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군 제2지대 표지석’ 제막식, 韓中 ‘항일공조’의 상징
중국 정부 주관 행사로 거행...당시 광복군 제2지대에서 복무했던 김유길 광복회 부회장 등 참석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광복군 제2지대 표지석’ 제막식이 29일 중국 정부 주관 행사로 거행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6월 29일 시안에서 자오정융(趙正永) 산시성 당서기 등을 만나 광복군 유적지 표지석 설치 사업을 요청한 지 정확히 11개월 만이다.
1942년 임시정부 산하 광복군 제2지대가 주둔했던 시안시 창안(長安)구 두취진(杜曲鎭)에서 오전 10시(현지시간) 열린 제막식에는, 왕리샤(王莉霞) 산시성 부성장 등 중국정부 관계자 외에 박승춘 보훈처장, 윤경빈 전 광복회장, 김유길 광복회 부회장, 김영관 광복군 동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사업이 양국 정부의 직간접적인 협조 아래 추진돼온 점을 고려해 중국 정부가 우리 측 인사들을 대거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유길 부회장은 당시 광복군 제2지대에서 복무했다.
완성된 광복군 표지석은 높이 1.8m, 폭 1.1m로, 빨간색 기둥 4개가 받치고 있는 5.1m 높이의 정자 안에 세워졌다. 공원부지 등을 포함한 전체 기념시설은 3무(畝·1무는 약 200평) 규모다.
표지석 전면에는 '한국광복군 제2지대 주둔지 옛터 1942년-1945년'이라는 금색 문구가 중국어로 새겨졌다.
뒷면에는 "한중 국민이 함께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과 압박에 맞서 싸웠던 역사를 기념하고, 항일 승리에 기여한 바를 기리기 위해 특별히 이곳에 기념비를 세웠다"는 문구 등 광복군의 항일투쟁 활약상 등이 한국어, 중국어로 병기됐다.
이날 광복군 표지석 제막식은 양국이 일본의 ‘과거사 역주행’ 행보에 대해 다시 한 번 긴밀한 공조를 과시하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측 인사들의 축사 내용 역시 ‘항일공조’에 초점이 맞춰졌다.
장보원(張寶文) 산시성 외사판공실 주임은 이날 축사에서 “양국은 일본 군국주의 침략에 맞서 거대한 희생을 치렀고, 결국 세계 반파시스트전쟁(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를 거뒀다”며 "표지석을 세워 이를 기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표지석은 양국의 신뢰 발전"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박승춘 보훈처장도 축사에서 "표지석 설치로 광복군 위업을 영원히 기억하고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박 대통령의 요청에 중국이 기념공원까지 조성해 화답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박 처장은 올해 중국이 안중근 기념관을 개관한 점을 언급하면서 "양국이 독립운동 공조를 위한 신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앞으로 건립된 광복군 표지석을 꾸준히 관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부 역시 독립, 항일관련 기념행사를 이곳에서 치르는 식으로 관리사업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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