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이중적 대남행태와 우리의 자세
본 내용은 국방일보 10일자 18면 ‘오피니언’란에 게재된 내용임.(편집자 주)
북한의 김정은이 지난 1일 신년사를 발표했다. 자신의 고모부이자 북한정권의 2인자인 장성택을 처형한 이후, 앞으로 김정은 정권이 어떤 행보를 보일까 궁금하던 차에 나온 신년사였기에 더욱 주목의 대상이 됐다.
김정은은 2014년 신년사를 통해 유일지도체제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사상교양을 실시하겠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장성택 처형은 김정은 유일지도체제 확립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김정은 정권은 선대와 동일하게 김씨 집안의 권위에 도전하는 인물이나 세력을 허용치 않는 수령체제임이 입증됐다. 장성택 처형으로 당분간 김정은 정권이 안정돼 보이나 장성택을 대신할 인물과 세력의 재편이 시작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권력 갈등이 발생해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이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북한의 정치변화는 올해 남북관계와 한반도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북한이 신년사에서 남북 간 관계개선 분위기 마련과 상호 비방 중단을 언급하면서 우리의 호응을 촉구했지만, 이는 장성택 처형으로 형성된 김정은의 부정적 이미지를 바꿔보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했다고 해서 대남도발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북한의 대남선전기구인 ‘반제민족민주전선’은 신년사설을 통해 우리 정부를 음해하고, 한국사회 내 남남갈등을 조장하는 각종 선동표현들을 사용했다. 이는 북한의 이중적 행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2013년 신년사에서도 대남유화적 표현들을 사용했지만 오히려 3차 핵실험과 개성공단 파행 등을 자행하면서 한반도 상황을 위태롭게 만들었던 점을 생각하면 2014년 북한의 행태는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하다.
앞으로 북한은 장성택 처형 이후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고, 체제내부 결속을 위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4차 핵실험, 대남무력 도발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
특히 신년사에서 “국방공업부문에서 경량화·무인화·지능화·정밀화된 우리 식의 현대적 무장장비들을 더 많이 만들어 국방력을 튼튼히 다져 나가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대남 기습공격형 무기를 계속 개발하고 배치할 것을 천명했다는 것은 북한의 의도를 잘 보여준다.
이미 작년 말, 김정은은 “전쟁은 미리 광고를 내지 않는다”고 우리를 위협한 바 있다. 북한이 진정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질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겉으로 드러난 북한의 표현만으로는 북한을 신뢰할 수 없다. 그동안 북한은 위장 평화공세를 취하면서 실제로 한국을 침략하고, 도발하고, 테러하는 각종 만행을 저질러 왔다.
우리는 이런 북한정권의 본질을 면밀히 파악하고 혹시 있을지 모를 북한의 도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지금은 무엇보다 우리의 안보태세를 굳건히 해야 할 때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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