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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급변사태시 무정부상태의 혼란 방지책은?

Written by. 박관용   입력 : 2011-10-30 오전 9: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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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21일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과 코리아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북한 유사시 사회 안정화 방안'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김석우 전 통일원차관의 사회와 유호열 고려대 교수, 전경만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원,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 손기웅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 발제자로 참석한 이 날 심포지엄에서 박관용 이사장은 [북한 급변사태시 무정부상태의 혼란 방지책은?]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북 급변사태시 "일반 주민들은 정권의 가혹 행위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적인 사태안정이 이루어진다는 보장이 없다"고 위험성을 적시하면서 "북한 내부의 내분 가능성, 무장 세력의 동요나 반발 가능성, 한국·중국·미국 등과의 관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역할, 실질적 치안확보 인력의 동원 방안 등 어려운 과제들이 상호 관련되는 매우 복잡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북한의 통치시스템이 붕괴할 경우 무정부상태의 혼란을 방지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 "한국이 가장 중요한 당사자로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하겠지만, 미국의 지원을 얻고 중국의 양해와 러시아, 일본의 협력을 얻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토의와 결의를 통한 위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는가? 북핵문제 관련 6자협의체는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와 같은 치안확보를 위한 국제적 틀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은 매월 사회적 핵심 이슈가 되는 안보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포럼을 개최하며 매년 1회 이상 북한급변상황을 상정해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다음은 이 날 박 이사장이 발표한 기조연설 전문내용임.<편집자 주>

[기조연설] 북한 급변사태시 무정부상태의 혼란 방지책은?

  1989년 6월 18일 폴란드 선거혁명은 반년 만에 동구권 공산주의의 몰락으로 전파되었고, 종주국 쏘련도 1991년 말에 해체되었습니다. 북한 정권은 철저한 외부정보 차단과 폭압통치를 통하여 이러한 세계사적 흐름을 버텨내고 붕괴 위기를 면하였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체제 자체는 이미 실패로 종결되었습니다.
 
 체제실패를 극복하고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중국식 개혁·개방만이 유일한 해법입니다. 그럴 경우 북한의 현 정권은 권력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북한정권의 불행한 딜레마가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북한 정권은 핵·미사일 등 비대칭 무기 개발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폭침도 북한의 그러한 협박정책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생존을 유지하고, 외부세계의 식량 지원을 얻어 정권 연장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2012년 강성대국 목표로 하는 3대 세습 추진은 바로 개혁·개방을 거부한다는 의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 정권의 생존 능력을 계속 잠식하는 것입니다.
 
 북한 정권이 붕괴하지 않도록 지탱해주는 힘은 내부적으로는 가혹한 폭압정치와 철저한 정보통제에 있습니다. 외부적으로는 중국정부의 후견적 역할과 남한 내 친북세력의 응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사회 내에 친북정권이 등장하지 않는 한 과거와 같은 무조건적 대북지원은 다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중국도 공식적으로는 북한을 중국안보의 완충지대로 삼아 현상을 유지하려 하지만, 개혁 전망 없는 북한 정권이 사고를 일삼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국에 부담이 된다는 점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학·기술, 교통·통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북한정권의 정보차단의 방화벽이 점차 약화되어 외부사정에 대한 정보가 북한 주민들에게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북한정권의 폭압통치 때문에 주민들이 중동의 자스민 혁명과 같은 집단적 역량은 발휘할 수 없으나, 민심동요와 체제이완은 가랑비가 옷을 적시듯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까운 장래에 김정일의 자연 수명이 끝날 경우, 형식적으로는 권력승계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북한사회는 대 격변을 겪게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정권이 통제능력을 잃게 되는 급변사태로 발전할 경우, 그에 대한 한국 및 주변국가의 대응 여하에 따라 한반도뿐만 아니라 지역 평화와 안정에도 매우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입니다. 우리는 물론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로 나아가 경제와 사회를 정상국가로 안정시키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3대째 세습 추구는 개혁·개방보다는 절대권력 유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북한 급변사태 시, 북한사회의 혼란 상태를 신속하게 제거하고 치안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시급한 과제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국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얼키고 설켜서 복잡다단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결코 단순한 과제가 아닙니다.
 
 동독의 경우 동독 주민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독일연방의 일원으로 통합되었습니다. 17만 명의 동독군이 소련군의 통제 하에 있었고, 본래 동서독 간에는 무력충돌의 경험이 없었다는 점에서 통일과정에서 치안문제는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북한의 경우 110만의 정규군과 수백만의 비정규 병력을 가지고 있고, 일반 주민들은 정권의 가혹행위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적인 사태안정이이루어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북한 내부의 내분 가능성, 무장 세력의 동요나 반발 가능성, 한국· 중국· 미국 등과의 관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역할, 실질적 치안확보 인력의 동원 방안 등 어려운 과제들이 상호 관련되는 매우 복잡한 상황이 전개될 것입니다.
 
