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파병 결정과 한·미관계]
정부가 17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주재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라크 추가파병 계획을 확정함에 따라 한.미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혈맹인 한국이 가급적 많은 군대를 파병해주기를 원하겠지만 국제사회의 현실과 한국내 사정을 감안한다면 이날 확정된 정부의 '3천명이내 독자지역 담당' 파병 계획도 미국을 충분히 만족시키는 수준이란 관측이다.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외교부청사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3천명 파병은 영국군 다음으로 많은 군대파견"이라며 "파월 미 국무장관이나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 10월 유엔 이라크 결의안 통과후 파병을 요청한 10여개국 가운데 지금까지 실제로 파병계획을 확정한 국가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 불과하다.
국제사회가 이라크 치안상황 악화와 대(對) 중동관계 등을 감안, 파병을 주저하는 분위기가 강한 상황에서 이라크에서 인명피해까지 발생하고 반전여론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 한국과 일본이 파병을 결행키로 한 점은 미국에게 고마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한국은 일본에 비해 파병 규모와 성격에 있어서 미국의 요청을 더욱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이 육상자위대 600명을 파병키로 한 데 비해 한국은 이미 이라크내 주둔중인 서희.제마부대를 합쳐 모두 3천700명 규모를 파병키로 했고 파병 성격에 있어서도 한국은 한 지역을 독자적으로 맡는다는 점에서 미군 후방지원 역할에 중점을 둔 일본과는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사실 정부가 10월 파병 방침 결정이후 두달동안 파병계획을 확정하지 못하자 미국 일각에서는 공공연하게 한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0일 "이라크 파병을 지연.축소할 경우 미국은 두 나라에 배치된 미군을 이라크로 이동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신뢰를 주지 못한 동맹이 치러야 할 대가는 바로 자국의 안보이익을 해치는 것으로 귀착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정부 파병계획 확정 발표로 이런 미국내 반한(反韓) 감정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회 파병동의안이 조속히 처리돼 파병이 실행단계에 진입하면 이같은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파병으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함께 주한미군 재배치 등 한.미 미래동맹 문제의 원활한 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북.미간의 북핵 폐기와 대북 안전보장 등 핵심쟁점에 있어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조정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미 2사단 한강이남 재배치와 주한미군 감축 등 한반도 안보에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한국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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