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4월 탈북 국군포로의 한국 인도 원칙에 대해 중국과 합의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을 탈출해 중국으로 넘어간 국군포로의 북송을 막을 장치가 마련됐다고 세계일보가 31일 보도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는 이날 "국군포로의 북한 탈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그동안 중국 정부와의 암묵적 합의에 따른 수용으로는 상황 관리가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면서 "이에 따라 올 초부터 중국과 탈북 국군포로의 한국 인도 원칙 설정에 대해 논의해왔으며, 지난 4월 합의했다"고 말했다. 협의에는 국방부 내 국군포로대책반을 중심으로 한 외교 라인의 실무선이 동원됐다.

 이 관계자는 "방식은 우리 정부가 인지하는 모든 국군포로를 일단 중국 정부에 넘겼다가 2주간의 조사를 받은 뒤 인도받는 것"이라며 "중국의 영토주권과 북중 관계를 고려해 양국이 적정선에서 합의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초 국군포로의 경우 발견 즉시 한국에 인도하고, 국군포로의 파악과 신병 확보, 조사, 국내 귀환까지 전 과정을 한국이 맡아야 한다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중국 측이 난색을 표했다. 중국과의 합의 후 이런 방식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 국군포로는 10여명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그동안 중국 내에서 국군포로가 포착되면 공관에서 비밀리에 신병을 확보한 뒤 중국에 연락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한국에 데려왔다.

 그러나 2004년 12월 한만택씨의 경우처럼 중국 공안이 먼저 적발해 북송하는 사례가 생기고, 우리 공관의 신병 확보 과정에서 중국 공안에 발각돼 국군포로를 넘겨주는 일까지 벌어지자 이들에 대한 인도 원칙을 정하자고 나선 것이다.

 한중 국군포로 합의로 이들의 북송은 막을 수 있게 됐지만, 국군포로 가족들은 2주간의 중국 정부 조사 기간에 합의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입국 국군포로의 한 가족은 "중국의 조사기간 가혹행위가 있을 수 있으며, 조사 과정에서 국군포로가 겪는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에 생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국군포로는 546명이며, 한 달에 2∼3명의 국군포로와 그 가족이 북한을 탈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konas) (세계일보 2006,8,31)

 정미란 기자 sori@kona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