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남북관계 전망과 우리의 대북정책 방향

Written by. 김연수   입력 : 2012-01-24 오전 10:12:55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이 글은 2012년 1월18일 통일연구원 주최 '김정일 사후 북한정세 전망과 국제협력'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회의에서 발표한 발제문 내용임.<편집자 주>

Ⅰ. 머리말

 김정일 死後 북한문제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크게 보면 과연 앞으로 북한 승계정권이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과 그 3대 세습정권이 어떠한 방향에서 대내외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 핵심 관심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두 가지 문제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북한정권의 안정성 여부와 북한의 대내외정책 사이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09년 이후 지속되어온 김정은 승계체제의 등장과정에서 북한의 대내외 정책을 결정했던 것은 바로 후계계승의 정치였고, 김정은 승계체제가 공식적으로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김정은 승계체제의 안정화 수요가 앞으로도 북한의 대내외 정책의 결정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것은 곧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김정은 승계체제의 안정화 목표에 부응하는 방향에서 북한의 대내외 정책이 추진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향후 김정은 승계체제의 안정화 수요가 북한의 대남정책의 결정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은 적잖은 설득력을 갖는다.

 김정일 사후 북한의 대남 비난공세가 계속되고 있으나 지금 까지는 다분히 이중적 의미를 갖고 있다. 북한은 김정일 중앙추도대회 직후인 지난해 12월 30일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서 “이명박 역적 패당과는 영원히 상종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정부가 “민족의 대국상 앞에 만고대죄를 저질렀으며”, “최고 존엄을 헐뜯고 소요를 선동하는 반공화국 삐라 살포”를 선동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국방위원회 성명은 이전의 대남 공격 일변도의 호전적 비난 성명과는 다르게 “우리 군대와 인민은 앞으로도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번영의 길을 향하여 힘차게 나가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어, 대남관계 개선에 대한 북한당국의 일정한 기대를 또한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도 “10. 4 선언 발표 5돌을 맞으며, 북남선언들을 적극 지지하고 이행하려는 분위기가 온 강토에 차 넘치게 하여야 한다”며, “민족적 화해와 단합은 조국통일의 전제이고 담보이다”라고 언급하여 ‘10. 4 선언’의 이행을 가능케 할 수 있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사실 이러한 북한당국의 대남 비난의 이중적 행태는 북한당국이 김정은 승계체제의 안정화를 위한 대외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시도 했던 지난해 하반기 이래 북한의 대외행태의 맥락에서 평가될 필요가 있다.

 주지하듯이 지난해 7월말 이래 북한은 ‘남북대화→북미대화→ 6자회담 재개’의 3단계 접근법에 의한 북핵문제의 협상국면 재개 프로세스에 호응해오는 행태를 보여 왔다. 그 결과 각각 두 차례에 걸쳐 남북한의 고위급 비핵화 회담 이후 미국과 북한과의 고위급 회담이 개최되었고, 그 결과 지난해 12월 중순 북한과 미국은 베이징 회담을 통해서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의 중단과 식량지원을 교환하는 합의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일 유고사태 직전의 상황이었다. 말하자면 북핵문제의 3단계 접근법이 실제적으로 가시적 성과를 내는 단계에서 김정일의 유고상황이 발생했던 셈이다. 김정일의 유고 사태 이후 미국과 북한은 뉴욕채널을 통해서 대화를 재개한 상황이다. 북한도 지난 1월 11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서 “우리는 미국에 과연 신뢰조성 의지가 있는지 지켜볼 것이다”라고 언급함으로써 사실상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을 촉구하면서 대미관계 개선의도를 극적으로 표현한바 있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의 최근의 대남 비난의 이중적 행태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내부 체제 결속, 대미협상 촉구의 맥락에서 대남 강경발언의 형식을 취하고는 있으나, 북한당국으로서는 실제적인 대외관계 개선의 가시적 성과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대남관계 개선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사실 이러한 진단은 남북관계를 구성하는 객관적 환경요인에 대한 평가를 통해서 보다 잘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상기맥락에서 남북관계를 결정하는 환경요인을 분석하여, 향후 예상되는 남북관계전망과 관련한 몇 가지 시나리오를 살펴보고, 남북관계의 발전 차원에서 우리의 바람직한 대북정책방향을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다.


Ⅱ. 남북관계 환경 분석

 남북관계를 결정하는 객관적 환경 요인은 분석수준에 따라서 국제체제/지역체제 변수와 한반도 차원의 변수로 나눠볼 수 있다. 물론 남북관계는 이러한 객관적 환경요인과 더불어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두 행위자인 남한과 북한의 주관적인 정책적 의지의 결합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러나 의지변수는 항상 명료한 것은 아닐 뿐만 아니라, 기실은 정책적 고려를 둘러싼 환경요인에 대한 정책결정자들의 인식에 의해서 크게 영향을 받는 다는 점에서 객관적 환경변수의 종속변수일 수 있다. 상대적 약소국의 경우 이러한 현상이 보다 두드러질 수 있다. 국제체제를 주도하는 강대국의 경우는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강대국의 정책적 의지가 객관적 환경을 구성하는 경우라는 것이다. 남북한의 경우 동북아 지역체제에서는 여전히 상대적 약소국인 만큼 객관적 환경요인의 영향은 크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1. 국제체제 변수 : 미‧중의 대 한반도 안정화 정책 기조 합의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주지하듯이 1972년의 미‧중화해로 시작된 국제정세의 데탕트 무드는 7. 4 공동성명 등 남북한으로 하여금 짧은 기간이었지만 남북관계의 데탕트 무드를 조성하려는 시도를 가져왔다. 그 만큼 한반도 문제와 관련하여 남북한의 핵심적인 동맹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의 관계설정의 특징적 측면들은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중국의 부상과 더불어 변화되고 있는 미‧중관계 변수는 남북관계의 주요한 외적 환경적 구성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지난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도발은 미국과 중국 양국 모두에게 한반도의 불안정 상황의 발생과 그 악화 가능성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를 갖게 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이후 이라크와 아프간 문제에 대한 개입도를 줄여나가는 등 대외개입주의 노선의 강약을 조절해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굳이 전통적인 미국의 대외행태를 내향성(introversion)과 외향성(extroversion)의 시기로 구분해본다면 10년간의 테러전쟁으로 국제문제에 대한 극적인 개입시기의 외향성의 행태로부터 내부적인 문제에 주력하는 내향성의 시기로 미국의 대외행태가 변화되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엄청난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과정에서 미국은 향후 10년 동안 5,000억 달러에 달하는 국방부문에서의 예산감축을 시도하는 등 군사부문에서의 내핍정책을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대외안보전략이 미국이 감당할 만한 수용가능한 비용 범위내에서 선택적으로 동맹국들과 협력국가들의 비용분담을 확대하는 가운데 추진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대외정책이 직면한 안팎의 현실은 미국으로 하여금 그 동맹정책에서 가능한 국제적인 군사적 분쟁상황에의 개입을 주저하게 만들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봐야한다. 지난 리비아 사태에 대한 미국의 대응방식은 그 한 단면 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미국은 남북관계의 악화로 인한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 고조상황을 십분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중국의 경우는 주지하듯이 개혁‧개방정책이 본격화된 이후 지속되어온 고도 경제 성장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주변 환경의 안정적 관리가 사활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중국의 부상과정에서 크고 작은 영토 분쟁의 불씨가 내연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과의 불편한 관계 상황이 미국의 역내 개입강화로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한반도의 불안정 정세는 중국이 여러 방면의 안보적 위협요인에 대처하여만 하는 상황을 조성할 개연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반도의 불안정 정세는 동북아 전체의 긴장고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결국 이러한 상황전개는 중국의 경제성장 우선정책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때문에 중국의 대 한반도 정책의 기조는 앞으로도 안정성 유지에 맞춰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처럼 미-중의 대 한반도 정세 안정화에 대한 ‘국익의 선호지점’이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 극적으로 확인된 것은 바로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개최된 지난해 1월 19일의 미-중정상회담결과로 나온 미‧중공동선언이었다. 향후 미-중관계의 10년의 미래를 조망해보면서 나온 결과물인 이 공동선언에서 미-중은 한반도 정세 안정화 기조 위에서 3가지 차원에서 대한반도 정책에 합의했다. 첫째,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유지를 위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긴밀한 협력”이다. 둘째, “남북관계 개선과 이를 위한 진지하고 건설적 남북대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셋째, “UEP 문제의 심각성에 따른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이다. 나아가 미-중은 “북한은 도발적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도 합의했다. 이러한 미-중의 한반도 정세 안정화 기조에 대한 합의는 이후 미국과 중국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정책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것은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에 대한 소위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정책에서 전략적 개입‧관리정책으로의 변화를 가져왔으며, 중국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한 전략적 지원의 강화로 나아가게 했다.

