게 됐습니다. 취사장 최고선임으로서 책임을 갖고 후임들 도와주는 법을 배웠습니다. 현재 저는 아직까지 군복무 중이지만, 군 입대를 했다는 것에 전혀 후회가 없습니다.

 군복무를 하면서 언어를 하나하나 배우기 시작했고, 책도 많이 읽게 되었습니다. 1년 8개월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저는 절대 사회에서 경험하지 못할 것들을 여기서 경험했다고 생각합니다.

(35사단 103연대 3대대  상병 송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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