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3주년 그날의 포성을 생각하며
서해 5도와 NLL이 무너지면 적은 수도권 서측을 얼마든지 쉽게 공격할 수 있다. 북한이 유독 서북도서와 주변 해역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도
본 내용은 국방일보 11.22일자 18면 '오피니언' 난에 게재되었음(편집자 주)
북한은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평화롭던 연평도에 170여 발의 무차별 해안포 공격을 자행했다. 북한의 기습도발에 연평도를 지키고 있던 해병 용사들은 모든 악조건을 무릅쓰고 즉각 대응사격에 나섰다.
적의 기습사격으로 여기저기 불기둥이 솟아오르고 포탄이 난무하는 가운데에서도 해병 용사들은 포7중대장 김정수 대위의 지휘하에 K-9 자주포를 잡아당겼다.
북한의 기습 포격으로 민가들은 초토화됐다.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이 전사했으며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많은 부상자가 생겼다. 북한은 왜 백주대낮에 연평도를 선택해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을까?
북한은 김정일 3대 세습체제를 공고히 하고 김정은 대장의 업적을 쌓기 위해 ‘선군정치’의 승리를 과시하려 한 것이다. 전략적으로는 NLL을 무력화하기 위함이다.
북한은 연평도가 백령도와는 달리 적 해안포로부터 가깝기 때문에 공격이 용이하고 연평도엔 K-9 자주포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서해 5도의 전력은 연평도 피격 이후 획기적으로 증강됐다. 각종 감시 장비와 미사일 등 최신무기들로 무장됐다. 일사불란한 지휘체제를 위해 서해 도서방위사령부도 창설됐다.우리 군도 전투형 군대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실전과 같은 훈련을 해왔다. 적이 도발하면 수십 배의 응징을 하겠다는 전투의지도 하늘을 찌른다.
그러나 서해 5도는 여전히 외롭다. 지리적으로 서해 5도는 북쪽에 가깝고 아군의 지원력으로부터 멀기 때문이다. 우리가 전력 증강을 아무리 해도 적의 지상 병력은 여전히 막강하며, 사곶 해군기지와 전투비행단도 지척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해 5도 근해에 떠 있는 해군전투함정과 공군력은 적 도발 시 즉각 지원돼야 한다.
대한민국 군대는 싸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군의 존재 목적은 적이 도발하지 못하도록 강한 억지력을 유지하는 데 있다. 그것이 손자병법에 나오는 ‘싸우지 않고 적을 이기는’ 방법이다. 그러면 강한 억지력은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강한 억지력은 막강한 전력과 적이 도발하면 몇십 배 응징하겠다는 전투의지가 함께 있어야 한다.
북의 연평도 포격 후 저들이 감히 제2의 도발을 못하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억지력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서해 5도는 아군에게 NLL을 지키는 불침전함(不沈戰艦)의 역할을 하며 북에는 목에 걸린 가시와 같다.
서해 5도와 NLL이 무너지면 적은 수도권 서측을 얼마든지 쉽게 공격할 수 있다. 북한이 유독 서북도서와 주변 해역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북한은 이제까지의 도발 행태로 보아 한 번 써먹은 메뉴는 잘 써먹지 않는다. 저들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다시 도발할 것이다. 우리는 북한이 상상치 못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수 있음을 잊지 말고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연평도 포격이 발생한 지도 어언 3년이 지났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해병 용사들은 눈보라 치고 칼바람 부는 북서풍을 맞으며 최전방 서해 5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무적해병, 파이팅!’을 크게 외쳐 본다.
윤 연(前 해군작전사령관ㆍ칼럼니스트)admiralyuny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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