 미국은 지난해 초부터 북한에 대한 개입정책의 명분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방장관은 지난해 1월초에 북한이 “5년 이내에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능력을 보유할 수 있으며, 이는 확장되고 있는 핵무기 프로그램과 결합될 수 있는바,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direct threat)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WMD 능력에 대해서 단순한 확산방지 차원을 넘어서 직접적인 위협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대응해야 될 필요성을 언급했다. 북한에 대한 소위 ‘전략적 인내’ 정책의 변화 필요성의 시사였던 셈이다. 이후 미국은 북한과 인도적 차원에서 접촉을 지속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7월말 제1차 북‧미고위급회담이 뉴욕에서 개최되었다. 북‧미회담이 고위급회담의 성격을 띠었다는 것은 이 회담이 단순히 북핵문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 ‘탐색적 대화’라는 간판을 내걸었지만, 북‧미간에는 매우 포괄적인 문제들이 논의됐다. 북‧미관계 개선, 한반도 정세안정, 그리고 6자회담 재개 등 3가지 의제에 관해 심도 있게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이에 대해서 3가지 합의가 이루어졌다.

 즉, ‘북‧미관계 개선’, ‘협상을 통한 평화적 방법으로 한반도 비핵화 추진’, 그리고 ‘앞으로 대화를 계속해 나간다’는 것 등이었다. 물론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관련된 전제조건들-UEP중단, IAEA사찰단 복귀, 핵‧미사일 실험 중지 등-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이에 대해서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이 재개되어야하며, 동시행동원칙에 의거 ‘9. 19 공동성명’이 전면적으로 이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지난해 10월 24〜25일간 제네바에서 제2차 북‧미고위급회담이 개최되었다. 이 회담에서는 전면적인 돌파구 마련은 아니지만 “일련의 진전”이 이루어졌으며, “쌍방 신뢰조성의 견지에서 미결문제를 토의해결하기 위한 조-미접촉과 회담을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북한 당국은 이 회담에서 “6자회담을 하루빨리 재개해야” 하며, “9. 19공동성성명을 동시행동원칙에서 전면적으로 균형적으로 이행”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미국은 미군유해발굴을 위한 회담을 북한 측에 제기했으며, 이후 지난해 10월 중순 미‧북 군사당국간 방콕회담을 통해서 지난 2006년 이후 중단된 미군유해발굴사업을 올해부터 재개하는데 합의했다. 사실 이에 앞서 북한은 조선인민군판문점 대표부 대미 서한을 통해서 미국 측에 대해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의 전환용단”을 촉구하고, “우리 군대와 인민은 평화와 통일, 화해와 협력의 대의를 위해 모든 것을 복종시킬 준비가 되어있다”고 언급한바 있다. 북한이 적극적으로 대미관계개선에 나서고자 하는 의도를 보여준 것이었다. 또한, 미국은 김정일의 유고 사태에 대해서 백악관 대변인이 “김정일은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명했으며, 지금 현재 그게 바뀌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김정은 승계체제의 등장을 현실로 인정하면서 북한정세 안정화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정일 사후 미국과 북한은 지난해 12월 중순 베이징 합의와 관련한 기술적 협의(technical details)를 지속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미국 전문가 집단에서는 김정은 제체제의 위기관리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김정은 승계체제의 안정성을 예상하고 있다.

 한편, 중국도 지난해 이래 한반도 정세 안정화를 위한 대북 전략적 개입정책을 확대 심화시켜오고 있다. 북한도 이에 편승해 중국의 대북 개입정책 확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행태를 보여오고 있다

 지난해 2월 맹건주 중국공산당 공안부장은 김정일을 예방하고, 여기서 “후계계승의 문제가 빛나가 해결된 것을 열렬히 축하”한다며, 김정은 승계체제에 대한 중국의 명시적인 지지 입장을 확실히 밝혔다. 지난해 5월에는 김정일의 방중이 있었다. 이 회담은 2010년 5월과 8월에 있었던 두 차례의 북-중 정상회담에 비한다면 북한 측으로서는 성과 있는 회담이었다. 2010년의 경우 김정일은 원자바오 총리와 후진타오 주석으로부터 면전에서 “중국의 개혁개방경험을 전수해주고 싶다”느니 “경제발전은 자력갱생 뿐 아니라 대외협력을 떠날 수 없다. 시대조류에 순응하고, 국가발전을 위해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라는 등의 쓴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중국 식 개혁개방에 대한 압박이었다. 그러나 지난 5월 방중에서 후진타오 주석은 “자기나라의 실정에 맞는 발전의 길을 모색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더 이상 중국식 개혁개방을 압박하지 않겠다는 얘기였다. 또한 후진타오 주석은 “전통적인 중-조친선의 바통을 굳건히 이어가는데서 역사적 책임을 다해나갈 것”이며, “조-중 친선관계를 대를 이어 계승하고 공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공동의 성스러운 책임”이라고 언급, 김정은 승계체제에 대한 전략적 지원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으로서는 적잖은 성과였다. 김정은이 김정일의 방중 이후 귀환과정에서 직접 영접을 나갔던 것은 북한의 만족스런 입장을 잘 시사하는 것이었다.