 물론, 한국정부의 관계 당국이 그에 대한 만반의 대비책을 강구할 것이지만, 과제의 복잡성 때문에 단선적인 답으로 간단하게 정리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이 복잡한 시뮬레이션과 난상토론을 거쳐 구체적 대응 방안들을 찾아내야 할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새로운 발상과 아이디어를 개발하여 정부차원의 대비 작업이 빠질 수 있는 관료적 타성을 극복하고, 경제성, 안정성, 융통성에 있어서 더욱 만전을 기하게 할 것입니다. 급격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하나의 좋은 아이디어나 발상은 수십조, 수백조원의 절약과 수많은 인명을 보호하고,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보장할 것입니다.
 
  아울러 이러한 논의는 민간차원에서도 사전 대비하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일반 국민들도 그러한 문제점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장래에 대비하는 것이 사회전체의 질서와 안정회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오늘의 심포지엄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구체적 방안들의 복잡성과 방대함에 압도되지 않도록 여러 번 사전 협의도 하였으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결국 매우 어려운 과제라는 것이었습니다. 

  북한의 통치시스템이 붕괴할 경우 무정부상태의 혼란을 방지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혼란 전후 한국정부가 취할 조치의 골자는 무엇인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협조를 구할 필요성이 있는가 하는 기본적 발상에서 시작합니다.
 
 한국이 가장 중요한 당사자로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하겠지만, 미국의 지원을 얻고 중국의 양해와 러시아, 일본의 협력을 얻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토의와 결의를 통한 위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는가? 북핵문제 관련 6자협의체는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와 같은 치안확보를 위한 국제적 틀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중적 행정체제의 출현으로 인한 혼선을 방지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합니다.
 
 북한 내 정권 세력이 중국군의 개입을 요청할 가능성에 대비한 대응방안도 검토되어야 합니다. 북·중 상호방위조약의 현실적 효력과 북한 급변사태 시 미칠 효과에 대한 분석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현 핵심세력을 중심으로 쿠데타를 기도하거나 인접국에서 망명정부를 수립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국제사회와의 협조 하에 한국 인력이 치안확보를 위한 중심적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구체적 방안들을 검토해야 합니다. 경찰력을 활용할 것인가? 아니면 군 조직을 활용할 것인가?
 
 기존의 북한 내 체제유지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탈북자 중에서 필요한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하는 문제도 검토해야 합니다.
 
 국제적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해체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 미국 중심으로 중국의 협조를 얻어 긴급대응 조치를 취할 경우 북한 내 일반적 치안확보 문제와 어떻게 연계될 것인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량살상무기를 포함한 군사시설과 무기를 사전에 파악하고, 이러한 위험물자가 통제 불능상태가 되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사회적 무질서 상태 악화를 방지해야 합니다.
 
 현재의 DMZ체제를 기본적으로 유지하여 1차적으로 치안을 확보하고, 10년 정도의 과도기간을 설정하여 북한사회의 민주화와 시장경제체제로의 이행을 원만하게 추진하는 방안이 타당한지, 그리고 현실적 가능성이 있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북한정권기관의 가혹행위를 억제하고 급변사태 후 통일실현 과정에서 구 북한 정권 구성원의 활용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잘츠기터와 같은 기록보존소 설치가 필요한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급변사태 시 사적 형태의 잔혹행위를 방지하고, 또한 북한 기득권세력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하여, ‘사면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는지, 그 경우 어느 시점이 절절한지에 대해서도 검토해야 합니다.
 
 이러한 모든 과제들은 결코 간단한 작업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의 난상토론을 통해 보다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방안들을 도출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작업을 하는 데에는 구 동독지역의 치안확보 선례와 북한사회의 경우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분석하여, 독일 통일과정에서의 치안유지 관련 경험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서두에 말씀드린바와 같이, 오늘의 주제는 절대로 간단하거나 단순한 과제가 아닙니다. 전문가들이 대용량 컴퓨터를 사용하더라도 해답을 쉽게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체적 과제들을 도출해 내고, 그에 대한 해답들을 생각해냄으로서 전체적인 작업을 진전시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의 백점짜리 정답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수의 집단적인 토론과 작업을 통하여 앞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중요합니다.

박 관용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 이사장. 전 국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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