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사 해체, 올해 안에 연기해야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 연기 협상보다 더 시급한 국가 사안이 없다는 인식하에 금년 내에 미 대통령과 얼굴을 맞대고 합의 이끌어 내야
'국군의 작전지휘권을 현 적대 상태가 계속되는 동안 (유엔군에) 이양한다.' 6·25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14일 이승만 대통령이 작전지휘권을 맥아더 장군에게 이양한다는 서신 중 일부다. 이 대통령은 작전지휘권을 유엔군사령부에 이양함으로써 6·25전쟁 당시 풍전등화(風前燈火)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해냈고, 한·미동맹을 출범시켜 우리의 안보를 튼튼한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이처럼 중요한 전작권(戰作權)을 지난 정부는 국가 안보적 차원에서 다루지 않고 자주권 회복이라는 미명(美名)하에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2년 4월 17일로 전환 일자까지 전격적으로 합의해버렸다.
우리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한미연합사를 기초로 한 튼튼한 한·미동맹이 뒷받침된 덕분이었다. 한·미동맹은 자주(自主)의 훼손이 아니라 버팀목 장치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작권 이양이 자주를 훼손하는 것인 양 포장한 것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 우민정책(愚民政策)의 대표적 예이다.
전작권 전환 일정은 이제 24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전작권은 전쟁이 발발할 경우 지휘 통일을 기할 수 있는 중요한 장치이다.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한미연합사가 해체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북한이 지난 60여년간 목을 매면서 기다려 온 결과와 같다.
우리는 전작권 전환 시기를 늦춰야 하고 그 연기 결정은 금년 내에 내려져야 한다. 지금 한반도 안보 환경은 매우 불안정하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核) 개발을 강행하면서 연일 대남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미·일 양국은 후텐마 공군기지문제로 균열(龜裂)을 보이고 있고, 미·중 관계 역시 전방위적으로 갈등(葛藤)이 심화되고 있는 등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 가고 있다.
국군이 독자적인 방위 역량을 갖추기에는 시간과 예산도 부족하다. 전작권 전환의 대안(代案)으로 제시된 '국방개혁 2020'의 달성을 위해 필요한 약 600조원의 예산과 매년 9% 이상의 국방비 증액은 실현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도입된 지 수십년이 지난 구형 M48 계열의 전차와 105밀리 야포, F-4/5전투기가 아직도 전선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한미연합사는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연합 지휘기구'로서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이다. 한미연합사는 한·미 연합군을 단일 지휘체계하에 통제함으로써 유사시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한미연합사 해체는 전장(戰場) 주도권을 북한측에 넘겨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전작권 전환을 연기하는 길밖에는 없다. 전작권 전환은 국가 간의 약속이므로 이를 되돌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피해갈 수는 없다. 북한 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비롯하여 비(非)대칭 전력에 대한 대비책이 수립될 때까지는 전작권 전환을 연기해야 한다.
결정의 시기가 늦어질수록 안보 위협은 커진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 연기 협상보다 더 시급한 국가 사안이 없다는 인식하에 금년 내에 미국 대통령과 얼굴을 맞대고 전작권 전환 연기에 합의하기를 바란다.(konas)
박세환(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
*3.15일자 조선일보에 기고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