 한편 김정일의 방중 이후 북한과 중국 사이에 다방면의 협력이 강화되는 모습이 드러났다. 지난해 6월 초에는 황금평‧위화도 경제특구(6. 8)와 라선특구(6. 9)에 대한 ‘북-중 공동개발 및 공동관리’를 위한 착공식이 열렸다. 8월 4일에는 1996년 북-중 우호조약 체결 35주년을 계기로 방문한 이래 중국 북해함대군함이 15년만에 원산항에 입항했다. 8월말(8. 25-27)에는 김정일이 러시아 방문 귀환 중에 내몽고 자치구, 흑룡강성, 길림성 등 동북 3성지방을 방문하면서 북‧중 경제협력의 확대와 북핵문제와 관련된 북‧중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시현했다. 지난 10월에는 리커창 정치국 상무위원이 평양을 방문, 다음과 같은 서면연설을 통해서 중국의 북한에 대한 전략적 지원태도를 분명해 했다. 즉, 그는 “중국측은 조선측이 북남관계와 조미관계를 개선하고 6자회담 재개를 추동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는데 대해 찬양하며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여 유관 각측과 함께 조선반도의 비핵화 과정을 추진하고 본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을 추동하는데 적극 기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예방 시 김정은과의 상견례를 가졌으며 김정은에게 선물을 전달함으로써 김정은 승계체제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지원 입장을 다시 한번 대내외적으로 과시했다. 김정은 승계체제에 대한 지지입장을 이끌어내는 것이 당면한 북한의 대중 동맹외교의 주요한 목표라고 할 때 북한으로서는 적잖은 외교적 성과였던 셈이다. 다른 한편 지난해 북‧중간의 교역관계는 지난 11월말 기준으로 51억 달러에 달해, 2010년 34억 달러 수준에 비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여주었고, 다방면의 고위급 인적교류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 속에 중국 관광객에 대한 북한 내지 개방이 확대되는 모습도 보였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은 쌍방 공히 한반도 정세 안정화의 관점에서 전략적 차원에서 대북 개입정책을 시현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2. 한반도 변수 : 남한과 북한의 대내정치 수요
 남북관계의 중요한 결정요인의 하나는 그 두 실질적 당사자인 남한과 북한의 대내정치의 문제다. 대외정책은 대내정책의 연장이라고 하는 점은 남북관계에서도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가. 북한의 대내정치: 후계계승의 정치 역학
 지난 2008년 김정일의 짧은 유고상황 발생 이후 북한의 대내외정책을 지배해온 것은 후계계승의 정치였다. 김정일 사후 역시 후계계승의 정치의 역학이 북한의 대내외정책을 지배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대내외 정책의 모든 부분에 걸쳐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후계계승 정치의 다이내믹스라고 봐야할 것이다.

 지난 2008년 8월 김정일의 건강이상 발생 이후 빠르게 진행되어온 김정은으로의 후계계승의 과정은 대체로 3단계 과정을 밟아왔다고 볼 수 있다. 즉, 김정은 승계체제 등장 여건조성 단계, 김정은 승계체제의 공식 출범단계, 그리고 김정은 승계체제의 안착단계 등이다.

 먼저 김정은 승계체제의 여건조성 단계이다. 2009년부터 시작된 김정은 승계체제 등장여건 조성작업은 북한군부의 인사개편으로부터 시작됐다. 2009년 2월에 인민무력부장, 인민군총참모장을 각각 김영춘과 이영호로 교체하고,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는 오극렬 대장을 임명했다. 또한 인민무력부 정찰국이 당의 대남사업부서인 작전부와 당 35실을 흡수하여 정찰총국으로 확대 개편되어 국방위원회 직속으로 출범했다. 이어 북한은 동년 4월과 5월에 걸쳐 장거리로켓발사와 제2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또한 2009년 4월에는 헌법을 개정하여 국방위원회의 위상 및 역할을 크게 강화하는 한편, ‘선군노선을 국가지도노선으로 격상’ 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한편, 2009년 6월과 7월에 걸쳐 북한은 경제사회적 조치로서 인민생활 관련 당 조직과 내각 조직을 신설하였고, 150일전투와 100일 전투 등 소위 노력동원 전투를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시켰다. 11월말에는 전격적으로 화폐개혁 조치를 단행했다.

 이어 2010년에는 김정은 승계체제 공식 출범을 위한 여러 조치들이 취해졌다. 북한은 화폐개혁 조치의 후유증에 대처하기 위해 동년 3월에는 박남기 당계획재정부장을 처형했으며, 천안함 폭침 도발을 감행했다. 이어서 4월에는 북한은 인민군 장성들에 대한 대규모 승진인사를 단행했으며, 6월에는 내각총리를 교체하는 한편 장성택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직에 선임했다. 대외적으로 북한은 김정일의 두 차례 방중을 통해서 김정은 승계체제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지지 입장을 이끌어내려 했다. 중국의 반응은 전폭적이지 않았다. 북한에 대한 개혁개방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서 9월 당대표자회의를 통해서 중앙당 주요 보직의 전반적인 개편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김정은은 인민군 대장으로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에 오르게 된다. 후계체제의 공식출범이었다. 안팎의 사정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조건에서의 김정은 승계체제의 공식출범이었다. 11월 북한은 대외군사모험주의 행태를 시현했다. 연평도 포격도발이었다.

