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인권 보고서가 "북한을 중국, 버마, 이란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조직적으로 인권을 유린하는 나라"로 지목했다. 미국 국무부가 지난 8일 발표한 세계 각 국별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이 또다시 인권상황이 극도로 열악한 나라로 지목한 것이다.

 이 인권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에서는 계속해서 자의적 처형을 비롯해 고문과 납치, 실종 등이 일어나는 등 인권 유린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 방송이 분석한 2005년 국무부 인권보고서는 "북한이 전 세계에서‘가장 열악한’인권국이라는 점에서는 예년과 달라진 점이 없으며, 다만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가 20개에서 10개로 줄어들고, 또 2003년부터 탈북자들의 탈북 동기를 정치적이냐 아니면 경제적인 동기냐로 구분해서 처벌을 달리하고 있다는 점"이 종전과 차이가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 수는 줄었지만 수감자의 수는 늘어났다고 지적하면서, 약 15만에서 20만명이 수감자가 외딴곳에 설치된 수용소에 같혀 있어 수감자가 늘고 수용시설은 줄어들었다는 얘기는 그만큼 그들의 생활 환경이 악화됐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탈북자 증언을 예로 들면서, 정치범 수용소에 일단 수감되면 살아서 나오기는 거의 불가능하며, 수감 기간 내내 혹독한 강제 노동과 열악한 생활 환경에 시달려야 하는 것은 물론 이들 수감자들에게는 식량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또 환자들에 대한 의료 지원도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북한 당국은 지금까지 북한 내부에 정치범 수용소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은 여러 탈북자들과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이미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진바 있다.

 또 이 보고서는 또 북한의 인권상황을 '극도로 열악'(EXTREMELY POOR)한 상태로 파악하고 있다. 미 국무부의 베리 로웬크론 인권담당 차관보는 8일 이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조직적으로 인권을 유린하는 나라들을 보면 독재자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나라로서, 버마와 이란, 짐바브웨이 쿠바, 벨로루시 등 7개국가중 하나로 북한을 꼽았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이 체계적으로 주민들에게 억압을 가하고 있으며, 북한정권은 주민생활 거의 모든 면을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12월부터는 북한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정부 국제기구들의 활동을 대폭 축소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북한 주민들은 더 심한 고립과 고통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의 인권억압 항목 가운데 하나로 수용소 내에서의 여성 수감자들에 자행되고 있는 낙태 강요와 출생한 어린이들을 죽이거나 죽도록 방치하는 사례와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하고 있는 중국정부에 대해서도 "지난해 4월 강석주 북한 외무성 부상이 중국을 방문한 직후 30명의 탈북자를 북송하고 또 10월에는 남한 국제학교에 진입했던 탈북자 7명을 북송했다"며 구체적인 예를 들어 중국의 인권유린행위를 적시했다.

 즉,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만, 수 천명의 탈북자들을 구금하거나 북한으로 강제 송환했다고 말하고, 2004년에만 2천 여명의 외국인이 추방됐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북한인 인 것으로 여겨지며 중국 당국은 탈북자는 물론 이들에게 음식, 피난처, 교통수단을 제공했다는 등의 이유로 외국 기자나, 선교사, 인권활동가, 심지어 중국인들까지 체포해 구금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한편, 중국은, 9일 중국의 인권상황을 꼬집은 미 국무부의 연례인권보고서에 정면으로 맞섰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 날, 미국의 인권 보고서가 근거 없이 중국 인권을 비난했다며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konas)

 이현오 기자 konasnet@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