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국방은 튼튼한 보훈에서
한 나라는 어떻게 지켜지고, 유지돼 가는가? 모든 국민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돼 있을 때 나라는 지켜지고 유지돼 간다.
어떤 경우에 국민들은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는가? 전쟁터에서 돌아가신 분들이 최고의 예우를 받고, 그 후손들에게 영광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다. 동시에 살아 돌아오신 분들은 최고의 전쟁영웅으로 존경받는 풍토가 정착될 때다.
따라서 한 나라가 국가를 지탱해 나갈 의지가 있는가를 보려면 그 나라의 보훈의식을 보면 된다.
보훈의식은 크게 세 가지다. 보훈정책부서의 서열, 보훈예산의 규모, 그리고 참전용사에 대한 국민들의 예우 등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보훈의식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대한민국의 보훈 최고 책임자는 장관이 아닌 처장이다. 행정부 내 서열은 법제처장에 이어 26번째다. 우리 보훈처는 정부청사도 아닌 여의도 변두리에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보훈부장관이 서열 2위이고, 청사는 백악관의 가장 전망 좋은 자리에 위치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혹자는 서열이 뭐 그리 중요하고, 청사 위치가 뭐 그리 중요하다고 할지 모른다. 그렇지 않다.
그게 바로 정부와 국민들이 보훈을 보는 마음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보훈예산은 어느 정도인가? 미국 보훈부의 예산은 우리 돈으로 약 150조 원에 이른다. 국가예산의 3% 수준이고 대한민국 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 막대한 재정으로 60여 개의 지방청, 1500여 개의 의료기관, 국립묘지 등을 관할한다. 6·25전쟁을 치르고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세계유일의 분단국인 우리의 보훈예산은 전체 예산의 1.4% 수준에 머물러 있다.
참전용사를 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어떠한가?
2010년 10월 18일, 이스라엘의 길라드 샬리트 상병이 텔노프 공군기지에 내렸다. 베냐민 네타샤후 총리는 공항까지 나가서 샬리트 상병을 환영했다. 이스라엘의 모든 국민이 환호했다. 1027명의 포로와 맞바꾼 단 1명의 병사, 이스라엘 국민들은 1027명의 포로보다 샬리트 상병 한 사람의 생명을 선택한 것이다.
결론은 자명하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보훈이 바로서야 한다. 우리 보훈처는 하루빨리 장관급으로 승격되고 정부 내 서열도 높여야 한다. 보훈처장관 승격이 거론된지는 오래됐지만 결론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정부의 보훈예산도 대폭 증액돼야 한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반값등록금에 들어가는 예산의 일부만 보훈예산으로 돌려도 과자 몇 봉지 값을 참전수당으로 받아드는 현실은 개선될 것 아닌가?
끝으로 참전용사에 대한 보훈의식이 높아져야 한다. 베트남 참전을 용병으로 매도하고, 6·25 참전용사들 때문에 통일이 안됐다는 식의 궤변은 목숨 바쳐 이 나라를 지켜온 참전용사에 대한 모독일 뿐이다.
지금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이다. 국립묘지에 가서 꽃 한 송이 바치고 할 일 다했다는식의 호국보훈의 달이 돼서는 안 된다.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보훈정책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를 정책으로 실행에 옮기는 의미 있는‘호국보훈의 달’이 돼야 한다.
(http://kookbang.dema.mil.kr/
김문범 (예, 육군소장.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조직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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