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세계적 인권감시기구인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가 오는 12월10일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을 맞아 서울에서 제2회 북한인권국제대회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이에따라 대회준비를 위한 관계자들의 간담회가 29일 저녁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이었다. 

 이날 간담회는 한국측 준비위원장인 자유시민연대 류기남 공동대표가 주관해 마련됐고, 프리덤 하우스 북한인권국장 구재회(35, 재미동포) 박사, 정기승(전 대법관,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회장) 변호사, 임광규(반핵반김국민협의회 운영위원장) 변호사,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 이대용 전 주월공사, 우재승 일본 나카사키 시볼드 대학 교수, 김성호 무지개재단 이사장, 채병률 실향민중앙협의회장, 이정린 성우회 정책위의장, 재향군인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번 대회를 주최하는 프리덤 하우스의 구재회 국장은 이 자리에서 "오는 12월8일부터 3일간 서울에서 국제인권 정상회의(International Summit Conference)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카터, 부시, 클린턴 등 전 미국 대통령과 하벨 전 체코 대통령 등 고위급 인사들을 이 대회에 초청하여 '북한인권 국제결의안'을 발표토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 국장은 "이번 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이유가 북한 인권문제를 국가적 의제(National Agenda)로 만들고, 또한 한국 내에서 북한인권에 대해 서로 논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어서"라며 "이번 대회에는 정치권과 정부 인사, 보수와 혁신을 떠나 이념 진영, 관련 NGO들을 모두 초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내년 초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인권위원회에서 북한 인권문제에 기권하지 말아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같은 동포가 당하는 고통을 외면해서야 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구 국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미국 의회와 국무부의 지원으로 7월 워싱턴에서 1천여 명이 참석하여 12시간에 걸친 북한인권 관련 발표회가 이었다"며 지난 제1회 북한인권국제대회를 소개했다.

 그는 "그 이후 Liberty North Korea라는 NGO와 함께 미국의 70개 대학을 순회하면서 북한인권 관련 설명회를 가졌으며 유럽 각국의 NGO들과도 협력방안을 논의해 왔다"고 경과를 설명하고 "오는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의 날을 맞아 서울에서 제2회 대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구 국장은 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서경석 인권위원장이 제2회 북한인권구제대회가 서울에서 열리는 기간 중 기독교인 30만명을 동원해 촛불시위를 하겠다고 제의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참석자들은 대부분 이번 대회 주제가 '북한인권' 문제인 만큼 촛점을 희석시킬 가능성이 있는 미국내 인권문제, 재외동포 인권문제, 과거 권위주의 정부시절에 피해를 당했던 국내 인권문제 등에 대한 집회가 동시에 개최돼서는 안 된다며 한기총의 촛불시위 계획은 프리덤 하우스 계획과는 별도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임광규 국민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번 대회가 성공하려면 재향군인회와 자유시민연대, 자유총연맹, 이북도민회 등 보수단체의 지지를 받아야 되므로 프리덤 하우스가 사전 긴밀한 협의를 거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복 대표는 "최근들어 대학내에 북한인권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대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주최측에서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호 이사장은 "탈북자들을 대거 초청하여 이들 중심으로 행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에 7000여 명의 탈북자들이 있으나 정부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으로 인해 탈북자들이 주장하는 북한인권 실태에 대한 목소리가 전혀 전달되지 못한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이들이 우리 국민과 세계인들을 향해 북한인권 실상에 대해 정확히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류기남 공동대표는 "자유시민연대는 대회 개최 전 까지 사전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전국 대도시를 순회하면서 북한의 고문기구, 기아 실상이 담긴 사진이나 비데오 등을 전시하고 북한인권을 고발하는 연극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주장한 제안 내용을 경청한 구 국장은 "거론된 내용을 참고하여 서울 대회를 차질없이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히면서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가 앞으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구 국장은 지난해 7월 프리덤 하우스 북한인권국장으로 임명돼 제1회 대회를 워싱턴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9월 중순 한국에 입국하여 서울 대회 파트너를 찾기 위해 한국 내 정부, NGO, 법조계, 인권단체들를 연쇄 접촉하고 있다. 북한인권국제대회는 내년 3월에는 제3회 대회를 유럽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프리덤하우스 관계자들 황장엽씨 방문

 한편 프리덤 하우스 구 국장과 이영화 간사는 30일 오전 북한민주화동맹 황장엽 위원장을 방문하고 황 위원장에게 프리덤하우스의 설립배경과 활동상황에 대해 설명한 후, 지난 7월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인권 국제회의 때 준비단계에서부터 각별한 관심을 돌려준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황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인권문제를 가지고 북한문제에 접근한 것은 아주 잘한 일" 이라며 미국과 서울, 유럽으로 이어지는 프리덤하우스의 북한인권관련 국제회의 및 각종행사계획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표했다. 황 위원장은 "북한의 인권문제는 북한 내부에서도 잘 모르는 문제인데 미국과 같은 발달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접근할지가 우려 된다"고 말하면서 서울 대회가 성공하길 기원했다.

 황 위원장은 또 "지난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때 응원단으로 왔던 북한의 처녀들을 보라, 김정일의 초상화에 비가 내린다고 울며불며 하지 않았는가, 그게 어디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의 행동인가, 그렇게 북한의 모든 주민들을 정신적 불구자로 만든 독재정권하에서 절대다수 주민들은 인권의 개념조차 모르고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kon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