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동결은 천안艦 격침에 이은 제2의 도발
북한의 對南 강경도발 정책 전환에 주목한다
3ㆍ26 천안함 사태는 북한 잠수함(정)의 어뢰공격에 의한 격침 사건임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군함 격침은 전쟁 도발에 해당한다. 하루 빨리 물적(物的) 증거를 찾아 UN 안보리에 회부하고, 국내적으로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는 汎국민적인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 물론 군사적 보복 조치는 또 다른 문제다. 보다 냉철한 전략적 판단을 요한다. 미국 등 동맹국과의 긴밀한 협의와 공조가 필수다.
무엇보다도 이 사건의 성격을 정확히 규정짓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국민들의 인식과 판단상의 혼란을 막을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천안함 사건을 놓고 벌어지는 난맥상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지난 2008년 봄 일어났던 광우병(狂牛病) 사건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방송(放送) 언론이 앞장서서 사실을 왜곡하고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참으로 큰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금강산 부동산 몰수 조치를 감행했다. 8일 “남조선 당국 자산인 금강산 면회소와 한국관광공사 소유 문화회관·온천장·면세점을 동결하고 (해당 시설의 남측) 관리 인원을 추방”하겠다고 밝힌 뒤, 13일 이를 집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 정부가 600억원을 들여 지은 이산가족 면회소와 관광공사 시설물 등을 강탈(强奪)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북한의 금강산 부동산 강탈조치는 천안함 격침에 이은 제2의 도발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두 사건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예컨대, 대남 강경도발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그 배경은 첫째 현금과 물자지원이 수반되지 않는 남북관계 불원(不願), 둘째, 김정일정권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남한 내 급변사태 공론화에 대한 분노와 불만 등이다.
그러나 ‘남북관계’ 명목으로 우리가 북한의 무리한 요구에 굴복할 수는 없다. 첫째, 핵무장을 기도하는 북한에 대규모 현금‧식량 지원은 불가하다. 둘째, 북한주민을 압제하는 김정일정권의 붕괴 가능성과 그 대책 논의를 자유민주 사회에서 억제할 수는 없다.
이렇게 볼 때, 대한민국과 북한정권 간에는 근본적인 상호 모순이 내재한다. 이것이 남북관계가 갖는 기본적 한계다. 남북관계 경색의 근본 원인은 북한정권의 속성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그러므로 남북관계가 교착돼 있다고 안타까워하거나 한국정부를 비난해선 안 된다. 구체적으로 남북관계 교착의 원인은 북한정권의 (i)유일 수령영도체제(수령을 정점으로 全 사회의 유기체적 조직) (ii)군대 우선의 과도한 군사체제(정규군 119만+예비병력 770만에 이르는 ‘선군’ 병영체제) (iii)개혁‧개방을 거부하는 세습독재(개방으로 외부바람이 유입되면 세습독재 붕괴 불가피) 체제에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그 속성을 바꾸지 않는 한, 자유민주 사회의 성격상 김정일 정권과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앞으로 북한의 금강산 부동산 몰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천안함 공격에 이어 금강산→개성공단으로 이어지는 제2, 제3의 도발이 예상된다. 원래 금강산 관광 자체가 모순 투성이에서 출발한 것이다. 남북 화해‧교류라는 미명하에 비싼 입산료를 지불하는 對北 현금 루트였고, 이를 통해서 이익을 챙기려는 현대아산의 왜곡된 상심(商心)이 낳은 부조리였다. 북한은 금강산관광을 통해 지난 10년간 5억달러 이상을 거둬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5만명이 금강산을 다녀와 수적(數的)으로 크게 남북교류에 기여했다고 주장하나, 북한은 ‘모기장 이론’으로 철저히 외부 바람을 차단했다. 금강산 관광객은 북한주민들과 한마디 대화는 고사하고 아예 볼 수조차 없었으며, 심지어 경비병에게 말 한마디 잘못 걸었다가는 ‘체제를 위협하는 불온죄’로 억류 고문당하기 일쑤였다. 2008년 7월 민간인 관광객이 피살된 이후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것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할만하다. 국민들을 그동안 ‘치안 부재’ 상태에 방치한 지난 정부의 책임이 크다 할 것이다.
북한의 대남 강경도발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크다, 천안함 격침에 미온적으로 대응한 것이 북한의 기세를 올리는 결과가 됐을 것이다. 앞으로 개성공단도 몰수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벌써 중국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것을 보면, 천안함 공격에 이어 금강산→개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대남도발 계획을 이미 사전 수립해 놓았을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konas)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