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광양회(韜光養晦)' 포기한 중국의 주먹외교에 대비해야
한국과의 외교 분쟁이 발생할 때 일본에 그랬던 것처럼 백기투항을 강요할 가능성 있어
중국이 드디어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힘의 외교를 휘둘러 일본을 굴복시켰다. 일본은 센카쿠열도 (중국명 다오위다오:釣魚島) 부근 영해를 9월7일 침범해 일본 순시선을 의도적으로 들이받은 중국 어선 선장을 9월24일 석방 하였다. 일본이 중국의 주먹 외교에 얻어맞고 17일만에 백기 투항한 셈이다.
그동안 일·중 양국은 센카쿠 열도가 각기 자기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일본은 중국 어선 선장 체포가 일본 영해 침범에 따른 적법 조치였다며 재판에 회부키로 하였다. 그러나 중국은 센카쿠 열도가 중국 땅이므로 중국 선장 체포는 주권 침해라며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였다.
중국은 일본이 선장 석방을 거부하자 경제보복으로 일본의 목을 죄어갔다. 중국은 자국민들의 일본 여행 제한, 일본에의 발전용 석탄공급계약 협의 중단, 일·중 석탄종합회의 연기, 항공노선 증편협상 중단, 중국 체류중인 일본인 4명 군사시설 촬영혐의 체포, 등으로 맞섰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중국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미사일·풍력터빈·액정표시장치(LCD) 등 첨단제품의 필수 원료이며 희소금속인 희토류(稀土類)의 일본 수출을 전면 중단키로 하였다. 희토류는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90%를 점유하고 일본이 최대 수입국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도요타 자동차금융 중국법인이 부당 이득을 챙기고 자동차 딜러에게 리베이트를 주었다며 벌금을 부과하였다. 끝내 일본은 중국 보복의 파상 공격을 더 견디지 못하고 손들었다.
중국은 올 해 경제규모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2위로 올라섰다. 결국 세계 2위로 뛰어오른 중국의 막강한 경제력은 일본을 외교적으로 짓밟기에 이른 것이다.
중국은 단지 일본만을 밀어붙이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남중국해의 파라셀 군도를 두고 베트남을 압박하고 있으며 티베트와 타이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파라셀 군도 인근 해역에서 베트남 어선을 나포하고 선원들을 억류하기도 하였다. 남중국 해가 자국의 양보할 수 없는 “국가 영향권”이라고 외쳐댄다.
그런가 하면 중국은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군도와 관련해서도 베트남·말레이시아·브루니·필리핀·인도네시아 등에 영유권을 주장한다. 그밖에도 중국은 한국과 미국이 천안함 피격이후 합동으로 서해에서 군사훈련을 하려고 하자 서해가 중국의“군사훈련 영역“이라며 극구 반대하였다. 중국은 안하무인격으로 좌충우돌하며 세계를 누빈다.
이쯤 되면 중국의 주먹 외교는 오만의 극치에 이르렀음을 실증한다. 덩샤오핑(鄧小平)이 내세웠던‘도광양회(韜光養晦)의 겸손함을 저버린 것이다. 도광양회는 ’재주를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중국은 힘을 과시 말고 묵묵히 기다려야 한다는 덩샤오핑의 대외노선을 팽개치고 어느새 세계지배를 위한 패권주의로 나섰음을 반영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패권주의에 시달려왔다는데서 여느 국가들보다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고대 국가 수(隋)에 이은 당(唐)의 패권 확장 과정에서 그들의 거듭된 침입을 받아야 했다. 중세기에는 원(元)나라의 패권확장 과정에서 또 다시 피침당해야 했으며 조선조에 이르러서는 청(淸)에 백기를 들어야 하였다.
20세기로 접어들어 대한민국은 북한의 6.25 기습남침 당시 압록강 까지 반격하며 통일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 때 중국군이 압록강을 넘어 평택까지 인해전술로 밀고 내려옴으로써 대한민국은 통일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처럼 중국은 수천년에 걸쳐 우리 국토를 유린하며 괴롭혀 왔다. 바로 그 중국이 경제적으로 급성장하더니 물리력을 휘두르며 패권국가로 군림하기 시작하였다. 그 여파는 언젠가는 바로 중국 대륙에 붙어있는 한국에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인들은 미국의“패권 시대”가 지났고 중국이 21세기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는 야욕에 사로잡혀 있다. 류밍푸(劉明福) 국방대 교수의 저서‘중국의 꿈(中國夢)’도 그런 망상을 반영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이제 미국 패권의 시대는 지났다.”며 “21세기엔 미국에 이어 중국이 1등 국가가 될 능력과 자신이 있다.”고 하였다. 미국을 누르고 중국이 패권국가로 군림한다는 말이다.
중국의 패권야욕은 군비증강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2001년부터 2008년 까지 17.1%의 군사비 증가율을 보였다고 한다. 2015-20년 사이 5만-6만t급의 항공모함 2척과 훈련용 항모 1척도 진수할 계획이라고 한다. 말 안 들면 군사력으로 짓 이기기 위한 무력 확장이다.
중국이 세계 2대 경제대국에 이어 군사 강국으로 일어설 때 더 더욱 오만방자해질게 틀림없다. 이미 일본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주먹 외교를 통해 중국의 그 오만한 마각은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일본이 중국에 백기를 들고 나선 데는 이유가 있다. 중국이 일본의 최대 수출 대상 국가이고 일본은 군사력에서 중국에 미치지 못한다는데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중국이 최대 교역 국가이며 군사력은 중국에 비교할 수도 없이 허약하다.
중국은 이 약점을 잡고 언젠가는 한국과의 외교 분쟁이 발생할 때 일본에 그랬던 것처럼 백기투항을 강요할 게 분명하다. 그에 대한 주도면밀한 대응책이 요구된다. 무역의 다변화와 중국에 대비한 군사력 증강 그리고 미국및 일본과의 유대강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수천년간 중국에 당하기만 하였고 그런 비극은 되풀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데서 더욱 그렇다.(konas)
정용석(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