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제의 생존술과 전망
본 내용은 국방일보 27(목)일자 16면 오피니언란에 게재된 글임. (편집자 주)
북한은 김정일 사망과 김정은 체제 출범 1년을 맞아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조포 겸 축포 성격을 가진 은하 3호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종합적 국력을 과시하고 김정일의 유훈을 빛나게 관철했다”며 자화자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의 나로호 발사와 대비해 기술적 격차가 드러났는가 하면,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할 수 있는 미사일 기술 확보를 세계에 보여준 일대 사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김정은이 크게 고무됐을 것이다. 뚜렷한 업적이 생겼으니 말이다.
실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성공은 여러 의미가 있다. 먼저 북한 김정은 체제의 생존술이 과거 김정일 시대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국과 국제사회에 대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능력이라고 하는 ‘확실한 위협’을 확인시키면서 새로운 협상과 압력도구를 또 하나 확보한 셈이다.
북한은 내친김에 제3차 핵실험에 나설 것이다. 그래야만 국제사회와의 협상에서 어떤 강경책도 통할 것으로 보이는 핵보유국 지위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 북한정권 생존에 필요한 외부 원조를 안정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방편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입장인데 북한은 핵무기 관련 협상대상에서 비핵국인 한국을 배제하려 할 것이다. 그리되면 한국은 국제사회보다 한 차원 낮은 단계의 대북 협상대상으로 전락하게 될 뿐만 아니라 국제협상의 결과에 따라 대북지원의 큰 짐만 지게 되는 상황으로 내몰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반면 북한은 핵실험 성공과 동시에 위협의 상시화를 통해 한국을 경제지원국으로 만듦으로써 1990년대 중반 이후 지탱점 이하로 추락하기 시작한 경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새판을 짜고자 획책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이 대북 지원에 미온적이거나 상호주의 원칙을 강조하며 강경한 대북정책을 펼칠 경우 대남 군사위협의 강도를 한층 높여 갈 것이다. 우리 사회에 대북지원과 관련한 소위 남남갈등을 부추겨 사회적 혼란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대남혁명을 위한 토양의 부양도 꾀하고자 할 것이다.
이것은 북한이 한국의 경제지원 최소화에 따른 수입 감소를 내부의 수탈로 해결해 오던 상황에서 벗어남으로써 인민들의 반발과 재정적 어려움을 동시에 해결하는 길이기도 하다. 즉, 개혁과 개방은 최소화하면서 자신이 가진 약점은 감추고 정권의 입지는 강화시킬 수 있다.
북한은 위협이 없는 것이 곧 위협인 체제, 즉 위협이 없으면 아무것도 취할 게 없는 정권답게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통해 위협을 창출하고 그로부터 생존역량을 확보하는 ‘위협의 생존술’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북한의 도발에 무뎌진 틈에 북한은 한층 더 강한 위협으로 우리 곁에 다가온 것이다. 2013년은 그 어느 해보다 대북경계에 철저를 기해야 하는 한 해가 될 듯하다.(Konas)
배일권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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