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사랑 나라사랑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3-10-09 오전 12:27:39
한글날은 본디 공휴일이었는데 여러 해 국경일의 자격을 박탈당하고 억울한 세월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10월에 공휴일, 국경일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 당국자의 변명이었습니다. 한글이 얼마나 소중한 문자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어리석은 결정이었습니다.
중국인과 일본인은 한자에 시달린 나머지 그 간소화에 엄청난 노력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간자와 일본의 약자가 서로 같지 않기 때문에 한자의 위신은 많이 땅에 떨어졌습니다. 사실상 중국은 ‘문자의 나라’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한글에는 민족의 일이 스며 있습니다. 아직도 영어가 판을 치는 오늘, 영어의 발음을 받아 적는 경우에도 한글이 으뜸입니다. 일본어나 중국의 표기법으로 영어의 발음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지만 한글로는 가능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영어 발음을 표기함에 있어 한글이 당황하는 사례가 한 두가지 있습니다. 우선 영어의 ‘F’를 예로 들어 봅시다. 그 ‘F’가 한글로 ‘ㅍ’이 된다는 것은 참기 어려운 일입니다. ‘FAN’이 팬(PAN)이 되고 ‘FATHER’가 파더(PATHER)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세종대왕이 오늘 살아계시다면 그것 밖에 못 되는 우리를 책망하실 것이 분명합니다.
한글을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문자로 만드는 책임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명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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