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정세 전망
2011년 12얼 17일 김정일 사망 직후 김정은을 빠르게 새로운 지도자로 부각시키면서 후계정권의 출범을 알리고 있다. 북한은 김정일 사망 직후인 17일 인민군을 향하여 당중앙군사위원회 명의의 ‘김정은대장 명령 1호’를 발령하였다.
그리고 12월 28일 김정일 장례식이 끝난 직후인 12월 30일 당정치국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을 최고사령관에 추대하였다고 보도하였다. 북한은 2012년 신년 공동사설에서 김정은을 김정일의 계승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영도자임을 기정사실로 만들었다.
과거 김일성 사망 시 후계자 김정일은 30여년 동안 후계자 지위에 있으면서 이미 국방위원장, 최고사령관을 승계하여 절대 권력을 확고히 장악하였고 국정을 독단적으로 운영할 능력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김정은은 짧은 후계자 수업과 국정운영 경험, 어린 나이로 인해 국가지도자로서의 위상이 매우 취약하며, 경제난과 고립 등 대내적으로 매우 어려운 총체적인 위기상황이다. 또한 북한 주민들은 물론이고 북한의 엘리트들조차 김정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승계하여 유일지도자체제가 흔들림이 없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여 정권과 체제를 안정시킬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사망한 김정일에 대한 후계자 김정은이 최대한 예의를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우선 급한대로 최고사령관만을 승계하여 선군정치아래 국가최고지도자라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과거 김일성 사망 시 김정일이 총비서직을 3년상을 치른 후에 승계하였듯이 김정은도 당의 총비서와 정부의 국방위원장직은 향후 절차에 따라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정은은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와 4월 최고인민회의 등을 통해 빠른 시간내에 당정군의 최고위직을 모두 승계함으로써 유일적 영도체제를 내내외에 과시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 리더십과 권력구조 전망
절대권력자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사망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차분하게 장례절차를 마무리하고 후계자 김정은을 명실상부한 최고지도자로 부각시키는 등 일사분란하고 계획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북한이 김정일 사망 시 후계자 김정은 체제를 가동할 것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의 나이, 경험 등으로 인해 과도적 집단지도체제, 섭정 등 김정은의 정치적 위상과 관련 다양한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김정은의 정치적 위상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항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절대권력자 김정일의 유일지도체제의 특징이다. 김정일은 그의 버금가는 제 2인자의 존재를 철저히 부정하며 권한을 절대로 위임하지 않았다. 공개된 토론이나 의견교환보다는 정책결정을 위한 정보의 종합과 판단이 모두 최고지도자인 자신에게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김정일의 통치스타일에 의하여 북한은 집단적인 의사결정 없이 김정일 개인에게 수직적으로 보고되고 지시되는 식으로 단선화 되어 있었다.
둘째, 2009년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정된 이후 후계체제 구축과정이 매우 압축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가속화 되었으며, 아버지 김정일을 수행하며 군사, 경제 및 외교분야까지 공개활동을 확대하며 활발히 후계자 수업을 진행하였다.
또한 북한의 원로 엘리트들이 손자뻘인 김정은에게 90도로 인사하는 등 김정일에 버금가는 절대자로 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김정은은 지난 3년여 동안의 후계체제 구축과정에서 공안분야를 총지휘하며 체제안정에 주력하였다. 즉 각종 검열단을 조직 파견하여 비사회주의 척결 등 체제위협세력의 통제에 주력하였으며, 또한 주요 간부들의 숙청 및 세대교체 등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김정은이 체제보위를 위해 공안분야를 먼저 장악함으로써 북한의 권력엘리트들에 대한 통제력을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당중앙군사위원회에 군, 공안, 당의 핵심 실세들이 모두 포진하고 있는데 정권과 체제 운영에 관한 문제들을 논의한다는 것은 유일지도체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김정은 역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집단지도체제는 김정은의 유일지도체제를 부정한 다음에 존재할 수 있다. 또한 나이어린 김정은을 위해 장성택의 섭정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김정일 조문기간 동안 장성택이 평소에는 전혀 입지 않았던 군복에 대장 계급장을 달고 나타났으며, 장례식 중 김정은의 바로 뒤에서 운구차를 호송하자 장성택의 정치적 영향력이 강화되었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장성택은 김정일 시대에 2인자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국정운영 경험이 풍부하다. 따라서 김정은에게 고모 김경희와 장성택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라는 점은 추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계자 김정은의 정치적 위상이 절대자 김정일에 버금가도록 강화되었다는 점에서 장성택도 지도자 김정은에게 한 명의 부하인 것이다. 그리고 과거 여러 번 숙청의 경험이 있는 장성택이 함부로 김정은의 권위에 도전할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의 권력이 취약하다거나, 또는 경험이 일천한 김정은을 대신해 집단과도체제 또는 장성택의 섭정 등 다양한 주장들이 제기 되었다. 이러한 주장들은 김정일 사망 이후 국정운영이 권력엘리트들에 운영될 수 있다는 견해인 것이다.