 2011년에 들어서 북한은 적극적으로 대외관계 개선을 시도하게 된다. 김정일은 5월에 또다시 방중했다.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김정은 승계체제에 대한 중국지도부의 전략적 지원입장을 이끌어냈으며, 중국식 개혁개방을 압박하지 않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입장피력도 있었다. 이는 김정은 승계체제가 안착단계로 접어드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미국과의 관계도 인도적 접촉을 매개로 하여 재개되었다. 7월과 10월의 두 차례의 고위급 회담을 통해서 북한은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위한 쌍방 노력에 합의했다. 남한과의 관계 개선 노력도 동시적으로 진행됐다. 두 차례에 걸쳐 남북비핵화 회담이 성사되었다.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조치가 나타났으며, 북한은 대남 비방의 수위를 조절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적극적인 대화의지를 시현했다. 8월에는 9년만에 김정일은 러시아를 방문하여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의 대외관계 개선의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김정은은 2011년에 들어서 김정일의 현지지도의 많은 부분을 동행하면서 군사부문을 넘어서서 경제, 외교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현지지도의 폭을 넓혀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정은 승계체제 중심으로 권력구조가 변화되는 양상이 보다 가시적인 형태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김정일 중앙추도대회 직후인 2011년 12월 30일 김정은은 인민군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되었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셈이다. 김정은 체제의 당면한 핵심과제는 승계체제의 안정화를 위해 정통성 획득의 문제를 여하히 해결하는가 하는 것이다. 북한에서 후계자의 정통성은 두 가지 차원에 기반한다. 정치적 차원의 이념적 정통성과 경제적 차원에서의 실질적 정통성이다. 이념적 정통성은 선군혁명노선의 계승자임을 자임하는 것으로 확보될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보면 김정은 승계체제는 이미 2009년 초부터 이념적 정통성의 구축 작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온 셈이다. 선군혁명의 계승자로서 김정은은 군사부문에 대한 영도 작업을 실시했으며, 헌법개정과 당규약 개정을 통해서 선군사상을 국가와 당의 지도사상의 반열에 올려놓았고, 국방위원장을 명실상부한 국가의 최고영도자의 위치로 자리매김 시켰다. 국방위원회의 권한도 크게 강화시켰다. 이러한 이념적 정통성의 기반 위에서 김정은은 최고사령관의 지위에 추대된 셈이다. 김정은 승계체제의 안정화와 관련해서 보다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은 실질적인 경제적 차원에서의 정통성의 문제다. 주민들의 실생활 개선을 통한 주민들로 부터의 자발적 지지와 체제엘리트들로 부터의 묵종을 이끌어내는 것이 김정은 승계체제 안정화에 긴요하다는 것이다. 올해 신년공동사설은 이러한 김정은 승계체제의 당면한 과제를 잘 반영하고 있다.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북한은 올해를 “인민을 위한 해”로 설정하고 당사업 추진에서 “인민들의 편의를 최우선 절대시”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실제로 북한 주민들의 먹는 문제와 식량문제 해결과 직결된다. 신년공동사설에서 북한당국은 “현 시기 인민들의 먹는문제, 식량문제를 푸는 것은 강성국가 건설의 초미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오늘 당 조직들의 전투력과 일꾼들의 혁명성은 식량문제를 해결하는데서 검증”된다고 말하고 있다. 나아가 북한은 신년공동사설에서 북한군에도 그 동안의 원군사상의 관점과는 다르게 북한군의 주민들에 대한 대민지원활동을 주문하고 있다. 즉, “인민군대에서는 올해를 인민을 위한 해로 정한 당의 의도를 높이 받들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당국의 신년공동사설에서의 강조사항들은 당면하여 북한당국이 김정은 승계체제의 안정화를 위한 통합적인 체제 결속 움직임을 과시하면서, 민심관리에 대내외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처럼 북한은 당면하여 김정은 승계체제의 안정화를 위한 민심관리 차원에서 북한 주민들의 실생활 개선 문제에 대내외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봐야한다. 이러한 북한의 대내정치의 수요는 대남관계 개선을 비롯한 대외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보다 강화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목하 북한당국은 김정은 승계체제의 안정화를 위한 대내외적 여건조성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강성대국(국가) 원년을 맞아 북한은 김정은 승계체제의 안정화를 넘어서 이를 보다 공고화 하려는 의도를 가질 것이라는 점에서 당면하여 북한의 남북관계를 포함한 대외관계 개선의 필요성은 절실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나. 남한의 대내정치 : 남남갈등/안보심리와 선거역학
 북한이슈는 남한의 정치사회에서 언제나 뜨거운 문제다. 두 가지 맥락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북한문제는 분단의 문제로서 언제나 민족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족국가 형성의 온전한 과제를 달성하지 못한 가운데, 식민지 체제에서 짧은 복잡다단했던 해방공간을 뒤로하고 곧바로 서로 다른 체제 이념을 기본으로 한 적대적 근대국가형성에 들어갔던 남북한에게는 타방의 문제는 언제나 자기체제의 근본적 정통성 문제와 직결된 채 민족의 이름으로 극복의 대상으로 인식되게 된다. 이로써 북한 문제는 민족통일의 과제가 제기되는 한 언제나 남한 정치의 한 복판에 위치하게 된다. 남한의 민주화와 함께 북한문제에 대한 성역이 부분적으로 허물어지면서 북한 이슈는 더욱 더 뜨거운 이슈로서 남한정치의 영역으로 깊이 들어와 있게 된다. 그 결과 민족의 통일문제에 대한 인식론적 편차에 따라 북한 이슈는 쉽사리 남남갈등의 전선을 만들어내게 된다.

 둘째는, 북한문제는 한반도 평화와 안보의 사활적 이슈이기 때문이다. 국제 냉전의 해체, 이념종말의 세계사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 안보의 가장 심각한 위협은 여전히 북한발 도전이다. 가산제 국가화된 북한체제의 불안정성과 호전성에 대면하고 있는 남한으로서는 북한발 도전에 심각한 위협인식으로 다가서지 않을 수 없다.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은 한국이 여전히 평화지대가 아닌 분쟁지대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절감케 했다. 이로써 나타나는 안보불안 심리는 남한의 정치사회분석에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양대 선거국면이 전개되는 올해 북한변수는 뜨거운 문제로서 선거역학과 맞물릴 가능성이 높다. 남한 내 정치사회적 맥락에서 차지하는 북한이슈의 속성은 양대 선거 국면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남남갈등 양상과 안보불안심리 변수의 선거 국면에의 과잉 접합은 남북관계의 발전을 염두에 둔다면 바람직스럽지 않다. 목하 그 것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문제에 대한 우리사회의 합리적 담론형성과 우리 사회의 제 갈등상황에 대한 합리적인 해소담론의 형성에 부정적 영향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대북통일담론의 형성과 북한 이슈 정치화의 부정적 파급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남북관계의 전개가 필요하다. 남북간의 긴장이 완화되어야 하고, 인도적인 교류협력과 남북당국간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다.


Ⅲ. 남북관계 전망 : 3가지 시나리오
 앞으로 남북관계는 미국과 중국의 한반도 안정화 정책이 외적 조건을 형성하는 가운데, 북핵문제를 둘러싼 3단계 접근법이 모색되는 가운데 남한과 북한의 대내정치의 수요가 영향을 미치면서 구체적 모양을 그려낼 가능성이 높다. 그에 따라서 논리적으로 보면 3가지 시나리오가 상정 가능하다.

