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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누가 ‘좌’이고 누가 ‘우’인가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4-01-26 오전 9: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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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처럼 질서가 없고 뒤죽박죽인 민주공화국은 없습니다. 일전에 ‘애국’(愛國)하는 인사들의 모임에 가서 한 마디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임의 벽두에 사회자가 “박근혜 우파 정권이 생겨서 그나마 다행 아닙니까”라고 하는데 그 말을 듣고 걱정이 앞섰습니다.

 박 정권이 우파라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도 우파입니까? 그렇다면 김대중‧노무현만은 좌파인가요?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은 무슨 파입니까? “나는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고 중도실용주의자입니다”라고 취임 초기에 선언한 바 있으니 그는 중도파라고 해야 옳은가요?

 내가 알기에는 서구의 의회민주주의가 양분법으로 정리한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가 대한민국의 실정을 감안할 때 오히려 혼란과 무질서의 원인이 될 것이 뻔한데 어찌하여 안일한 생각으로 그런 분류를 해놓고 이 날까지 이 고생을 자초하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이 나라의 야당들은, 통합진보당을 포함하여 ‘좌파 진보세력’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을 겁니다. 평등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떳떳한 정치집단으로 자부하고 있을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대한민국은 좌와 우,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을 운운할 자격이 없습니다.

 내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떤 입장을 고집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그리고 ‘자유’가 선행하지 않고는 ‘평등’이 오래갈 수 없는데 오늘의 이 잘못된 틀을 깨지 않고는 자유민주주의가 한반도에서 승리하는 일이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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