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내 무력통일’ 호언, 빈말 아닐 수 있다
국제정세 판단 능력이 떨어진 김정은을 북한 군부가 승리할 수 있다고 부추긴다면 오판할 가능성... 북한이 오판할 수 있는 소지를 원천적 제거해야
본 내용은 국방일보 10.28일자 16면 오피니언‘난에 게재되었음(편집자 주)
김정은이 ‘3년 내에 무력으로 통일하겠다’고 내부적으로 호언장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국민은 이러한 발언을 접하고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는데 과거와는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김정은의 발언을 그저 허풍쟁이가 하는 빈말로만 여길 것인지는 한 번쯤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6·25전쟁에서 패배했음에도 전 한반도의 공산화 통일이라는 목표를 버리지 않고 평화적·비평화적 방안을 줄기차게 추구해 오고 있다. 평화적 방안은 남한에 용공정권을 수립해 연정을 통해 공산화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고, 비평화적 방안은 무력사용을 지칭하는데 이를 위해 대남 우위의 군사력을 유지하고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등 통일여건을 구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은 경제난에 처하게 되자 재래식 전력 증강을 통한 대남 우위의 군사력 유지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국제통제에도 불구하고 핵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해 왔다.
그 결과 현재 최소한 1톤 규모의 핵탄두를 개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SCUD-B가 1톤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므로 군산-영덕 이북지역은 이미 북한의 핵무기 사정권 내에 들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북한이 가공할 위력의 핵무기와 엄청난 양의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현재도 우리보다 우위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에 대비한 우리의 전략은 어떻게든지 전쟁을 억제하고, 만약 억제에 실패해 북한이 도발할 경우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억제가 최선이고 전승은 차선이다. 우리는 현재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유사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인 한미 연합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시기에 북한으로 하여금 전쟁 도발의 빌미를 주려하고 있다. 바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다.
김정은이 3년 내 무력 통일하겠다고 하는 것은 2015년 12월에 전작권 전환이 계획돼 있기 때문임을 충분히 짐작하게 한다.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미 연합체제는 아무래도 이전보다는 느슨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북한은 우리 군 주도의 전쟁수행 능력을 과소평가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도발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북한이 도발하게 되면 우리의 억제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이는 우리의 크나큰 전략적 실패를 의미한다.
또 전작권 전환 이후 한미 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현재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급변할 수 있다. 전작권이 전환돼 주한미군의 역할이 변경되면 방위비분담금 등과 관련해 한·미 당국이 충돌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종·친북 세력들이 중심이 돼 주한미군 철수를 격렬하게 선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미 동맹체제에 균열이 생기고 동북아에서 미국의 입지가 위축된다면 북한은 도발 여건이 한층 성숙된 것으로 판단할 것이다. 여기에 국제정세 판단 능력이 떨어진 김정은을 북한 군부가 승리할 수 있다고 부추긴다면 오판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억제력 확보와 더불어 북한이 오판할 수 있는 소지를 원천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 재검토를 요청한 박근혜정부의 용단은 시의적절하며, 미국도 우리 정부의 뜻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konas)
권양주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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