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영주권자 병역이행 수기㉖〕나의 군대이야기

Written by. 주영화   입력 : 2013-01-19 오후 10:16:44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본 내용은 2012년 병무청(청장 김일생)이 실시한 ‘외국 영주권자 병역 이행’에 대한 군 생활 수기 내용임.(편집자 주) 

 한국 남자라면 군대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나도 어려서부터 주위에 계신 많은 사람들로부터 군대이기를 듣고 자랐다. 그리고 약 2년 정도 전부터 군 입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16년이란 긴 시간 동안 외국에서 생활을 했고, 일본 영주권자이기 때문에 군대를 피해 갈수 있었던 나에게는 한국에서의 군 입대는 정말 많이 부담이 되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꼭 내가 군 입대하기를 원하셨고 나 또한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된 한국인으로 인정받으며 살고 싶었기 때문에 군 입대를 피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오랜 해외생활을 마치고 올해 1월에 한국으로 귀국해 군 입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한국 나이로 26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군 입대를 하게 되어서 주위에 계신 분들이 겁을 주기 시작했다.

 “군대에 가면 너보다 어린애들이 자기 팔 베고 누워 자라고 한다”. “그 나이에 군대 가면 고생 좀 하겠다”. “훈련받으면 엄마 생각나서 밤에 잘 때 눈물 펑펑 흘릴걸” 이런 말들은 나를 더욱 불안 초조하게 했다. 나는 국외영주권자 입대 신청을 하여서 영주권자 프로그램에 맞춰 입대 하게 되었다.

 드디어 3월 12일 불안한 마음과 기대되는 마음을 안고 논산 훈련소를 향했다. 약 2000명가량 되는 입대자들 중 영주권자들만 따로 모아 우리는 한 소대가 되었다. 그렇게 한 달 동 안의 고된 훈련이 시작되었다.

 경계, 영점 기록사격, 수류탄, 각개전투, 30Km행군까지 평생 잊을 수 없는 훈련이었다. 훈련도 힘들었지만 막사에서 교장까지의 거리가 멀어 훈련 기간 동안 걸었던 거리는 지금까지 내가 살면서 걸었던 거리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다. 특히 마지막 훈련이었던 30Km행군 때는 정말이지 내 등에 있던 그 큰 군장을 던져버리고 주저앉아 포기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그 긴 거리를 걸었는지 그땐 정말 제 정신이 아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행군을 끝까지 마치고 난 뒤에 는 내가 너무 모든 일에 쉽게 포기 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전에 없던 뭔지 모를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또 하나 훈련 기간 동안 잊을 수 없는 시간은 정신교육 시간이었다. 외국에 있으면서 한국에 대한 소식을 들으면 마음속에 애국심이나 내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곤 했다. 정신교육시간 동안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리고 내 조상들의 피 땀 어린 노력을 보고 들으며 또 다시 나의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을 크게 느낄 수 있었고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또한 국민으로서 어떤 마음과 정신을 갖고 살아야 하는지 정확히 배울 수 있었다.

 처음 입대 했을 때 받은 거칠고, 딱딱하고 내 발을 아프게 만한 군화가 내 발에 맞혀졌는지 내 발이 군화에 맞혀졌는지 모르겠지만 군화와 내 발이 한 쌍이 됐을 때 쯤 모든 훈련이 끝나고 20개월 동안 있게 될 자대로 가게 되었다. 처음 자대에 와서 아무것도 몰라 어리버리한 지금 막 전입한 신병들과 같았을 내 모 습을 생각하면 웃음만 나온다.

 모든 질문에 관등성명을 또박또박 말하며 대답하던 것은 어색하기만 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입대한지 6개월이 지나 지금은 막 일병이 된 일병 일 호봉이다.

 얼마 전 제초작업을 하였다. 항상 작업을 할 때는 선임들하고만 일을 하다가 그때는 처음으로 전입 온지 얼마 되지 않은 후임들과 작업을 하게 되었다. 처음 선임들하고 작업을 할 때는 선임들 말을 잘 듣고 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말들이 잔소리로만 들렸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내 방식대로 내버려 뒀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그날 후임들과 제초 작업을 하면서 ‘그래서 선임들이 내게 혼을 냈구나’하는 생각이 들며 조금 선임들의 마음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나는 그래도 제초 작업을 조금 해봤다고 후임들의 일하는 것이 답답하고, 선임인 내말을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내가 정말 이기주의고 주관적인시각으로 다른 사람을 보고 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다시 한 번 내가 했던 행동들을 돌아보게 되었고 섣불리 내 주장 대로 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지금도 내 군 생활은 진행 중이며 많은 것을 배웠고 아직 배울 것이 많다. 군대는 내 육체뿐만 아니라 내 마음, 정신까지 훈련시켜 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15개월이라는 남은 군 생활동안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알 수 없지만 내게 주어진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다.

 내 인생에 보람되고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강한 친구 대한민국 육군 파이팅!(Knas)

일병 주영화 (국군 체육 부대 근무지원대)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