1. 시나리오 Ⅰ : 6자회담 재개와 남북관계 개선
가. 상황 및 조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3단계 접근법이 적용되는 경우로서 6자회담 재개와 더불어 남북관계도 병행하여 개선국면에 진입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다. 지난해 12월 베이징 합의를 기초로 한 미국의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지원과 북한의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의 중단 선언을 배경으로 하여 6자회담은 재개되며, 남북관계에서도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 지원을 매개로 하여 이산가족 상봉 등 상호간 대화 분위기가 형성되고 남북민간급 교류가 활성화되는 가운데 남북당국간대화가 재개되는 시나리오다.

나. 평가
 6자회담 재개와 더불어 남북간 대화도 열리게 됨으로써 정부로서는 국제사회의 대북 조치와 병행하여 남북관계를 당국간 대화국면으로 유인하게 됨으로써 남북관계의 안정성이 제고될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천명한바 있는 그랜드바겐의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포착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시나리오의 한계로서는 우선, 선군정치의 계승성을 확고하게 견지하고 있으며, 군부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는 조건에서 현 북한 당국이 조기에 핵 포기의 전략적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북한 핵 포기의 전략적 결단변수의 불투명성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다. 또한, 우리 정부의 임기 말 상황, 미국의 대선 국면 등을 감안할 때, 정책추진동력이 제한될 것이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경우 우리 정부로서는 북핵문제의 진전의 현실적 한계를 설정하고, 북핵문제 해결과정과 남북관계 진전의 조응성 문제에 대한 전략적 입장을 정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 시나리오 Ⅱ : 6자회담 재개와 남북관계 경색 지속
가. 상황 및 조건
 북핵 문제에 대한 전략적 통제 필요성에 대한 시급성으로 인해 미-중의 협력적 구도 아래 6자회담은 재개되나,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상황이 전개되는 경우다. 북한과 미국이 앞으로 추가 접촉을 통해서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재개에 합의하고, 북한은 UEP 프로그램의 중단, 핵과 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 IAEA 사찰단의 입국 허용 조치를 취함으로써 6자회담이 재개되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남북관계에서는 인도적 차원의 부분적 관계 개선에도 불구하고 ‘천안함-연평도 프레임’을 넘어서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경우다. 북한은 “불미스런 모든 과거를 백지화”하자는 입장인 반면, 남한은 “천안함, 연평도 문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등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 지속됨으로써 당국간 대화의 재개 모멤텀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시나리오인 셈이다.

나. 평가
 6자회담 재개 국면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지속됨으로 인해서 북한의 제한적인 대남 도발적 행태의 재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서 남북관계의 불안정성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한‧미 갈등을 조성하기 위해서 평화협정체결 요구, 주한미군 철수 등 대남 평화공세를 한층 강화할 것이며, 이로 인해서 6자회담에서 미-중-러 중심의 북한문제의 다자해법이 모색될 수 있고, 북한문제 및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한 남한의 역할과 입지는 축소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3. 시나리오 Ⅲ : 6자회담 결렬과 남북관계 악화
가. 상황 및 조건
 6자회담이 재개됐음에도 불구하고, ‘9. 19 공동성명’에 의거한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프로세스 진전의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거나, 6자회담 재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핵심 당사국들의 입장차이로 인해 지금의 6자회담의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시나리오다. 회담 진전이 기대되던 6자회담의 교착 국면 발생 혹은 지속으로 남북관계도 경색국면이 지속되거나 상황이 더 악화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김정은 승계체제하에서 영향력이 확장되고 있는 북한군부가 “나라의 형편이 그 처럼 어려운 속에서도 국방공업발전에 최대의 힘을 넣도록 하신 경애하는 김정일 동지의 대용단에 의하여 우리 조국이 세계적인 군사강국, 당당한 핵 보유국으로 등장”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으며, 김정은 승계체제가 “어버이 수령님의 사상과 위업, 위대한 장군님의 유훈을 받들어 나가는 우리 당, 우리 국가에는 그 어떤 변화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김정은 동지의 철의 의지”라고 밝히며, “자주의 기치, 선군의 기치, 사회주의의 기치를 끝까지 들고나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바,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에 적잖은 난관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상정한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 평가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북한은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대외관계 개선의 출로가 차단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어, 추가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대남 군사도발 등 대외 위기조성을 통해서 한반도 안보정세의 불안정을 증폭시켜 새로운 대외 돌파구 마련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주변국들의 한반도 정세 불안정 고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증가함에 따라서 미-중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개입도가 증가하게 되어 북한문제와 관련한 남한의 독자적 역할 공간이 축소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이상의 논의들을 아래와 같은 <표 1>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표 1 : 남북관계 전망 : 3가지 시나리오>

 

상황 및 조건

평가

전략적 선호

시나리오 I : 6자회담 재개 및 남북관계 개선 병행

- 3단계 해법 적용

- 미국의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

- 북한의 UEP 중단 선행조치 접수

- 남북 상호 인도적 조치 등 관계 개선

- 한반도 정세안정화 기여

- 남북당국간 회담 재개

- 북한의 핵 포기 전략적 결단 한계

- 정책추진 동력의 제한

남한: 높음

북한: 높음

미국: 높음

중국: 높음

시나리오 II : 6자회담 재개 및 남북관계 경색 지속

- 미북 접근으로 6자 회담 재개

- 천안함/연평도 프레임 작용 남북 갈등 지속

- 북한의 평화프로세스 주장 강화

- 북한의 평화공세 강화

- 북한의 도발적 행태로 남북관계 악화

- 6자회담 내 한국 영향력 약화

남한: 낮음

북한: 낮음

미국: 낮음

중국: 낮음

* 단, 북한은 내부체제결속 필요시 선택적으로 고려가능

시나리오 III : 6자회담 결렬 및 남북관계 악화

- 6자회담 재개 동력 소실

- 6자회담 재개 뒤 회담 교착

- 북한의 핵 보유 전략 노골화

- 북한의 대외위기조성 행태 재현

- 한반도 정세 불안정 고조

- 남북관계 악화

남한: 회피

북한: 회피

미국: 회피

중국: 회피

* 단, 북한은 긴급한 내부 체제 결속 필요시 선택 가능

 
4. 현재의 상황조건과 현실화 가능성
 앞서 살펴본 3가지의 남북관계 관련 시나리오 중 어떠한 시나리오의 현실화 개연성이 높을 까? 향후 남북관계의 결정요소로 작용할 몇 가지 사항들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미중의 대한반도 정책 기조다.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정세 안정화 유지에 공통의 이해를 확인하고 한반도 정세안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기조는 지속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와 일본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러시아는 지난해 5월 러시아 대외정보국장의 평양방문을 통해서 김정은 승계체제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히고, 8월에는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과 5만톤 대북 식량지원 결정 사실을 발표했으며, 8월 24일에는 9년만에 북-러 정상회담을 개최하여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적극적 역할모색을 자임하고 나선바 있다. 또한, 북-러 정상회담에서는 ‘전제 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하는 문제’, 가스, 에너지, 철도 경제협력 등과 관련한 공동의 인식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실무그룹을 조직하는 문제,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방북문제 등 3가지의 핵심적 의제가 거론되었다.

