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천정배 원내대표는 12일 국가보안법 폐지에 따른 네 가지 대안을 발표하였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라 이 네 가지 대안을 보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뭔가 대안을 제시했다는 발뺌용에 불과할 뿐 사실상 국가보안법을 대안 없이 폐지하는 것과 다름없다.

사실 대체입법 등 국가보안법을 대신할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면 구태여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굳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헌법을 지켜야 할 정당이 헌법을 파괴하는 것과 같다. 국가보안법 폐지가 북한의 오랜 공작목표이고 보면 열린우리당이 결국 북한의 공작에 넘어간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이 점은 열린우리당이 마련한 네 가지 대안을 보면 명확하게 드러난다. 국가보안법의 핵심 조항을 폐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의 핵심은 제2조 반국가단체 정의와 제7조 찬양 고무 조항이다.

제2조 반국가단체 조항에 의해 북한은 하나의 국가가 아닌 반국가단체로 간주되었다. 이것은 헌법 제3조의 영토조항에 근거한 것이다. 따라서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북한의 반국가단체 지위는 변할 수 없다. 또한 실질적으로도 북한의 현 세습공산군사독재 정권은 북한 주민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선출된 북한의 대표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북한의 반국가단체 규정은 바뀔 수 없는 조항이다.

제7조 찬양 고무 조항은 국가보안법이 존치되어야 할 핵심 조항이다. 북한의 안보상 위협은 단순히 군사적 공격 가능성에 있지만은 않다. 한국민이 북한의 시대착오적이고 반동적인 세습공산군사독재 체제에 대한 무분별한 환상을 갖는 것이 더 중대한 안보상의 위험이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체제를 전복하고 북한식 주체사상에 입각한 공산군사독재 체제가 들어 설 수 있는 위험이 더 큰 안보상의 위협이다.

따라서 국가보안법은 북한의 지령을 받고 활동하든 아니면 자발적으로 친북 공산 활동을 하든 이런 활동을 '반국가활동'으로 단속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그래서 국가보안법의 핵심은 제7조의 찬양 고무 조항이다. 이를 폐지하면 바로 국가보안법 자체를 폐지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의 네 가지 대안을 보면 모두 이 찬양 고무 행위를 처벌하지 않고 있다. 바로 북한이 바라는 바다.

먼저 열린우리당이 내세운 대체입법안을 보자. '국가안전보장특별법'(국가안보법)이란 명칭을 가진 이 법안은 '대체입법'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과 다를 바가 없다.

이 법안은 "국헌을 문란시킬 목적으로 지휘통솔 체제를 갖춘 단체"를 법률적용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이것은 현행 국보법의 "반국가활동"을 "국헌문란"으로 바꿈으로서 북한과 연계된 반국가활동을 처벌대상에서 제외하고 대한민국 헌법을 위반하는 내란행위에 한해서 처벌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법안에 의하면 북한의 지령을 받아서 또는 자발적으로 친북공산활동을 하는 것을 단속할 수 없다.

또한 이 법안은 찬양고무죄 회합통신죄 잠입탈출죄를 폐지하고 있다.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찬양고무죄를 폐지한 것은 북한의 지령을 받고 또는 자발적으로 북한의 공산독재체제를 찬양 선전하는 행위 그리고 자유민주체제를 부정하고 공산체제를 찬양 선전하는 행위 등을 처벌할 수 없다. 회합통신죄를 폐지한 것은 사실상 북한의 공작원과의 접촉을 허용하는 것이며 잠입탈출죄를 폐지하는 것 또한 북한에 들어가 간첩교육을 받거나 지령을 받고 국내에 들어와 반국가활동을 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과 같다.

다음 열린우리당의 내란죄 보완안이나 외환죄 보완안 또는 절충안의 그 어느 것도 국가보안법의 핵심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우선 형법의 내란죄 보완안을 보면, 이 안은 형법 87조에 "내란목적단체 조직죄"를 신설하고 형법 98조 간첩죄 중 "적국"이란 표현을 "외국"으로 수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형법의 "내란"은 북한과 연계된 "반국가활동"과는 엄연히 구별되는 것이며, 설사 북한의 지령 하에 공산당을 조직하여도 내란 목적이 아니라면 처벌할 수 없게 된다. 또한 내란이란 '폭동'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단순히 친북 단체를 조직하여도 이 조항으로 처벌할 수 없다. 특히, "찬양 고무죄"를 포함하고 있지 않아 이 안은 국보법을 사실상 폐기하는 것과 같다.

또한 형법 98조 간첩죄 중 "적국"이란 표현을 "외국"으로 수정하는 것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북한을 '외국'으로 보는 것은 북한에 대한 '국가승인'을 의미하며 이는 헌법 제3조 영토조항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또한 북한은 통일의 대상이므로 외국으로 볼 수도 없다.

다음으로 열린우리당의 외환죄 보완안은 "국헌을 문란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결사 또는 집단"을 '준적국'으로 간주하는 조항을 삽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을 '준적국'으로 간주하여도 현행 형법의 외환죄 규정으로는 북한과 연계된 반국가활동을 처벌할 수 없다. 특히 북한의 지령을 받거나 자발적으로 친북 공산주의 활동을 할 경우 처벌할 수 없다. 물론 "찬양 고무죄"를 처벌하지 않아 반체제활동을 단속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열린우리당이 내세운 절충안이란 것도 내란죄와 외환죄 모두 보완한다는 것으로서 위 두 가지 형법 보완안과 다를 것이 없다.

결국 열린우리당의 대체입법안이란 것을 보면 아무 대책 없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국가보안법 폐지가 북한의 오랜 전략적 목표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열린우리당의 국가보안법 폐지는 결국 북한의 공작에 넘어간 것과 다름이 없다. 우리는 북한이 왜 그토록 집요하게 국가보안법 폐지를 노렸는지 그 속셈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북한의 사상전이 먹혀들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사상전이 성공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한국에 존재하는 친북공산세력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열린우리당의 국가보안법 폐지는 친북공산세력의 활동을 허용하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열린우리당과 정부가 대한민국의 국체인 자유민주체제를 지킬 의지와 의사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독일이 통일되었을 때 누군가 이렇게 말하였다. 똑똑한 독일 국민은 기회가 오자 일 년만에 통일을 달성하였다. 어리석은 한국 국민은 오히려 북한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면 다행이겠다. 새겨볼 만한 말인 것 같다.(kon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