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인 58회 현충일을 기대하며!
조국에 몸바친 분들의 충정을 거울삼아, 살아 있는 우리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살신성인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대화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미국은 매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이 ‘현충일(Memorial Day)’이다. 이 기념일은 남북전쟁 종전 3년 후인 1868년, 북군 전몰자들의 무덤에 꽃을 장식하는 의식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장식의 날(Decoration Day)’이라고도 불린다. 이날 오전에는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 요인들과 일반 시민이 워싱턴의 알링턴 국립묘지에 모여 추념식을 거행하고, 미국 각지에서도 성조기와 꽃의 물결이 이어진다. 오후에는 여러 도시에서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6·25전쟁 정전 60주년을 맞는 올해, 미국 정부와 의회는 현충일을 국민총화를 이끌어내는 계기로 활용했다.
6·25전쟁 중 포로가 된 채 영웅적 행위를 하다가 순직한 종군신부 에밀 카펀(Emil J. Kapaun1916~1951)에게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추서했고, 북한군과 첫 전투를 벌인 미 24보병사단 장병들의 위업을 기리기 위한 기념물을 알링턴 국립묘지에 설치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라디오 연설에서, 이틀 후에는 추도사를 통해 6·25전쟁 전몰장병을 비롯한 호국 영령을 추모하고 국민 화합을 촉구했다.
미국이 남북전쟁 종전 3년 후에 현충일을 선포했듯이, 우리도 6·25전쟁 휴전 3년 후에 현충일을 제정했다.
인간의 자유와 기본권을 말살하려는 공산집단의 폭력에 대항하다가 목숨을 바친 분들의 넋과 충절을 기리기 위해 정부는 1951년부터 추도식을 치르다가 1956년부터는 매년 6월 6일, 현충일 추모행사를 전국적으로 거행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의 행사에 동영상 상영, 롤콜 행사, 헌시 낭송 등의 프로그램을 더해 국민에게 감동을 주려는 정부의 노력과 언론사의 협조가 돋보인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행사 때마다 예전에 녹음된 ‘현충일 노래’(조지훈 작사, 임원식 작곡) 합창에 맞춰 참석자들이 제창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하도 오래전에 녹음된 탓에 따라 부르기도 어렵거니와 추모의 정도 제대로 가질 수 없다. 이 합창과 제창을 개선하는 방안은 없을까?
과거에도 이런 의문을 가졌던 분이 있었던 것 같다. 바로 1961년 5월 16일 새벽 5시, 혁명공약을 최초로 읽었던 박종세 아나운서다. 그는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 현충일 행사 기록영화에 ‘현충일 노래’ 합창을 배경으로 그 가사를 너무도 감동적으로 읽는 능력을 선보였다. 1분 남짓한 이 역사적인 동영상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올해 현충일은 예사롭지 않은 남북한 관계와 일본이 급격히 우경화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이럴 때 정부와 언론이 극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조국에 몸바친 분들의 충정을 거울삼아, 살아 있는 우리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살신성인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대화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konas) 출처:국방일보
이현표(전 주미한국대사관 문화홍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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