 한편, 김정일은 지난 10월 13일,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서면인터뷰를 통해서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 북핵문제와 6자회담문제, 대미관계, 그리고 대일관계 개선 이슈 등에 대해서 전반적인 대외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했던 바가 있다. 북한으로서는 북-러간 경제협력을 통해서 실질적인 경제적 이득을 수취하는 것은 물론 북-중-러간의 소위 북방 삼각관계의 결속을 도모함으로써 김정은 승계체제의 안전도를 높이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도 한반도 정세 안정화 기조 속에서 지난해부터 대북 접근을 지속해 오고 있다. 지난 해 7월 21-22일 중국 창춘에서 북‧일 정부 당국간 회동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9-10일 중국 동북지방에서 북한과 일본간 관계정상화 문제와 관련된 양국 당국간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고이즈미 일본 전 수상은 김정일 사후 북한과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표시한바 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국들의 한반도 정세 안정화 정책 기조는 6자회담 재개 분위기 형성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는바 이는 남북관계 개선의 가능성도 동시에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둘째, 남한과 북한의 대내 정치적 수요다. 이에는 남북한 당국의 정책의지도 포함된다. 남한의 경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양대 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그 어느 때 보다고 국가 밖의 관계를 안정적 유지해야 될 필요성이 증대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 정부는 지난 1월 2일 대통령 신년국정특별연설을 통해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긴요한 목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며, “우리는 기회의 창열 열어놓고 있다”라는 입장 표명을 통해서 주변국들의 대한반도 안정화 정책기조에 부응하는 대북정책 입장을 밝힌바 있다. 앞으로도 지난해 7월 남북간의 비핵화 회담을 계기로 추진되어온 대북 인도적 접근 노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할 것이다.

 북한의 경우는 김정은 승계체제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지난해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대외관계 개선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으로서는 대내 민심관리를 위해서는 외부로부터의 경제적 수혈도 다급하다. 그 만큼 김정일이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서면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북핵협상 국면을 매개로 해서 대 미‧일 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도 필요하다. 이렇게 보면 김정일 사후 북한당국의 대남 비난은 내부 체제결속과 대미협상 국면을 재촉하기 위한 전략적 의도가 개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남관계의 개선시도를 접고자 하는 북한당국의 의지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북한당국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을 통해서 완곡하나마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을 시사한바 있었던 것이다.

 사실 북한은 지난해 신년공동사설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을 개진한 이래 간헐적인 대남 비난공세를 펴오기도 했으나, 지난해 내내 대남관계 개선의지를 지속적으로 시현해온바 있다. 특히 지난해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서 북한은 대남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한 김정일의 대남 관계상의 교시를 「노동신문」에 게재한바 있다. 즉, 두 차례의 「노동신문」논설을 통해서 북한은 “김정일 동지께서는 오늘 북과 남사이의 관계를 불신과 대결의 관계로부터 신뢰와 화해의 관계로 전환시키는 것은 민족적 단합과 조국통일을 실현하는데 절실한 요구로 나서고 있습니다 라고 말씀하셨다”라고 언급하여, 8월 러시아‧중국 방문 이후에 대남관계 개선을 위한 김정일의 교시가 김정일의 있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러한 김정일의 두 차례에 걸친 대남관계 개선을 위한 교시는 사실상 김정일의 ‘유훈’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당국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을 통해서 소위 ‘김정일의 조국통일 유훈’을 계승할 것임을 밝히고 있고, “(김정일의) 중국과 러시아의 역사적 방문은 전통적인 친선관계를 발전시키는데서 중대한 계기”라고 언급하고 있어, 사실상 북한당국이 지난 8월 김정일이 러시아 방문을 통해서 추진하고자 했던 대외관계 개선을 통한 남-북-러 경제협력 프로젝트 실행계획을 북한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당국의 당면한 내부 정치적 수요와 신년공동사설에서 나타나고 있는 북한당국의 대남관계와 관련된 정책의지를 감안할 때, 북한의 대남정책은 지난해의 연속선상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 12월 30일 국방위원회 성명에서 북한당국이 “우리군대와 인민은 앞으로도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번영의 길을 향햐여 힘차게 나가게 될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는바, 이것은 김정일의 ‘유훈’에 의거 북한군부도 남북관계 개선 기조에 따라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북한은 지난해 7월말 남북 수석대표 접촉과 북미간 고위급 대화 이후 조선인민군판문점 대표부의 대미‧대남 서한(2011. 8. 7)에서도 “우리 군대와 인민은 화해와 협력의 대의를 위해 모든 것을 복종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또한, 북한은 최근 「노동신문」논설을 통해서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에 모든 힙을 집중하고 있는 오늘 우리 공화국과 인민에게 있어서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안정되고 평화로운 환경”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북한당국의 대외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묻어있는 내용이다.

 이렇게 본다면 앞으로 남북관계는 6자회담 재개 국면과 더불어 남북관계 개선이 병행하여 이루어지는 시나리오 I 의 방향에서 전개될 개연성이 높다고 보여지는 바 그 현실화 가능성의 우선순위 측면에서 보면 시나리오 I > 시나리오 II > 시나리오 III 등의 순위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북한은 6자회담 재개 국면과 더불어 대남 평화공세를 적극적으로 전개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정치경제적 실익 확보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


Ⅳ. 대북정책 추진방향
 각이한 성향의 어떤 정부든 대북정책상에서 주어진 명제는 남북관계를 발전적 방향으로 견인해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 명제 앞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바른 정의가 있어야만 한다. 그 것은 곧 남북관계에서 우리의 국익은 무엇인가 혹은 달리말하면 우리의 대북정책에서 국익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과 맞닿아 있다.

1. 남북관계 발전의 3요소 : 안정성 유지, 북한의 평화적 변화, 민족통일역량 강화
 남북관계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먼저 대북정책과 관련하여 우리의 국익이 무엇인가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한다. 그 대북정책을 구성하는 국익의 구성요소에 기준을 맞춰 남북관계를 그 방향으로 끌고 나간다면 남북관계가 발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북정책과 관련하여 국익을 구성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크게 보면 세 가지이다.

