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자 병역이행 수기⑳〕나의 선택! 대한민국
본 내용은 2012년 병무청(청장 김일생)이 실시한 ‘외국 영주권자 병역 이행’에 대한 군 생활 수기 내용임.(편집자 주)
“나라가 크더라도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하고 천하가 태평하더라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를 맞는다”는 말이 있다.
지금도 호시탐탐 무력 도발행위를 그치지 않고 있는 북한, 그리고 자국 이익에 관계되어 전방위적으로 국방력을 증강하고 있는 주변 열강들을 볼 때에 국방을 등한시하는 것은 국가의 존망과 직결된 문제이다.
특히 과거의 병자호란과 일제강점기에 야욕이 넘치는 적국들에 의해 우리 땅, 우리 주권, 우리 생명 그리고 자존심이 짓밟혀 씻을 수 없는 아픔과 상처를 경험하였다. 그래서 나는 군대라는 조직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하는 매우 중요한 존재이며 군에 입대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필히 준수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리 국방이 중요하다고 해도 개인으로서 군 입대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비록 군복무기간이 축소되고 군 생활 여건도 과거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지만 꿈과 패기가 넘치는 20대 청춘들이 2년에 가까운 세월을 사회에서 벗어나 군대에서 보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비롯한 많은 국외 영주권자들은 군 입대를 결심했다. 그래서 난 이글을 통해 내가 국외영주권자로서 군 입대에 대해 느낀 점을 전하고자 한다.
멕시코에서 15년이나 되는 시간을 보내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영국 국제학교를 다닌 내가 한국에서 군 입대를 한 동기는 단순하다. 한국인인 나 자신이 떳떳하고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적응하며 살아남기 위해선 국방의무를 마쳐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록 외국에서 오래 살았지만 나 스스로 한국인이라 의식하게 된 것은 내가 멕시코에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생활했기 때문이다. 한국 가정에서 살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대화하고 매 끼니를 밥으로 먹으며 어려서부터 한국어로 된 책 읽는 것을 좋아했으며 역사 쪽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어서 한글에도 익숙했다.
그러나 막상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니면서 철저하게 한국인 이라 믿었던 나의 정체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비록 외국에서 오래 살고 외국인들과 자주 어울렸다고 내가 외국인이 된 것은 아니었지만 대한민국에 살면서 새로 접한 문화에 대한 이질감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멕시코에 살면서 느끼지 못했던 한국의 생각과 습관들을 접하게 되면서 내 국적과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내가 생각했던 한국에서의 생활과 현실에 미묘한 격차가 생기면서 그 격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차라리 화끈하게 군 입대하고 한국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국 난 국외영주권자로 군 입대를 선택했고 3월 12일부로 나의 군 생활이 시작되었다.
3월에 처음 훈련소에 입소해서 일병 계급을 막 단 지금까지 나는 군 생활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으며, 현재의 군 생활에 만족한다. 우선 군 생활을 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확고하게 자리 잡았으며, 앞서 언급했듯이 재외국민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면서 느낀 한국 문화에 대한 이질감을 완전히 떨쳐낼 수 있었다.
또한 개인주의적인 내가 외국에서는 해보지 못한 단체생활을 하면서 얻은 수많은 유익한 경험들 그리고 추억들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경험하게 될 것에 대한 기대감도 생겼다.
특히 땀방울 흘리며 힘든 훈련을 함께한 전우애는 생소하면서도 짜릿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집을 벗어나 가족들과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누려왔던 생활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그동안 철없이 살아온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장차 군 생활 경험이 내가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도 몇몇 사람들은 국외영주권자로서 군대 온 것을 후회하지않냐고 묻는다. 하지만 난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군 입대한 것에 대해 후회해본 적이 없다. 네가 군 생활하면서 느끼고 경험들은 내 인생에 피와 살이 될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Konas)
일병 신대용 (육군종합군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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