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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어지러운 까닭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3-07-14 오전 7: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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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역사에도 잘난 대통령이 있었던 반면에 못난 대통령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조폐국은 조지 워싱턴 대통령을 비롯하여 부시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통령의 기념주화를 만들어 (제한 된 분량이지만)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특별한 기념주화가 나오지 않는 분들은 아마도 그런 주화나 지폐가 이미 유통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그렇게 했으면 하는 바람을 나는 오늘도 가지고 있습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으로부터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그리고 이명박까지 열 사람 대통령의 기념주화가 발행돼야 마땅하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그게 안 됩니다. <백년전쟁>인가 하는 제목의 악의에 가득 찬 작품을 만들어 이승만을 애국자가 아니라 파렴치한 인간으로 모든 일당이 있습니다. ‘귀태’(鬼胎)라는 어려운 문자를 써가며 박정희는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이 태어났던 것이라고 낯 뜨거운 수작을 지껄이는 한심한 정치인도 있습니다. ‘햇볕정책’이 대한민국을 오늘 이 꼴로 만들었으니 죽어도 용서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노무현이 ‘자살’로 속죄가 되겠느냐고 항변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왜 김영삼은 김대중 손을 들어주었는가. 그것이 ‘3당 통합’의 죄책감 때문이라면 ‘3당 통합’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야당의 만행입니다. 전두환‧노태우는 아직도 ‘추징금’ 문제를 안고 신문이나 TV 화면에 오르내리는 작금의 실정입니다. 이명박은, 그의 밑에서 오랫동안 국정 원장이었던 원세훈이 비리에 연루되었다하여 구속되어 재판을 받게 된 이 마당에 곧 <회고록>이 출판될 것이라고 하니 눈과 귀를 의심하게 됩니다. 그 <회고록>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겠다는 겁니까. ‘자기변명’ 아니면 ‘자화자찬’이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이 그려진 기념주화라도 발행‧통용되면 새로운 화해의 길이 열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18대 대통령의 선정에 큰 기대를 걸고 오늘도 살아갑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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