 첫째는 남북관계의 안정성의 유지다. 남북관계는 정전상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남북관계는 전쟁상태의 잠정적이며 포괄적 중단상황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평화지대(zone of peace)에 위치해 있는 남북관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남북관계는 말 그대로 엄청난 무력이 아주 짧은 종심을 두고 대치하고 있는 바 전쟁위험 요인의 상존상황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불안한 평화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남북관계의 특수한 조건에서 남북관계발전의 핵심적 목표는 소극적이나마 그 불안전한 소극적 평화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소극적 목표를 기본으로 하여 보다 적극적인 평화의 개선노력이 뒤따라야만 되는 셈이다.

 둘째는, 북한체제의 평화적 변화의 유도이다. 북한은 김 부자 3대 세습 체제가 유지되어오는 과정에서 극도의 기형적인 봉건적 폐쇄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김정일 정권이 “개혁개방은 망국의 길이다” 라고 언명한 것처럼, 북한정권의 이러한 속성이 지배적인 조건하에서는 북한체제의 진화에 따른 남북관계 발전의 한계는 분명하다. 그 획기적 질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핵문제도 북한의 체제모순과 직결되어 있다. 북핵문제의 궁극적 해결은 북한의 평화적 체제변화의 길에서 모색될 수밖에 없다. 남북관계 발전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북한체제의 변화가 이루어 져야만 한다. 체제모순의 심각성을 앉고 있는 정권이 온전히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협력적 태도로 일관할 것이라고 하는 것은 순진한 가정일 수 있다. 북한체제의 변화 속에서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북한의 대남행태를 포함한 대외행태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한 북한체제 변화는 평화적 방식으로 이루어져야한다.

 셋째는, 통일역량 강화다. 민족사적 관점에서 남북관계의 발전이라고 하는 것은 분단극복의 과정이어야 하고 통일 지향적이어야 한다. 남북관계 발전과정은 민족의 통일역량이 강화되는 과정이어야 하는 셈이다. 세계사의 보편적 발전과정과 조응하는 민족의 통일역량의 강화의 맥락에서 남북관계발전의 길을 모색해야만 하는 것이다.

2.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대북정책추진 방향
가. 남북관계의 안정성 유지 방안 : 3단계 접근법
 앞서 언급한 남북관계 발전의 3요소 달리 말하면, 대북정책을 구성하는 3가지의 국익에 접근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남북관계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지금의 경색된 남북관계에서 남북관계의 안정성을 회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두 가지가 핵심적 이유다. 첫째는, 북한이 정치적으로 김정은 승계체제의 안정화를 위한 권력구축의 과도기적 상황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북한정권의 불확실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정치권력의 안정성이 확보되어야만 그를 바탕으로 대외적인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나갈 수 있다. 적어도 수년간은 북한의 정치권력 체계 내에 그러한 불확실성의 시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다른 하나는, 남북간의 신뢰관계가 거의 존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는 어느 일방의 제안이 선의로 해석되기는 대단히 어렵다. 이러한 조건에서 남북관계의 안정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3단계접근법을 모색해보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우선,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 노력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신뢰구축조치(CBMs)에 남과 북이 인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호간 적대적 행동으로 간주될 수 있는 행태를 자제해야한다. 이를 바탕으로 상호간 대화의 여건을 만들어나가는 일련의 행동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적절한 것은 인도적 조치에 쌍방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남한이 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의 취약계층에 대한 의약품 등의 지원에서부터 국제구호단체를 통한 식량기부도 있을 수 있다. 상징적 차원에서 정부가 일정 규모의 일방적 식량지원을 제안할 수도 있다. 북한이 할 수 있는 일은 이산가족 상봉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대남선전선동과 대남비난을 자제해야한다. 이러한 가운데 여건이 성숙될 경우 남북당국간 대화로 넘어갈 수 있다.

 둘째, 남북당국간 대화 단계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실무회담을 거쳐서 장관급회담으로 이어지는 경로이다. 하지만, 실무급차원에만 남북관계를 맡겨놓기에는 그 사이 쌓인 현안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 장관급 회담과 실무급회담을 병행하든지 아니면 장관급회담을 통해서 포괄적 합의에 이르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실무급 차원의 당국대화를 지속시키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장관급회담을 통해서 남북 당국간 대화가 안정적 수준에 이르게 되면 보다 근본적인 문제의 돌파구를 열기 (최)고위급 회담 개최도 모색해 볼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남북간 특사교환을 통해 당국간 대화의 돌파구를 여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남북(최)고위급대화 단계이다. 남북관계의 특수한 현실은 남북으로 하여금 여러 차례의 당국간회담에도 불구하고 남북회담 당사자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에 직면하게끔 한다. 남북(최)고위급회담이 필요한 이유다. 남북 당국간 회담을 통해서 민감한 이슈에 대한 남북의 정치적 선호지점의 조절에 의한 타협점의 모색이 가능해야하고, 남북(최)고위급회담은 남북관계의 발전적 미래를 담아내기 위한 생산적인 논의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어야만 한다.

 남북관계의 안정성 유지는 정부가 대북정책을 통해서 추구해야 하는 최소한의 목표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가장 본질적인 목표가 되는 셈이다. 이 목표관리가 유지되어야만 남한의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독자적 발언권 확보가 가능할 수 있는 것이다. 항시 남북관계의 객관적 환경요인에 대한 타산을 냉철히 하고 주관적 의지영역에 있어서는 집중력을 가지고 대응해야만 이 본질적인 목표관리를 해나갈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한다.

나. 북한체제의 평화적 변화 유도 방안
 남북관계의 양적 축적과정의 단순한 진행만으로는 한반도 평화의 질을 개선시킬 수 없다. 남북한 체제의 절대적 상반성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불안정한 평화가 가져다는 주는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북한체제의 평화적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 관계라고 하는 것은 상호작용적 속성이면서도 동시에 상호 위계적 속성을 내포하고 있다. 남북관계에 상호작용적 속성과 상호 위계적 속성이 투영되어야만 남북관계의 질적 개선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은 남한이 지속적으로 대북 개입(engagement)정책을 추진해야한다는 점을 가정하고 있다. 가능한 한 많은 영역에 걸쳐서 북한과의 소위 ‘관계맺음’을 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 ‘관계맺음’의 영역은 다양할 수 있지만, 남한이 주도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상호 위계적 속성이 작용하는 영역에서 남한의 적극적인 리더십발휘가 필요할 것이다. 경제교류협력과 사회문화교류협력에서 남한은 충분한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겠다. 보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평화적 변화 유도방안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생각해 보자.

