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4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하기로 한 국가보안법 문제와 관련해 자신은 "국가보안법 대체입법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6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서로 합의를 위해서 노력을 해보는 것이 좋다”는 개인 견해를 밝힌 후, "한나라당에서는 이 법안을 이번에 법사위에 상정시켜서 떳떳하게 논의할 생각"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문희상 당의장과 정세균 원내대표 등 새로 구성된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최근 ‘여야 간에 합의가 이뤄진다면 대체입법도 받아들일 수 있다’며 기존 당론인 ‘법안 폐지 후 형법보완’이라는 기존 당론에서 다소 벗어난 유연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문희상 의원은 당의장으로 선출된 후 "개인적으로는 형법보안도 필요없다는 입장이지만 여야가 합의하면 대체법안도 수용할 수 있다"고 자신의 입장을 언론에 밝혔다. 

 강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에 대한 한나라당의 마지노선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국가보안법이란 이름을 국가안전보장에 관한 법률로 고친다든지, 반국가단체의 개념에 정부를 참칭하거나 하는 표현이 있는데 이것을 다른 표현으로 고칠 수 있다"며 개정 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강 원내대표는 "그게(국가보안법 개정) 벌써 여야 간에 지난번에 다 합의가 됐다"고 강조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형법보완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문희상 당의장이나 정세균 대표의 말하는 내용을 잘 읽어보면 '서로 잘 맞추면 그런 형식문제에 대해서 양보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며 여당 지도부의 발언을 이렇게 해석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하루 전날인 5일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소수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결국은 합의가 안 되면 표결하는 것이 의회주의 원칙"이라며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반대한다는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와는 조금 다른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 원내대표는 4월 임시국회 회기내에 합의처리가 안되면 다음회기로 연기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지난 1일 의원총회를 열고 국가보안법, 사립학교법, 과거사법 등을 각 해당 상임위에 상정해 논의·처리하겠다는 것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여야 합의'를 전제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논의과정에 진통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이 폐지 후 대체입법안에는 결사반대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은 지난 연말 여야 협상안을 기준으로 보고 있다.

 당시 논의된 바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법명을 '국가안전보장법'으로 바꾸고, 국보법 2조 반국가단체 정의에 있어 정부참칭 표현을 삭제한 뒤 '국가안전침해단체'로 표현을 완화하고, 7조의 찬양·고무를 선전·선동으로 국한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러나 한총련 등을 규정하고 있는 이적단체 조항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해 여당측과 마찰을 빚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같은 '대폭 개정안' '대체입법 불가' 입장에서 한발짝도 물러날 수 없다고 나오고 있지만, 소장파측에선 "내용상 큰 차이가 없다"며 대체입법안도 검토 가능하다는 입장이여서 지도부와 소장파 간에 엇박자 음이 들리고 있다.

 이처럼 국가보안법에 대한 여야 입장차이가 뚜렷한 가운데 6일부터 개원된 임시국회가 또다시 국보법 개폐 문제로 난항을 거듭할 지 주목된다.(kon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