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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사태와 남북관계 전망

Written by. 남성욱   입력 : 2014-02-05 오전 8: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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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권력의 사실상의 2인자였던 장성택의 처형은 한반도에 불안과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1개의 죄목으로 체포한 지 나흘 만에 판결과 동시에 총살형을 집행한 김정은 체제는 잔인함 그 자체다.

 21세기 문명시대에 3대 세습으로 권좌를 유지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후원자였던 고모부를 각종 죄목을 붙여 살해한 것은 경악스럽다. 특히 이를 중계방송 하듯이 보도하는 것은 김정은이 권력의 균형추를 교묘하게 조작하며 통치를 했던 선대 김일성, 김정일과 달리 그가 매우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라는 분석도 가능해진다.

 권력투쟁과정에서 이전투구를 했던 세력들에게 어느 한편의 손을 들어주는 행태는 그가 노련하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북한은 과거 왕조시대에도 자행하기 어려운 비인간적이고 비인도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비정상 체제다. 북한 체제는 장성택 제거 이후 더욱 경직되고 비합리적인 통치행위를 지속할 것이다.

 최룡해 총정치국장 및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 장성택 제거에 앞장섰던 군과 공안기관장들이 권력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어느 시점에는 장성택과 같은 운명이 될 수 있다. 불합리한 권력은 평양의 민심을 악화시킬 것이며 간부와 주민들은 면종복배의 자세로 모두가 바짝 엎드려 있을 것이다. 합리적인 정책 마련이나 체제 발전보다는 김정은의 불안한 심기를 살피는데 주력할 것이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1월 7일자에서 김정은이 일반 수산사업소를 방문한 사진과 기사를 내보냈다. 김정은은 “왜 일반 수산사업소의 실적이 군(軍) 수산사업소보다 실적이 부진하냐?”고 질책하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군 사업소는 선박 및 연료 보급 등 각종 무소불위의 특권으로 사업을 하기 때문에 여건이 어려운 일반 사업소보다 나을 수 밖에 없다. 아첨분자와 맹종분자들만이 권력의 문고리를 잡고 흔들 것이다. 주민들은 외형적으로는 선전선동부의 지시에 따라 장성택을 비난하는데 열중하지만 속마음은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찰 것이다.

 이에 따라 김정은 체제는 내부의 불안을 외부로 전환하는 책임전가 전술을 구사할 것이다. 전통적으로 내정이 어려울 때마다 밖에 적을 만들어 난국을 회피해 나가는 전술은 평양의 전매특허다. 외부의 적은 남한과 미국 등이 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직접적인 도발을 감행하기에는 너무 멀리 있다. 특히 지난 가을부터 중국과 공조하에 핵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6자회담 재개를 겨냥하고 있어 대미 도발은 수사적 차원에서도 용이하지 않다. 결국 도발은 남한을 조준할 수 밖에 없다. 대남 도발은 시도 자체가 어렵지 않고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김정은이 장성택 처형 후 공개 활동을 재개하면서 북한의 체제가 향후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밝힌 남측 언론의 보도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향후 그들의 행태를 짐작케 한다. 향후 북한의 대남도발은 세 가지 방향으로 전개 될 것이다.

 첫째. 서해상의 NLL 무단 침범 및 우리 함정에 대해 접근하여 위험한 군사적 충돌을 야기할 것이다. 장성택 제거 드라마에 감독 역할을 한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등 군부 강경파들은 김정은에게 남측을 혼내주자고 과잉 충성과 왜곡보고로 그들의 생존을 이어 갈 것이다.

 젊고 경솔한 지도자 김정은 역시 이런 보고에 자신감을 갖고 국지적인 대남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전면전보다는 서해상의 국지적인 군사적 충돌로 긴장을 높이고 평양의 불안한 민심을 대남 규탄 분위기로 전환할 것이다.

 둘째. 휴전선에서도 기습적인 총격전을 전개할 것이다. 그들은 남측이 먼저 사격을 했고 자신들은 이에 대응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긴장을 조성할 것이다. 국지적인 충돌은 동부전선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이버 테러나 심리전을 전개할 것이다. 공공장소에서 익명성을 요구하는 테러나 유언비어 유포 등을 통해 역설적으로 남한 내 민심을 혼란시키는 통일전선전술을 구사 할 것이다.