 첫째, 일단 북한체제의 평화적 변화의 영역을 식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컨대, 정치적으로는 김부자 세습체제, 수령유일체제, 선군체제 등이 변화의 대상이 될 것이다. 군사적으로는 북한군의 대남 비대칭 군사적 위협과 북한군부의 대남 적대의식이 될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만성적인 식량난의 문제, 심각한 에너지 문제, 자원의 군수공업에의 집중문제 등이 핵심일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주체/선군문화의 폐쇄적 봉건성의 문제, 외부정보로부터의 고립문제, 취약계층의 인간안보의 위협문제, 인권문제 등이 그 대상일 것이다. 당면해서는 북핵의 수직적이고 수평적인 확산문제, 북한주민들의 인간안보에의 노출 문제, 북한군의 모험주의적인 대남 적대의식 등이 평화적 변화의 핵심일 것이다.

 둘째, 북한의 평화적 변화의 대상을 실제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수단에 대한 강구이다. 정치적 수단, 경제적 수단, 외교적 수단, 사회문화적 수단, 군사적 수단 등 북한의 평화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영역이 존재한다. 정치적으로는 다양한 수준에서의 남북당국간 대화체 등이 그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경제적으로는 상호적 이익을 추구하는 남북경제협력 혹은 일방적인 대북 경제지원 등이 있을 수 있다. 사회문화적 수단으로는 다양한 민간급교류협력과 정부가 나서야 되는 다양한 남북간 사회문화교류협력 사업 등이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군사적 수단으로는 신뢰할 만한 수준에서의 대북 억지력을 튼튼히 하는 것, 적극적인 군비통제, 분쟁적 이슈에 대한 평화적 관리 등이 해당될 수 있다. 당면해서는 당국간 대화 재개, 경제‧사회‧문화적 교류협력, 군사적인 분쟁적 이슈에 대한 군비통제 노력 등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

 셋째, 평화적 변화 수단의 운용적 방법론의 문제이다. 이의 전제는 전략적 접근법을 통해서 그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략적 접근이라는 것은 외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그 대응수단의 강구와 전략수단의 운용목표를 유연하게 조절하는 것을 의미한다. 남북관계의 객관적 환경요인을 잘 식별하고, 그에 기초해서 평화적 변화의 가능한 영역을 정확히 읽어내고, 수단적 방책을 유연하게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면하여 북한의 2012년 소위 강성대국(강성국가)원년 맞이 정치적 대형행사 등의 내부적인 정치적 수요, 김정은 승계체제의 안착을 위한 대내외적 환경의 개선 필요성 등 이러한 북한의 내부정치의 수요 요인을 잘 파악하고, 이를 활용해 북한의 평화적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우리의 전략적 수단들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인도적 차원에서의 이산가족 상봉, 남북경제협력, 군사적 긴장완화, 사회문화교류 재개 등을 위한 당국간 대화 재개 노력이 필요하다. 북핵문제의 경우 북한체제의 변화라고 중장기적 맥락에서 궁극적 해결책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단기적으로는 북핵문제 대한 전략적 통제능력을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당면한 북핵문제에 대한 전략적 통제능력 회복을 위해서는 국제공조 노력이 사활적이다.

다. 통일역량 강화방안
 남북관계의 발전이라고 하는 것은 남북관계가 지향해야 될 궁극적 방향을 전제한다. 바로 분단의 극복이다. 남북관계는 통일 지향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단하게 남북관계영역에서 민족의 통일역량을 키워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통일역량은 크게 3가지 부분으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대내역량, 대북역량, 대외 역량 등이다.

 먼저, 대내역량이다. 남남갈등을 완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남남갈등은 내부적인 통일역량 구축노력에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적잖이 소모적 갈등을 양산해 낸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국민들의 북한문제의 실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주민들의 인간안보에의 심각한 노출 위험상황을 잘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중요한 것은 북한체제의 비도덕성과 비 정통성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분단극복의 당위성에 대한 교육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충분히 이루어져야한다는 것이다. 통일담론의 차분한 확산작업도 필요하다. 이에는 북한과 주변국의 반응에 대한 전략적 고려가 수반되어야 하나 지속성을 가지고 민간주도로 꾸준히 진행될 필요가 있다. 그 자체로서 이는 우리사회의 공통의 목표의식을 회복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둘째, 대북역량이다. 이는 북한체제엘리트들과 북한주민들이 남북의 통일을 열망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주민들과 북한체제엘리트들에게 민족의 일원으로서 남한의 존재감을 체감시킬 수 있는 노력들을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하게 진행시켜 나가야 한다. 북한 내에 민족의 통일에 대한 열망감을 확산시키는 것이야말로 통일에 이르는 첩경인 것이다.

 셋째, 대외역량이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국제사회가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핵심이다. 남과 북의 관계는 “나라와 나라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통일에 이르는 과정에서 형성된 잠정적 특수관계”라는 점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분별력 있고 사려 깊은 통일외교 노력이 그 핵심이다. 또한 북한문제와 관련하여 남한의 국제적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민족의 통일역량을 강화시키는 일은 한민족공동체로서 남한의 존재이유를 안팎으로 확인하는 목적의식적 행동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것은 통일역량 강화노력에 있어서는 의지요인과 함께 사려 깊은 전략적 접근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Ⅴ. 결론
 지난 2010년 두 차례의 북한의 군사적 모험주의가 결과한 남북관계의 갈등국면의 악화는 국민들의 안보불안을 자극했다. 우리국민들은 보다 다양한 국력자원을 활용하여 남북관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주변국들도 한반도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보다 명시적으로 한반도의 안정유지에 대해 이해를 같이하고 있다는 점을 공개리에 천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한반도 정세안정화에 대한 우리 국민들과 주변국들의 의지요인에 더해 우리는 지금 당면하여 한반도 안보와 관련한 객관적 도전적 요인들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김정일 사후 후계계승의 정치가 작동하고 있는 북한정세의 불확실성의 문제다. 이는 북핵 정세와 맞물려있다. 주변국들의 정치권력의 변화 시기 도래에 따른 동북아 정세의 불확실성의 증가상황도 우리에게는 도전요인이다. 이러한 남북관계를 둘러싼 객관적 환경요인의 변화 속에서 우리의 국익은 무엇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만 할까? 전술했듯이 남북관계의 안정적 관리라고 하는 기본적 목표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이 목표관리를 바탕으로 해서 보다 발전적인 방향에서 남북관계를 주도해나가는 것이 당면한 현실에서 남북관계와 관련된 국익에 해당한다. 이러한 남북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대북개입정책 수단들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남북 당국간 대화가 재개되고, 남북관계의 보다 본질적인 발전적 국면을 만들어내기 위한 남북(최)고위급회담이 개최되는 등 남북관계 개선‧관리‧발전을 위한 3단계 접근법이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할 시점이다. 그 길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통제능력의 회복노력도 동시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겠다. 복합적인 대북정책 추진이 절실하다 하겠다.(konas)

김연수 국방대학교 교수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