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영주권자 병역이행 수기⑰〕안 가면 후회했을 그 곳

Written by. 백민재   입력 : 2013-01-16 오전 9:40:03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본 내용은 2012년 병무청(청장 김일생)이 실시한 ‘외국 영주권자 병역 이행’에 대한 군 생활 수기 내용임.(편집자 주) 

 "국외영주권을 보유한 젊은이 32명이 자진 입대해 군의 귀감이 되고 있다. 육군훈련소에는 최근 미국과 캐나다, 일본을 비롯해 아프리카의 짐바브웨까지 전 세계 14개국에서 온 대한건아들이 입소해 신병교육훈련을 받고 있다. 2004년 4월부터 현재까지 육군 훈련소를 거쳐 배출된 국외영주권 보유 자진입대자는 4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위와 같이 최근 신문기사에 따르면 국외 영주권을 소지하고 있어 굳이 입대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군대에 입대하는 지원자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어떤 병사들은 북한의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도발사건을 계기로 군 입대를 결심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한국 사람이라면 당연히 국방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입대를 한다고 한다.

 반면, 캐나다 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나는 부끄럽게도 그렇지 못했었다. 군 입대전 여러 가 지 일로 부모님께 실망만 안기고, 나 자신을 변화시키겠다는 핑계를 대며 도망치듯 간 곳이 군대였다.

 나에게 군대란 그저 21개월 동안 바깥세상에서 나를 잊어주기를 바라는 도망처일 뿐이었는 데, 이곳에서 평소에 내가 느낄 수 없었던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줄 것이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1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나 나에 대한 가족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되어서 알 수 없었던 가족의 소중함을 군대에 와서 뒤늦게 알게 되었다. 중학교 때 사춘기에 접어들면서부터 같이 있는 것조차 불편하고 어색했던 아빠와의 관계는 내 전투복 상의 왼쪽 주머니에 항상 들어있는 가족사진 한 장과 아빠의 편지 한 장이 다시 어렸을 적 아빠와 주말마다 캐치볼과 축구를 한 뒤 목욕탕에서 서로의 등을 밀어주던 시절의 관계로 돌아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훈련소에 있을 때 받았던 이 편지는 길다고 말할 수는 없는 짧은 편지였지만, 아빠한테 처음으로 받은 편지였으며, 편지 마지막 부분의 ‘보고 싶고 사랑한다.’는 문장을 보며 아빠에 대한 죄송함과 감사함에 눈물을 흘리며 아빠의 소중함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 기회가 되었다.

 가족의 소중함과 같이 내가 오직 군대에서만 느껴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소중한 감정들 중 하나는 전우애일 것이다.

 전우란 전장에서 승리를 위해 생활과 전투를 함께하는 동료를 일컫는 단어로서, 군대에 입대하는 순간부터, 수많은 전우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군 생활 중에 가장 힘이 되고 믿고 따를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전우란 것을 알게 된다.

 한 가지 예로 ‘천리행군에서 혼자가면 먼 길도 함께 가는 가까움을 알게 된다.’ 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힘든 훈련이라 할지라도 전우와 함께라면 그 어떤 시련도 극복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와 전우들과의 전우애는 군대 안에서 뿐 아니라 밖에서도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캐나다에서 지내 와서 한국에 친구가 많이 없지만, 이제는 전우라는 보이지 않는 끈 하나로 묶여있는 동료들이 주위에 있어 너무나도 행복하다. 전우의 소중함 또한 과연 군대가 아닌 다른 곳에서 느껴볼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병영체험은 평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값진 경험이다. 군에서 배운 대로 살아가면 험난한 인생길도 아름다운 산책길로 변한다. 예일대, 하버드대보다 위대한 성공을 만들어 주는 곳은 군대다.’

 위의 글귀는 이상헌 작가의 ‘군대에서 배우는 성공법 50’이라는 수기의 첫 번째 문장이다. 병역 의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군 입대를 기다리는 대한민국의 젊은이라면 이해를 하지도, 그리고 이해를 하려고도 하지 않을 문장일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군대에 입대해, 군 생활을 하 게 된다면 위의 문장을 이해할뿐더러 어디에서든 경험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으로 나의 글을 읽고 단 몇 사람에게라도 글을 통해 전하는 나의 진심이 잘 전달되어서 그들에게도 대한민국 군대는 가면 후회하는 곳이 아닌 안가면 후회했을 군대가 되었으면 너무나 행복할 것 같다.(Konas)

상병 백민재 (1항공여단)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