 한편으로 북한은 난국타개 차원에서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역설적인 통일전선전술을 들고 나오고 있다. 도발과 대화라는 이중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1일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역설했다.

 김정은은 남북 간 비방 중단과 관계 개선 분위기 마련을 언급하면서 남측의 호응을 촉구했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이란 표현은 지난해 신년사에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34회나 언급했다. 북한이 지난해 말 “전쟁은 광고를 내지 않는다”며 대남협박 통지문을 국가안보실에 보낸 것과는 큰 차이가 나는 유화적 자세이다.

 지난해 고모부 장성택 처형으로 북한 내부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해가 바뀌자마자 김정은이 돌연 평화공세를 전개함으로써 북한의 진정한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북한은 지난해 대규모 숙청으로 인한 평양 권부의 혼란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을 비롯한 안정적 대외관계의 유지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장성택의 처형 이후 북-미 및 북-중관계 악화에 따른 국제적 고립을 남북관계 개선으로 탈피하려는 전략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 해결 역시 남북관계 개선과 맞물려 있다. 결론적으로 집권 2년차를 맞이한 박근혜 정부와 국면전환을 희망하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이 된다.

 김정은이 언급한 남북관계 개선이 이루어지려면 북한의 진정성 있는 행동과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북한은 매년 신년사와 각종 주장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했지만 수사에 그치기 일쑤였다. 지난해만 해도 신년사에서 남북 대결 상태 해소를 언급했지만 곧이어 2월에 3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4월에는 개성공단을 폐쇄함으로써 남부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악화되었다.

 남북관계 개선의 일차적인 전제는 북한의 도발적 행동과 협박적인 언동의 중지다. 또한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발전과 남한의 전면적인 대북 지원이 가능하려면 북한이 비핵화 의지와 행동을 보여야 한다. 금년도에 북한은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전격적으로 제의 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지켜보면서 남북 관계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실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북한이 내부의 불안을 외부로 돌리고, 군부의 충성 경쟁으로 도발을 해올 가능성에 대비하면서도 북한의 개혁·개방을 지원하는 차원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최근 동북아 정세가 격랑 속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중요한 과제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정 2대 과제로 통일시대 기반 마련을 위한 집권 2년차 대북정책의 기조를 발표했다. 또한 대북정책 기조를 발표하자마자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정식으로 제의했다. 또한 이산가족 상봉 등의 문제가 잘 풀리면 그 다음 단계로 ‘DMZ 세계평화공원’ 건설이나, ‘유라시아 철도’ 연결 문제로 제시했다. 그리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강화, 동질성 회복 등을 강조하면서 유럽, 남한의 NGO와 함께 북한의 농업, 축산업을 지원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통일은 대박’ 이라고 언급했다. 박대통령은 통일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우리경제가 대도약할 기회라고 언급하면서 ‘통일 한국이 되면 자신의 전 재산을 통일 한국에 전부 투자하겠다’는 ‘로저스홀딩스’의 짐 로저스 회장의 말을 인용했다. 분단이 70년에 달하는 등 장기화됨에 따라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무관심이 확산되는데 대한 반론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카드를 북한에 던졌다. 공은 평양에 가 있다. 이산가족 사업은 금년도 첫 번째이자 구체적인 교류 사업이 될 것이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대북정책이 실행되는 단계적인 로드맵의 시작이다.

 지난 9월 명단 교환까지 완료했으나 금강산 관광과의 연계문제로 마지막에 취소된 상봉 사업은 이산가족들에게 큰 실망감을 주었다. 매년 고령화 되는 이산가족들의 상봉에 북한은 인도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북한이 요구하는 금강산 관광과 연계하여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한다면 금년 상반기 남북관계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금강산 관광은 진상규명, 유감표명 및 재발방지라는 3대 선결 조건에 북한이 최소한의 성의라도 보여야 재개될 수 있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관광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새해에는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냉철하되 유연하고도 전략적인 접근을 기대한다.(Konas)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본 내용은 월간 자유 2월호에 게재된 글임.(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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