그러나 김정일 사망에 따른 위기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부가 안정되어 있는 것은 김정일 시대의 유일지도체제가 승계 되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북한의 권력엘리트들도 절대자 김정일의 사망을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후계자 김정은을 중심으로 체제유지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자신들의 안위에 중요하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은 김정일로부터 절대적 카리스마를 승계받았을 가능성이 높으며 측근정치를 통해 국정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제3차 당대표회의에서 김정은의 후견세력으로 등장한 리영호 당중안군사위 부위원장을 비롯하여 최룡해 당비서, 김경옥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등이 김정은을 측근에서 보좌할 가능성이 높고 장성택도 측근 중의 한 명일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김정은이 수령을 승계하였다고는 하지만 경제난, 북핵문제, 대중국관계, 남북관계 등 어려운 국정을 독단적으로 장악하여 엘리트들을 일사분란하게 지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는 향후 김정은의 정치 능력에 따라 북한 내부정세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는 의이기도 하다.
김정은 시대 북한의 대내외정책 방향
김정은 시대 북한의 대내외정책방향을 결정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은 많이 있다. 첫째, 김정일의 유훈통치이며, 둘째는 북한의 권력엘리트들이 대부분 7∼80대인 노인정치이다. 그리고 셋째,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주변국들은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을 우려해서 북한이 안정되어야 한다는 데에 이해가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중국은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하여 당정치국 상무위원 9명 전원이 북한 대사관을 찾아 조문하였고, 12월 31일 김정은에게 최고사령관 취임 축하 전문을 보낸 등 북한의 안정을 적극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일본도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 후계정권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 정부도 김정일의 사망 이후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한반도 정세의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같이 김정일 시망이라는 급변상황에서도 우호적인 대외환경이 형성됨에 따라 북한은 김정은 정권의 안정 유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김정일 유훈통치를 내세우며 김정일 시대의 대내외정책을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에 따르면 김정일의 유훈은 대내적으로는 선군정치와 강성대국건설, 대외적으로는 핵보유, 대남면에서는 김일성의 통일유훈 관철로 압축된다. 따라서 김정은이 최고사령관에 추대됨으로써 선군정치를 강화할 것임을 대내외에 과시하였고, 또한 김일성 100주년, 김정일 70주년을 성대하게 기념하면서 강성대국건설을 계속 강조하는 것이 김정은 정권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북한은 대중국관계 긴밀화에 주력하면서 북핵문제나 남북관계 등 주요 대외현안은 현상유지를 추구할 것이다. 특히 김정일이 사망하면서 내부가 취약한 상황에서 당분간 핵무기에 대한 집착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농축우라늄 문제를 핵심의제로 하고 있는 6자회담 재개 논의는 소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또한 남북관계도 현재와 같은 정체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2012년 강성대국 잔치를 위해 외부로부터 식량 지원 등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미․북접촉을 계속하는 가운데 대남 유화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여 동안 불안한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 남북관계에 있어 근본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 김정은 후계정권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 등은 남북관계를 또 다시 불안정하게 할 수 있는 잠재적 요인이 될 것이다. 특히 2011년 9월 이후 대남 관망자세를 보이던 북한이 김정일 조문과 관련해서 “남조선 보수패당의 이번 대역죄는 철저히 계산 될 것”이며 “증오의 피가 끓는다”고 하는 등 대남 비난을 강화하는가 하면, 김정은의 김정일 사망 이후 첫 번째 공개활동으로 105탱크사단을 방문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천안함 도발 직전인 2010년 1월 5일 김정일의 첫 번째 공개활동이 105탱크사단 방문이었고, 12월 31일 마지막 공개활동도 105탱크사단 방문이었다. 따라서 김정은의 탱크사단 방문은 남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가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2012년 벽두부터 nr한이 한국을 향하여 보이고 있는 행태들은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 2012년 한국의 대통령 선거, 천안함 도발 이후 남북 간 군사적 대치국면 지속 등을 고려할 때 남북관계가 또 다시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하겠다.(konas)
* 이 글은 월간 '자유' 2월호헤도 게재되었습니다.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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